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토 저녁 6시 25분
이 일 년 열두 달 중 절반의 기간을 멈추어야 했던 2012년. 그러나 2012년의 마지막 은 이런 한 해를 회고하지 않았다. 지난 2주간 해오던 달력 배달을 마무리했고 같은 날 저녁, MBC 에서 대상을 받으며 “20년 만에 꿈이 이루어졌다”고 말한 박명수의 또 다른 꿈 프로젝트인 ‘어떤가요’를 시작했다. 멤버들이 직접 한 달력 배달 서비스는 아이템의 희귀성이나 멤버들의 쇼맨십을 넘어, 이들의 이야기와 요소들이 방송 밖의 세상으로 확장되는 것에 분명한 강점이 있음이 드러났고,‘어떤가요’의 주최자 박명수가 밤과 낮과 새벽을 오가며 고민한 한 달을 그에게만 고정된 앵글로 가만히 담아낸 것에선 한 멤버의 한 자락 꿈도 허투루 여기지 않고 반질반질 윤을 내보려는 의 부지런한 시선이 보였다. 한 해를 접으며 묶어낸 이 두 편은 이제 이들이 새롭지 않은 아이템과 캐릭터, 에피소드를 가지고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 ‘표현’의 영역에 새로이 안착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어떤가요’는 이 이제껏 프로그램을 이루는 요소로 삼았던 사람과 캐릭터, 장기 프로젝트와 무대화 등을 촘촘하게 모아 붙여낸 모습이었다. 한 달 동안 여섯 곡을 완성하겠다던 박명수는 생의 과업을 앞둔 사람처럼 시간과 신경을 온통 ‘어떤가요’에 쏟아 부었다. 그러나 가장 공을 들여 내어 놓은 ‘메뚜기 월드’는 이를 불러야했던 유재석으로부터 “듣고 싶지도 않다”는 혹평을 받고, 멤버들은 각자 박명수에게서 받은 곡을 서로에게 양보하겠다며 아웅다웅했다. “신인 작곡가” 박명수의 긴장과 진지함은 멤버들의 이러한 반응과 맞물리며 재미를 끌어올렸고, 박명수를 원톱으로 내세우고 유재석을 비롯한 대부분의 멤버가 철저히 주변부의 역할이 된 것은 이 에피소드를 구현해내는 방식이 또 한 번 다른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 회 방송분량의 3분의 2 정도로 압축해 보여준 ‘어떤가요’의 한 달은 이 이제껏 숱하게 그린 도전들과 비슷했다. 그러나 박명수가 그의 진심을 고스란히 카메라 앞에 내보일 수 있었던 것은 이작은 앵글이 혹은 무대가결코그의 꿈을 가벼이 다루지 않을 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마흔이 넘은 나이, 오래 묵혀둔 꿈을 펼치게 된 박명수의 ‘어떤’ 순간은 안에서 어떻게 이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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