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시크’라는 말이 있다. 패션 잡지나 패션 블로그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말인데, 정확한 뜻을 알기란 어렵다. 다만 ‘시크’에 ‘프렌치’까지 더했으니 더더욱 좋은 것에 붙이는 뜻일 거라 직감할 뿐이다. 그래도 정확한 뜻이 궁금하면 위키피디아에서 ‘프렌치 시크’보다 ‘세르쥬 갱스부르’를 쳐라. 1928년에 태어나 1991년에 세상을 떠난 프랑스 뮤지션. 또는 프랑스 대중문화의 아이콘. 하지만 굳이 그가 프랑스어로 나른하게 속삭이는 샹송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 ‘프렌치 시크’를 써먹을 때 중요한 것은 정확한 뜻이 아니라 단어의 뉘앙스이듯, 세르쥬 갱스부르를 아는데 필요한 것은 프랑스어로 알듯 모를 듯 노래하는 ‘Je T’aime. Moi Non Plus’ 같은 대표곡이 아니다.

일가 친척들 모두가 예술가이던 사람. 패션 잡지와 블로그에서 수없이 거론되는 ‘버킨백’의 주인공 제인 버킨의 남편. 그 전에는 브리짓 바르도의 연인이었고, 심지어 브리짓 바르도를 차버렸던 남자. 그리고 현재 프랑스 샹송의 아이콘 샤를로뜨 갱스부르의 아버지. ‘프렌치 시크’라는 말 이전에 세르쥬 갱스부르가 있었고, 세르쥬 갱스부르로부터 ‘프렌치’와 ‘시크’가 정확히는 뭔지 몰라도 멋진 단어가 되기 시작했다. 그러니 세르쥬 갱스부르가 직접 내레이션을 맡아 자신의 인생에 대해 말하는 을 한 번쯤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이다.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예술적인 아우라로 가득 찬 인간의 인생을 담은 아우라 가득한 영화를 보는 것도, 영화 한 편 보고 ‘프렌치 시크’를 당당하게 써먹을 수 있는 것도 흔치 않은 경험이다.

글. 강명석 기자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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