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인생 한 방이 삶의 모토인 여자 미선(박미선)이 있다. 다단계 사기를 치며 근근이 먹고 살던 그녀는 딸 금지(손가인)가 벌어 온 150만 원을 제비의 꼬임에 홀려 날려버리고 길바닥에 나앉는다. 자신과 금지, 금지의 쌍둥이 남동생 옥엽(조권)이 기거할 그늘을 찾던 미선은 본 모습을 숨긴 채 돈 많은 홀아비와의 재혼을 결행한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 본 듯한 시놉시스, 그런데 이 돈 많은 홀아비를 연기하는 배우가 김갑수라면? ‘욕심 꾸러기 팥쥐 가족의 고군분투 생존기’라는 슬로건을 건 MBC 새 일일시트콤 (극본 박민정, 연출 강영선 황교진)은 작정하고 김갑수의 전작 KBS 를 패러디 한다.

의 인용에서도 알 수 있지만, 은 드라마에서 자주 다루던 소재들을 끌어왔다. 25일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권익준 책임 프로듀서는 “전형적인 드라마의 스토리를 차용했다. 이런 요소들이 과연 시트콤에서는 어떤 식으로 표현되는가, 시트콤적인 인물들이 드라마 적인 상황을 어떻게 풀어내는가를 그리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부인과 사별 후 잃어버린 딸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악착같이 돈을 번 보습학원 원장 김 원장(김갑수)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스토리는 크게 세 갈래로 묶인다. 김 원장의 재산을 가로채려고 하는 미선의 음모, 자신이 김 원장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 하는 승아(윤승아)를 둘러 싼 출생의 비밀, 그리고 김 원장에게 모종의 원한을 품고 있는 전 실장(전태수)과 김 집사(정호빈)가 꾸미는 복수극. 막장드라마에 가까운 이 설정을 어떻게 가지고 놀 수 있느냐에 의 웃음이 달려있을 것이다.

김갑수, 조권, 가인, 윤두준 등 화려한 출연진

진지한 정극 배우 이미지가 뚜렷했던 김갑수의 합류는 그래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드라마트루기를 비트는 안에서 김갑수가 의 구대성 역할을 스스로 패러디하는 과정은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 날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도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김갑수는 “ 출연 이후 드라마가 아닌 다른 장르에도 약간의 자신감이 생겼다. 드라마와는 달리 일상적인 이야기를 그리는 현장이라서 첫 시트콤 촬영이 편하고 즐겁다”는 소감을 밝혔다.김갑수 외에도 박미선, 손가인, 조권, 윤두준, 김영옥, 방은희, 전태수, 정호빈 등 화려한 출연진은 을 더욱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늘 해보고 싶던 간교한 악역을 맡게 되어 기쁘다”는 박미선과, “설명만 듣고도 내 역할이구나 싶었다. 개런티가 싸더라도 이 역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김영옥, “마마보이에 왕삐돌이, 음모론자인 옥엽은 내 실제 성격과 닮았다”는 조권, “무조건 에 나온 이기광보다 잘 되어야 한다”는 윤두준 등 출연진들은 앞다투어 이번 작품과 자신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학원강사 나영 역할을 맡은 김나영은 “사주카페에서 ‘찬 바람이 불면 연기를 하게 될 건데, 대박이니까 절대 놓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며 높은 시청률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나영 씨가 대박 운을 만난다고 했으니, 우리는 나영 씨 발만 붙잡고 가야지”라며 웃어 보인 김영옥의 말처럼, 은 주춤했던 MBC 일일시트콤을 다시 한 번 도약시킬 수 있을까. 은 11월 8일 저녁 7시 45분, MBC에서 첫 방송된다.

사진제공. MBC

글. 이승한 fourte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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