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일 밤 11시
2008년 종영된 Mnet 은 당시로써 파격적인 프로그램이었다. 여성출연자들을 제모시키거나 시사퀴즈를 내서 맞추지 못하면 물에 빠뜨리는 등의 독한 데이트코스, 인터뷰를 통해 솔직하게 밝혀지는 출연자들의 속마음, 가감 없이 표현되는 욕설 등은 매회 논란을 낳을 만했다. 그리고 이런 특징들은 훗날 tvN 나 Mnet 를 비롯한 여러 가지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녹아들었다. 그만큼 이 다른 프로그램들에 끼친 영향은 컸고, 이제는 시청자들 또한 적나라함의 수위가 웬만큼 높지 않으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게 됐다. 4년 만에 돌아온 이 태생적으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은 에서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퇴보하는 결과를 낳았다. 여성 도전자의 민낯을 공개하기 위해 데이트 코스로 피부 관리실을 선택하는 것이나, 킹카나 퀸카의 친구들 앞에서 도전자들을 시험해보는 것 또한 수도 없이 시도됐던 형식들이다. 이 때문에 데이트 과정 자체에 대한 궁금증과 흥미가 떨어지다 보니, 주인공과 도전자들의 관계에서 오는 긴장감이 다소 줄어들었다. 가장 큰 문제점은 MC인 최효종과 이인혜의 역할이다. 도전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주인공에 대한 뒷담화를 나누곤 했던 조정린과는 달리, 두 사람의 역할은 단지 상황을 설명하거나 사소한 질문을 던지는 일에 한정된다. 이 연애 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아니라 멀리서 방관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결국 은 아찔하지도, 그렇다고 친절하지도 않은 어정쩡한 모양새가 돼 버렸다. 무조건 독해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적어도 제목에 걸맞게 ‘더 아찔’ 할 수 있는 방법은 고민했어야 했다. 지금 이대로 돌아왔다는 건, 이 높여놓은 자극의 역치를 너무나 과소평가한 게 아닐까.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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