누군가를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연기를 잘해서, 예쁘거나 잘생겨서, 혹은 캐릭터가 매력적이라서, 때로는 마음이 예뻐서. 그러나 좋아하는 수준을 넘어 ‘앓이’의 경지에 이르렀을 때는, 그런 눈에 보이는 것들로 규정할 수 없는 이유가 존재한다. 뭐라 설명하긴 애매하지만 안 보면 미치겠고 보고 있어도 또 보고 싶은, 그런 거 말이다. 그래서 가 오늘도 홀로 방구석에서 끙끙 앓고 있는 전국의 수많은 ‘앓이’ 환자들을 위한 상담 코너 ‘Dr. 앓’을 준비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SBS 의 ‘서변’과 MBC 의 ‘구본’을 거쳐 현재 KBS 의 승유까지, 매 작품에서 아련한 눈빛을 맡고 있는 배우 박시후다.
6회에서 승유(박시후)가 세령(문채원)을 와락 안아주던 엔딩 있잖아요. 주말 내내 그 장면만 무한 반복해서 보고 있어요. 세령이한테 완전 감정 이입해서는 승유가 눈에서 레이저 쏘면서 달려올 때 저도 모르게 어깨가 움찔, 다리에 힘이 촤-악 풀려요. 이미 회사 컴퓨터 바탕 화면까지 승유 사진으로 도배했어요. 저 어떡하면 좋죠? (서울 불광동에서 이 모양)
‘승유앓이’를 시작하셨군요. 언제부터였나요? 세령이를 뒤에서 안고 함께 낙마할 때부터? 아니면 볼따구에 여인의 입술자국을 묻히고 막내아들 티를 폴폴 풍기면서 빼-꼼 고개를 내민 순간부터? 아니, 어떻게 조선시대에 이렇게 뽀얗고 예쁜 도련님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박시후는 이미 SBS 에서 화살로 등불 켜주는 시후로 ‘사극 비주얼’을 만천하에 알린 바 있었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보죠. 왜 다들 박시후, 박시후 하다가 나중에는 우리 박슈, 우리 박슈, 하는 걸까요? 일단 키다리 아저씨처럼 늘 한 걸음 뒤에서 사랑하는 여자를 챙겨주는 자상함이 있죠. 동시에 자기 상처는 애써 숨기는 모습으로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모성본능을 자극하잖아요. 오죽하면 지금 제약업계 핫이슈가 ‘박시후, 대체 어떤 성분의 아련아련 열매를 복용하는가’ 이겠어요? 가령, 턱을 약간 치켜 올리고 고개를 한 쪽으로 기울이며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와서 나 좀 안아줘요’ 하는 표정같은 거죠. 에서는 신분을 속인 세령을 원망하면서 다시는 안 만나겠다고 모질게 굴지만, 자신이 갇힌 감옥에 찾아온 세령에게 “대체 얼마나 더 사내 속을 태워야…”라고 말했을 때 제 심…ㅈ 아니, 일반 여성들의 심박수가 올라가는 것 같더라고요.
이건 제 얘기는 아니고 제 환자분들 사례인데요, 사실 ‘승유앓이’는 답도 약도 없는 불치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저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 밖에 없어요. 더 달달하고 더 아련한 장면들을 보면서 의 기억을 희미하게 만드는 거죠. 다만, 자칫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힘들 수도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는 점 미리 말씀드립니다. 라이트한 처방으로는 SBS , 이미 내성이 생길대로 생긴 분에게는 ‘전설 아니고 레전드’ 를 추천합니다. , 저도 압니다. “뭐, 뭐, 뭡니까!!”라는 어색한 대사, 그보다 더 어색한 수염 때문에 고도의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사무실 의자에 앉아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윤희(배두나)의 허리를 껴안고 “너무 착한 사람이라서… 더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는 명장면이 치료에 굉장히 효과적입니다. 위급한 환자 분들을 위해 팁을 드리자면, 12회 58분 30초부터 보시길 바랍니다. 본격적으로 ‘서변앓이’ 환자를 양산했던 에서는 키스와 엘리베이터, 이 두 가지에만 신경을 쓰시면 됩니다. 혜리(김소연)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후 고개 숙인 박시후의 오른쪽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먼저 보시고, 그 다음에는 이름만 들어도 볼이 발그레해지고 반경 5m 내 부모님의 존재 여부를 살피게 되는 ‘이거 키스’를 시청하시면 되겠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볼이 홀쭉해집니다. 그러고 보니 에서도 머지않아 키스신이 등장하겠군요. 김 간호사, 24시간 진료 시스템 풀가동합시다!
글. 이가온 thirteen@
6회에서 승유(박시후)가 세령(문채원)을 와락 안아주던 엔딩 있잖아요. 주말 내내 그 장면만 무한 반복해서 보고 있어요. 세령이한테 완전 감정 이입해서는 승유가 눈에서 레이저 쏘면서 달려올 때 저도 모르게 어깨가 움찔, 다리에 힘이 촤-악 풀려요. 이미 회사 컴퓨터 바탕 화면까지 승유 사진으로 도배했어요. 저 어떡하면 좋죠? (서울 불광동에서 이 모양)
‘승유앓이’를 시작하셨군요. 언제부터였나요? 세령이를 뒤에서 안고 함께 낙마할 때부터? 아니면 볼따구에 여인의 입술자국을 묻히고 막내아들 티를 폴폴 풍기면서 빼-꼼 고개를 내민 순간부터? 아니, 어떻게 조선시대에 이렇게 뽀얗고 예쁜 도련님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박시후는 이미 SBS 에서 화살로 등불 켜주는 시후로 ‘사극 비주얼’을 만천하에 알린 바 있었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보죠. 왜 다들 박시후, 박시후 하다가 나중에는 우리 박슈, 우리 박슈, 하는 걸까요? 일단 키다리 아저씨처럼 늘 한 걸음 뒤에서 사랑하는 여자를 챙겨주는 자상함이 있죠. 동시에 자기 상처는 애써 숨기는 모습으로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모성본능을 자극하잖아요. 오죽하면 지금 제약업계 핫이슈가 ‘박시후, 대체 어떤 성분의 아련아련 열매를 복용하는가’ 이겠어요? 가령, 턱을 약간 치켜 올리고 고개를 한 쪽으로 기울이며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와서 나 좀 안아줘요’ 하는 표정같은 거죠. 에서는 신분을 속인 세령을 원망하면서 다시는 안 만나겠다고 모질게 굴지만, 자신이 갇힌 감옥에 찾아온 세령에게 “대체 얼마나 더 사내 속을 태워야…”라고 말했을 때 제 심…ㅈ 아니, 일반 여성들의 심박수가 올라가는 것 같더라고요.
이건 제 얘기는 아니고 제 환자분들 사례인데요, 사실 ‘승유앓이’는 답도 약도 없는 불치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저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 밖에 없어요. 더 달달하고 더 아련한 장면들을 보면서 의 기억을 희미하게 만드는 거죠. 다만, 자칫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힘들 수도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는 점 미리 말씀드립니다. 라이트한 처방으로는 SBS , 이미 내성이 생길대로 생긴 분에게는 ‘전설 아니고 레전드’ 를 추천합니다. , 저도 압니다. “뭐, 뭐, 뭡니까!!”라는 어색한 대사, 그보다 더 어색한 수염 때문에 고도의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사무실 의자에 앉아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윤희(배두나)의 허리를 껴안고 “너무 착한 사람이라서… 더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는 명장면이 치료에 굉장히 효과적입니다. 위급한 환자 분들을 위해 팁을 드리자면, 12회 58분 30초부터 보시길 바랍니다. 본격적으로 ‘서변앓이’ 환자를 양산했던 에서는 키스와 엘리베이터, 이 두 가지에만 신경을 쓰시면 됩니다. 혜리(김소연)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후 고개 숙인 박시후의 오른쪽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먼저 보시고, 그 다음에는 이름만 들어도 볼이 발그레해지고 반경 5m 내 부모님의 존재 여부를 살피게 되는 ‘이거 키스’를 시청하시면 되겠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볼이 홀쭉해집니다. 그러고 보니 에서도 머지않아 키스신이 등장하겠군요. 김 간호사, 24시간 진료 시스템 풀가동합시다!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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