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회 SBS 월-화 밤 9시 55분
2년은 과연 짧은 시간일까 긴 시간일까. 의 이진수(강지환)에게 2년이라는 시간은 과거를 잊고 용기를 낼 수 있을 만큼 긴 시간이었지만, 동시에 은영(박시연)을 향한 진심을 지우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기도 했다. 는 2년 동안 진수가 떠난 자리를 많이도 바꿔 놓았다.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를 외치게 하기 위해서만 등장한 줄 알았던 12회에서의 지원의 고백은 결국 은영과 지원이 결혼 직전까지 가게 만들었고, “척하면 착”하고 자신에게 맞추어주던 비서 승연(은정)도 그 자리에 없다. 결국 진수가 들고 돌아온 ‘진심’을 놓을 곳이 없게 된 셈이다. 그래서 진수는 다시 거짓말로 제 진심을 감싼다. 그 진심이 통하는 날을 유예하는 과정이 바로 의 사랑이 이루어져가는 과정이며, 이진수와 서은영이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가는 시간이다. 안타까운 것은 여전히 진수의 놀림거리가 되거나, 제 감정과는 전혀 상관없이 진수에게 이용당하기 위해서만 그 자리에 존재하는 것 같은 승연의 캐릭터다. “상황은 변하지 않아도 마음은 변한다”며 끝까지 사과를 하기 위해 달려가던 씩씩하고 건강했던 비서는 사라지고, 2년 후의 승연에겐 어떤 면에서도 어중간하고 평범한 모습만이 남았다. 지금의 승연에게서 진수와 은영 사이를 위태롭게 하거나, 승연의 편에 서게 할 정도의 매력을 찾아내는 것은 진수가 은영에게 꾸준히 출제하고 있는 문제의 답을 찾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에서 내려지는 사랑의 커피에서는 달콥쌉싸름한 맛이 나지만, 어느 날 갑자기 프로가 되어버린 승연의 성장을 담은 커피에서는 어떤 향기도 느껴지지 않는다. 남은 시간 동안 는 이 맛의 불균형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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