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에는 영화 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봉한지 몇 주가 지났는데도 전 세계적으로 토론의 중심이 되는 영화가 있다. 1982년 이후 리들리 스콧 감독의 첫 SF 영화 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스콧 감독의 출세작인 1979년 의 프리퀄로도 불린 에 대해 평론가들은 물론 SF팬들의 토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희생하는 엔지니어’가 조물주이며, 지구 생명체의 탄생을 의미한 것인지, 엔지니어들이 인류를 파괴하려는 것이 십자가에 못 박혀 숨을 거둔 예수 때문인지, 그렇다면 예수는 외계인이란 것인지에 대해 수많은 질문이 나오고 있다. 다음은 스콧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 데이몬 린델로프의 인터뷰를 토대로 재구성한 의 궁금증에 대한 해답이다.

태초에 가 있었다
우선 이 괴물이 등장하는 ‘헌티드하우스’에 가깝다면, 는 이 콘셉트에서 뻗어나가 새로운 신화를 찾아 나섰다. 스콧 감독은 이 프랜차이즈 (5편의 속편과 만화책 시리즈, 디즈니월드 놀이공원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외면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찾은 이유를 “그 많은 속편 중에 1편에서 등장한 ‘스페이스 자키 (Space Jockey)’에 대해 관심을 가진 영화가 없었다”며, 초반, 가슴에 큰 구멍이 난 채 조종석에 앉아있던 스페이스 자키에 대해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 것이 의아했다고 한다. “ 촬영 중 델라스 역을 맡은 톰 스커릿이 스페이스 자키가 누구이고, 어디서 왔고, 우주선에 실려있는 물건들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하다”고 말했을 때 빨리 답변하지 못해서 오랫동안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원래 제목은 가 아니다
그러던 중 4년 전 폭스사에 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서 스콧은 밀턴의 장편서사시 에서 영감을 얻어 제목을 로 정했다. 하지만 관객들에게 너무 큰 힌트를 주는 것 같아 로 바꾸게 됐다. “프로메테우스는 남들이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일을 저지른 후 극심한 처벌을 받게 되지 않나. 이 작품에 그의 이름이 더 잘 어울린다.”. 그는 현대 과학을 통해 다른 행성에서의 생명체를 연구하기도 하지만, 과거 마야와 잉카 문명을 본다면 오래전 우리보다 월등한 생명체의 도움이 없이는 현재와 같은 인류의 발전은 불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예수와 엔지니어의 관계
예수의 희생에 대한 ‘신’ (또는 신과 같은 존재, 엔지니어)의 노여움을 표시하려 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스콧 감독은 “시나리오 초반에는 예수에 대한 이야기를 더 직접적으로 넣었다”며, “(추락한 우주선이 수 천 년 전 것이라는 것을 볼 때) 이는 전쟁과 다른 나쁜 행동들을 저지르던 로마제국을 뜻하며, 이들에게 준 마지막 기회가 예수 였으나, 그를 십자가에 못 박아 숨지게 했지 않나”고 말했다. 극중 초반에 등장하는 엔지니어의 희생에 대해서는 스콧 감독은 “배경이 된 행성이 반드시 지구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다른 행성이 될 수도 있다. 이곳에서 그의 역할은 우주의 한 정원사가 자신의 분열을 통해 새 생명을 심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렇다고 신 같은 이 존재들 (엔지니어)이 반드시 좋지만은 않으며 (절대신이 아니라고), 이들이 살고 있는 ‘파라다이스’ 역시 우리가 상상하는 낙원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스콧 감독은 엔지니어를 신이 아닌 ‘검은 천사’ (Black Angels)로 본다고. “에서도 가장 ‘재미’를 보는 캐릭터는 신이 아니라 검은 천사들 아닌가.”

는 의 프리퀄이 아니다?
가 의 프리퀄이냐는 질문에 스콧 감독은 에서 등장하는 LV223라는 행성과, 의 배경인 LV426는 같은 태양계의 이웃이기는 하지만 다른 행성이라며, “이 작품이 성공해 후속편이 제작된다고 해도 적어도 2편 이상을 제작한 후에야 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은 의 배경이 된 2090년대에서 30년 후를 배경으로 한다. 때문에 에서 등장하는 에이리언은 의 제노모프와는 큰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주인공 엘리자베스 쇼(누미 라파스)가 지구가 아닌 엔지니어들의 고향으로 향하는 오픈 엔딩을 결정했다. 스콧 감독은 “첫 편부터 ‘신’ (또는 신과 같은 존재)을 만나고 싶지는 않았다”며, “앞으로 엘리자베스가 어디로 향하고, 그 곳에서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을 겪는지 풀어가고 싶었다”고 밝혔다.

데이빗은 엔지니어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
각본의 후반 작업을 담당한 데이몬 린델로프 (, )는 웨이랜드 그룹의 로보트인 데이빗 (마이클 패스벤더)이 극중에서 보인 의심스러운 행동들에 대해 “데이빗은 인간보다 더 잘 보고, 듣고, 생각하며, 강하다. 그리고 그는 누가 자신을 창조했는지 알고 있으며, 조물주 (피터 웨이랜드)에게 큰 감명을 받지 못했다”며, “자신을 무시하는 할러웨이 (로갠 마샬-그린)의 음료수에 바이러스를 넣은 것 역시, 우주선에서 발견된 물체에 대해 좀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조물주를 만나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할러웨이의 뜻에 논리적으로 접근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데이빗이 우주선에서 발견된 살아있는 엔지니어에게 대체 무슨 말을 했길래 진노하게 만들었을까. 데이빗의 외계언어 대사는 본래 영어로 시나리오에 씌어졌으나, 스콧 감독의 뜻으로 영화에는 자막처리를 하지 않았다고. 린델로프는 “아마 DVD 커멘터리에 자세한 설명이 들어갈 것”이라고 힌트를 주었다. 미디어 보도에 따르면, DVD에는 20-30분 가량의 삭제된 부분이 수록될 예정이다.

(위 기사의 인터뷰 내용은 뉴욕 타임스, 미디어닷컴, 팬당고닷컴,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BBC 라디오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글. 뉴욕=양지현 (뉴욕 통신원)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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