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와 SBS 는 여자 주인공이 하게 된 거짓말에서부터 시작된다. 의 주인공 소영(장나라)은 34살의 나이를 25살로 속이고 회사에 입사하고, 의 아정(윤은혜)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뺏어간 친구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기준(강지환)과 결혼했다고 거짓말을 한다. 그러니 두 작품은 주인공의 거짓말이 얼마나 당위성이 있는가, 그리고 거짓말을 지키기 위해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가 드라마의 관건 중 하나다. 수치상으로 볼 때 현재는 의 거짓말이 좀 더 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16일에 방송된 의 전국 시청률은 10.6%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10.2%의 시청률을 기록한 를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수치상으로 큰 차이가 없지만, 의 1회 시청률이 6.1%였던 것을 감안하면 상승세인 것은 분명하다.


의 시청률 상승은 거짓말이 들통 나지 않길 바라는 소영의 처지에 시청자가 감정 이입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는 오해에서부터 벌어지는 일들로 소영의 거짓말이 들통 날 위기를 겪게 되고, 진욱(최다니엘)과 승일(류진)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한다. 뻔한 설정이기는 하지만 소영이 직장을 잃으면 세상 어디에도 의지할 수 없는 처지의 여성이라는 점과 종종 무리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로맨틱코미디의 기본적인 구도를 형성하면서 진욱과 승일 중 누가 소영의 ‘키다리 아저씨’가 될 것인지 궁금증을 일으킨다. 반면 의 아정은 기준과 결혼했다고 일방적으로 거짓말을 하며 ‘민폐 캐릭터’로까지 인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한다. 다행히 3회에서는 아정이 친구의 배신으로 힘들었던 과거를 고백하고, 왜 거짓말을 하는지가 설명되면서 캐릭터에 나름의 타당성을 얻었다. 앞으로 기준의 태도 변화도 예고되어 있다. 기준이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아정과의 거짓결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만들어지면서 로맨틱 코미디로서의 장점도 궤도를 찾아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드라마 초반 거짓말을 해야 하는 아정의 캐릭터에 공감대를 느끼지 못한 시청자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역시 마치 소영을 괴롭히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은 사고뭉치 소영의 동생 등 당위성 없는 캐릭터 설정이 시청자의 짜증을 일으킬 수 있다. ‘엄청나게 동안으로 보이는 여자’나 ‘거짓말에 의한 결혼’ 같은 거짓말의 크기보다는 주인공이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 자체에 시청자가 몰입할 수 있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와 는 좀 더 그럴듯한 거짓말을 해야 할 때다.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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