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KBS2 밤 9시 55분
딸 위매리(문근영)가 인디밴드 보컬 강무결(장근석)과 술과 돈으로 엮여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치는 동안, 아빠 위대한(박준규)은 친구의 아들 정인(김재욱)과 매리를 결혼시키기로 결심한다. 원수연 작가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은 별 볼 일 없는 인생을 살던 매리가 갑작스럽게 100일 간의 이중결혼 생활을 겪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낸다. 결국 이 드라마는 어떻게 결혼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결혼생활을 이어나가느냐, 그 과정에서 어떻게 사랑의 감정이 생기느냐에 초점을 두고 있다. 아무런 감정 없이 얼떨결에 하게 된 결혼이지만, 그 짧은 100일이라는 시간동안 두 남자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 매리의 최후는 어떻게 될까. 오늘 첫 회에서 매리와 무결은 각각 교통사고 가해자와 피해자로 마주치게 되는데, 마치 그들의 미래를 예고하듯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결코 순조롭지 않아 보인다.
1회 MBC 저녁 7시 45분
의 후속작 은 KBS 의 스토리와 막장 드라마의 수많은 공식들을 “시트콤적으로” 풀어보겠다고 공언했다. 지금껏 화제가 된 드라마를 한 장면 정도 패러디한 시트콤은 있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드라마적인 요소들을 시트콤에 대입해보겠다고 도전장을 내민 건 이 처음이 아닐까. 자극적이고 강한 설정들을 모아놓은 만큼 기대감과 위험부담을 동시에 안고 출발하지만, 한 가지 다행인 건 과거 MBC ‘무릎 팍 도사’ 출연과 트위터 활동을 통해 남다른 예능감을 내비쳤던 배우 김갑수가 그 중심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의 패러디로 시작하는 첫 회에선 엄마 미선(박미선)이 딸 금지(손가인)가 어렵게 모은 돈을 사기당한 뒤 돈 많은 홀아비 김 원장(김갑수)과 재혼을 결심하게 되는데, 팬더처럼 번지는 아이라인에 아랑곳하지 않고 엄마한테 대드는 가인과 첫 시트콤에 출연한 김갑수의 변신이 특히 볼 만하겠다.
MBC 밤 11시 15분
의 미덕 중 하나라면 평소 예능 프로그램에 잘 출연하지 않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의외의 토크를 끄집어낸다는 점이다. MC계의 대부 송해, 이상용, 이상벽을 초대한 ‘놀러와 300회 특집’과 70년대 청춘들의 아지트이자 음악 감상실을 주제로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이 출연했던 ‘세시봉 특집’이 대표적이다. 앞의 두 편이 감동적이었다면, 오늘 이적, 정재형, 루시드폴, 장윤주, 장기하로 구성된 ‘노래하는 괴짜들’ 편의 포인트는 웃음이 될 것 같다. MBC ‘달력특집’ 편과 ‘무릎 팍 도사’에 출연했던 장윤주의 예능 욕심, “결혼하니까 이별노래가 잘 써진다”는 이적의 폭로, 지난 7월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무대에서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을 즐기면서 힘들고 우울한 거 다 떨쳐버리…라는 말은 못합니다. 그렇다고 슬픔이 없어지는 건 아니잖아요?”라고 외치던 장기하의 시크함까지 모였으니, 오늘 역시 예상을 비껴가는 얘깃거리들이 속출할 것 같다. 여기에 다섯 명의 뮤지션이 꾸미는 미니콘서트는 덤이다.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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