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월-금 MBC 저녁 8시 15분
은 일일 드라마다. 일일 드라마가 우도를 배경으로 시작하는 건 이상하지 않다. 그 장면에 이어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유학생의 생활이 나오는 것도 그리 이상하진 않다. 그 샌프란시스코에 요즘 SBS 에서 미친 듯한 포스를 뿜어내는 정보석이 도착해 회사 임원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기업 회장 유대곤으로 출연하는 것도 아주 이상하지는 않다. 유대곤의 딸 유애리(정주연)와 연인이 될 것 같은 이형철(이재윤)의 부모가 손창민(이태섭 역)과 최명길(서윤희 역)이라는 건 일일 드라마치곤 캐스팅에 신경 많이 썼다고 생각하자. 하지만 손창민의 동생이 정찬(이태준 역)이고, 그의 아내는 심혜진(홍나림 역)이며, 심혜진이 김원준(에릭 역)과 묘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건 정말 이상하다. 심지어 정찬이 현재 기업 스캔들을 내사 중인 미래의 검찰총장 후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 이 드라마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캐스팅과 다루는 내용만으로 보면 은 일일 드라마이기 보다는 송승헌 같은 젊은 스타만 빠진 MBC 같은 작품에 가깝다. 캐스팅은 화려하고, 공간적 스케일도 크며, 정재계에 뮤지컬과 영화 이야기까지 다뤄질 것처럼 보인다. 의 첫 회는 일일 드라마이되 일일 드라마처럼 가지 않겠다는 감독의 야심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일일 드라마 특유의 세트 촬영도, 전작 처럼 첫 회부터 등장인물들의 온갖 갈등구조를 보여주는 단도직입적인 스토리도 없다. 대신 서울-샌프란시스코-우도를 오가면서 모든 등장인물을 소개하는데 할애한다. 우도에서 작가의 꿈을 키우는 신은혜(최은서)는 어떻게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이형철(이재윤)과 만나게 될까. 은 그 복잡다단한 과정에 있을 모든 이야기를 보여주겠다는 것처럼 보인다. 과연 일일 드라마에서 이게 가능한 일일까. 끝까지 지치지 말고 잘 달려 보길 바란다.

글. 강명석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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