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 tvN, 투니버스오후 7시
웹툰 의 첫 회는 편의점을 방문한 손님 응대에 관한 에피소드였다. 그러나 애니메이션 에서 처음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편의점 직원이 아니라 동네로 이사 온 어린이였다.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어린이는 위기에 휩쓸리고, 사건이 조금씩 해결될수록 ‘와라 편의점’ 직원들의 실체가 하나씩 드러나며 이야기는 마을에서 편의점으로 장소를 좁혀간다. 첫 번째 에피소드만으로도 은 이 시리즈가 단순히 원작의 인기에 기댄 안일한 프로젝트가 아님을 확신케 한다. 캐릭터들의 원형을 가능한 보존하면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더한 작화는 안정적이었고, 포털 사이트에서 선행된 애니메이션 작업의 긍정적 피드백 덕분인지 구성은 한층 밀도 있고 스피디해졌다. 게다가 원작에서 자유로워진 시나리오는 하나의 상황을 다루는 웹툰에서 나아가 한 편의 사건을 다룬다. 원소스의 멀티 유즈가 아니라 또 다른 무엇이 창출된 것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아직 에피소드가 다량 누적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애니메이션이 편의점이라는 공간의 특성을 제법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지 인물들이 과장되는 것만큼 제품들이 의인화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인피니트의 멤버 L을 활용한 등장인물 ‘엘’은 편의점에 밀려 경영이 힘들어 지는 구멍가게 주인을 상기 시켰고, 취객들을 상대하는 민준은 돈 버는 일의 고달픔을 보여주었다. 필요 이상으로 어둡거나 심각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페이소스에 관해 말한다. 사람이 변신 로봇이 되고, 우유가 말을 하는 만화적 상상력이 반드시 마음의 리얼리티와 배치될 필요가 없음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애니메이션은 모처럼 국산 장수 애니메이션 시리즈에 대한 기대를 품게 한다. 생활이 존재하는 한, 의 소재가 고갈 될 일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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