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MBC 오전 9시 25분
고전의 의미로 ‘클래식’을 이해한다면, 는 상당히 클래식한 시도가 엿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짧은 훅을 여러 개 엮어 만드는 ‘묵언수행’과 같은 MBC 특유의 콩트를 배치하거나 시절의 ‘알까기’를 부활시킨 것은 그에 대한 증거다. 그러나 새로운 흐름에 역행하고, 과거의 형식을 답습하는 것이 반드시 정통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패러독스에 강세였던 MBC 코미디의 명맥을 잇기에 가 보여주는 구성은 너무나 일차원적이다. 무대에서 이루어지는 스탠딩 코미디를 거부했다면, 무대의 한계를 뛰어넘는 무엇을 보여주겠다는 포부가 있어야 할 텐데 방송이 보여주는 장면들은 드라마나 다름없는 ‘몽이’를 제외하면 비공개 코미디의 필요에 대한 비전이 없었다. 게다가 노사연과 하춘화가 스스로를 패러디한 ‘무적맘’과 ‘시’는 작은 반전을 쌓아가는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코너 내내 일관된 템포로 편집되었고, 오히려 현실감을 극대화 시켜야 할 것 같은 ‘나와나와’는 자막의 개입으로 모호한 해프닝으로 전락했다. 특히 ‘뮤직다이어리’는 론리 아일랜드나 UV를 참조한 구성으로 프로그램에서 가장 최신의 트렌드를 반영하고자 했으나, 연기와 음악의 비중, 자막의 효율에 대한 판단 실패로 명절 특집 버라이어티에서나 보던 진부한 코너가 되어 버렸다. 그나마 디테일하게 캐릭터를 설정하고 이중구조를 통해 비공개 코미디의 다양한 장면전환을 활용하면서도 작은 반전들을 효율적으로 사용한 ‘요괴특공대’가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웃음의 기본기를 가장 잘 활용한 코너였다. 코너의 주축이 현역 개그맨인 유세윤, 장동민, 유상무라는 점에서 이는 당연한 결과다. 코너의 조연으로 소모되고 있는 코미디언들의 인프라야말로 MBC 코미디의 꿀단지가 되어야 한다. 섭외 보다는 회의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말이다.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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