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KBS2 오후 11시 5분
부침 심한 예능 프로그램의 세계에서 200회라는 결코 적지 않은 방영 횟수는 우선 축하해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쌓아온 오랜 시간은 또 프로그램의 불안 요소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지만 이 세계는 수많은 아이디어와 포맷이 피고지는 부침 심한 세계이기 때문이다. 어제 방영한 200회 특집이 인상적이었던 건 200이라는 숫자 때문도 대폭발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전현무와 김신영의 활약 때문만도 아니다. 언젠가부터 시즌 3의 상징이라 할 수 있던 목욕탕이라는 장소의 특수성도 살리지 못하고 게스트의 폭로와 루머 해명이 맥락 없이 던져지던 그래서 조금씩 쇠락의 기운이 느껴지던 이 중년의 프로그램이 회생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을 준다는 점에서 그렇다.

물론 정선희, 김신영, 김태현, 전현무 등 예능감이 출중한 게스트들의 면면만으로도 충분히 중박은 가능한 상황이었다. 전현무의 루시퍼 댄스와 7단 고음을 넘어선 8단 고음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웃겼다. 하지만 이 야망 가득한 신예의 모습을 보던 정선희와 김신영이 신인 시절 느낀 버라이어티 울렁증에 대해 고백하며 만들어진, 덕분에 MC 4명을 포함한 8명의 예능인이 “맞아 맞아”를 연발할 수 있던 공감의 장은 그저 예능감만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배부른 느낌이 어떤 건지 궁금해 하는 김신영 친구의 사연이나 MC 자리를 노리는 전현무의 욕심은 그 안에서 물 흐르듯 이야기 될 수 있었다. 심지어 아직까지 김신영 옆에서 ‘행님아’ 시절을 말하는 김태현의 토크조차 불편하지 않았던 건 쇼의 흐름이 얼마나 매끈했는지 보여준다. 물론 개성 강한 게스트 하나하나를 묶어낼 화제를 찾아내고 순간순간의 맥을 살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300회, 400회까지 가고 싶은 쇼에게 쉬운 길이란 어디 있겠나.

글. 위근우 기자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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