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가 히틀러 지지 발언을 한 덴마크 영화감독 라스 폰 트리에를 ‘퇴출’하기로 결정했다. 칸영화제 이사회는 19일(이하 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을 발표해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발언을 규탄하며 그를 영화제의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로 공표한다”며 “조치를 즉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영화제가 이 결정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트리에 감독은 앞으로 영화제 공식 행사에 참석할 수 없게 된다.

이사회는 성명에서 “칸영화제는 세계 각국의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공개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고 그들의 작품과 표현 및 창작의 자유를 보호해 왔다”며 “이사회는 19일 긴급 소집해 회의를 가졌으며,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부적절한 발언을 할 수 있는 장으로 영화제가 이용됐다는 점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발언은 영화제의 정신이라 할 수 있는 인간애와 관용의 정신에 위배되는 것으로 용납하기 힘들고 참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64회 공식 경쟁부문 진출작 로 칸영화제에 초청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18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히틀러를 이해하고 동정한다”며 “이스라엘은 귀찮은 존재”, “나는 나치다” 등의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트리에 감독은 이날 오후 곧바로 대변인을 통해 “내가 한 발언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나는 반(反)유대주의도 아니고 인종 차별주의자도 아니며 또 나치인 것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글.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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