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KBS 일 5시 10분
“추억은 재산이 되고, 우정은 힘이 된다.” 클로징 멘트가 알려주듯이 추억과 우정은 ‘1박 2일’ 마지막 여행의 테마이자 전부였다. 지난주에 멤버들을 위해 특별한 몰래 카메라를 준비한 것으로 마지막에 어울리는 이벤트를 마친 ‘1박 2일’은 이후 “끝까지 우리 스타일”로 마무리를 했다. ‘1박 2일’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던 여행지의 풍경이 드러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복불복과 게임, 야외취침의 밤은 변함없이 이어졌다. 지난주 방송분에서 이미 서로에게 “이젠 안녕”을 불러주었고, 떠나는 멤버인 이승기와 은지원이 마지막을 눈물로 장식하지 않으려 최선을 다한 덕에 5년을 이어온 프로그램의 마무리는 생각보다 담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담담한 이별이라고 슬프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시즌 2가 이어진다고 해도, ‘은초딩’과 ‘허당 승기’가 없고, 무엇보다 나영석 PD가 진두지휘하는 ‘1박 2일’은 이제 없다.

‘1박 2일’만큼 많은 부침을 겪고도 끝내 살아남은 프로그램도 없다. KBS가 후속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이 아닌 시즌 2를 선택한 것 역시 여러 가지 이유로 멤버가 교체되고, 간판이나 마찬가지인 강호동마저 빠진 뒤에도 건재했던 프로그램 자체의 힘을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1박 2일’의 많은 부분이 이들이 쌓아온 시간 그 자체에 빚지고 있는 것이기에 시즌 2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멤버들의 캐릭터나 멤버들 사이, 그리고 제작진까지 이어지는 호흡은 단기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형식이 같다고 해서 같은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것은 SBS의 ‘패밀리가 떴다’가 증명한 바 있다. 은지원은 ‘1박 2일’에서 하차하는 심정을 졸업에 비유했다. 어쩌면 모두가 알고 있는 ‘1박 2일’이 끝났다는 것은, 예능 역시 어느 한 시절을 졸업했다는 의미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1박 2일’의 시즌 2가 지나간 시절의 돌림노래가 될지, 새로운 시절의 시작이 될지는 지나봐야 알 것이다. 하지만 어제로 마무리 된 ‘1박 2일’의 마지막이 명예졸업이었다는 사실 하나만은 확실하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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