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가 시작하자마자 처음으로 등장해요. 그것도 무반주로 노래 부르면서요. (웃음)” SBS 수목드라마 의 촬영에 한창인 정일우는 피곤으로 묵직한 어깨와 다르게 그저 신나 죽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몸살이 걸려 인터뷰 중에도 감기약을 챙겨 먹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잘 맞는 상대배우와의 호흡에 대해, 대본을 읽을 때마다 너무 재미있다는 작품에 대해 설렘을 숨기지 않았다. 저승사자라는 말을 끔찍이 싫어하고, 스마트폰과 최신 헤드폰, 바이크로 치장한 스케줄러(정일우)는 죽을 때가 아닌데 죽은 지현(남규리)이 다시 살 수 있게 도와주는 유일한 조력자다. 물론 친절한 안내자라기보다는 인간에게 한없이 까칠한데다 “스케줄 꼬이는 걸 제일 싫어하는” 깐깐한 인수인계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현과 쉴새없이 티격태격하는 스케줄러는 MBC 의 윤호 이후 가장 본인 또래의 모습에 가깝다. 그래서일까, 스케줄러를 연기하면서 많이 편해졌다는 정일우를 의 첫 방송을 6시간 남겨두고 만났다. 아쉽게도 방송에서는 배경음악에 묻혀 들을 수 없었던 그가 직접 고르고 불렀던 노래는 “7번이나 볼 정도로 좋아한” 영화 의 삽입곡, 데미안 라이스의 ‘Blower`s daughter’다.
의 첫 방송을 몇 시간 안 남겨두고 있다. 오랜만에 시청자들과 만나는 건데 기분이 어떤가.정일우: 3일째 밤을 새고 있다. 역할을 위해서 5Kg 넘게 뺐는데 촬영하면서 더 빠진 거 같다. 1년 6개월 만에 하는 작품인데 처음 하는 것처럼 설레고, 첫방이 너무 기다려진다. 솔직히 예전 같았으면 시청률 어떻게 나올까, 사람들이 재밌게 볼까 이런 걸 걱정했는데 전혀 그런 생각이 안 든다. 정말 내 스스로 드라마가 너무 기다려진다. “어린 이미지가 아닌 남자다운 이미지를 보여드리고 싶다”
맡은 역할인 스케줄러는 저승사자 같은 인물인데 어딘지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지현과 맞붙는 경우에는 티격태격 귀여운 면도 있고. 단순하지 않은 캐릭터더라.
정일우: 이요원 누나랑 남규리 누나랑 잘 맞는다. 특히 이요원 누나는 지금까지 작품을 한 배우 중에서 제일 호흡이 잘 맞는다. 맞추고 맞춰주고 그런 게 아니라 그냥 편하다. 스케줄러는 무게 잡는 캐릭터가 아니고 릴렉스된 상태에서 연기해야 하는 거라 연기가 더 잘 나오는 거 같다. (웃음) 감독님도 많이 편해진 거 같다고 하시고. 그래서 좀 더 나아진 연기를 보여드리려고 열심히 하고 있다.
방송 전부터 스케줄러의 패션이나 키 매너 사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랜만의 복귀작에 대한 기대의 표현인 동시에 본인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데.
정일우: 예전엔 그랬다. (웃음) 하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 부담도 있지만 그걸 너무 느끼면 연기가 더 안 되더라.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먹고, 비우고, 기다리면서 하다보면 더 좋은 반응, 더 좋은 연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도 여전히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예민해 질 때가 있는데 예전에는 그런 게 나도 모르게 얼굴에 티가 나고 (웃음) 표현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그냥 연기로 푼다. 감출 줄도 알게 되고 조금씩 이겨내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다. 짧은 시간, 어린 나이에 비해 비교적 많은 일들을 겪었다. 으로 단번에 엄청난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고, 그 인기가 사그라지는 걸 지켜보기도 했다. 그런 경험들이 분명 연기할 때나 일상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을 텐데.
정일우: 당연히 그렇다. 데뷔한 지 5년이 넘었는데 작품을 한 게, 드라마가 을 포함해서 4편 밖에 없다. (웃음) 앞으로는 작품을 많이 하면서 작품 속에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작품을 하지 않을 때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쉬는 시간이 길어도 그 동안 열심히 준비해서 짠하고 보여드리면 되겠구나 했다. 그런데 이제는 나이도 스물다섯인 만큼 여러 작품을 통해서 어린 이미지가 아닌 남자다운 이미지로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앞으로 작품 많이 할 거다! (웃음)
“사람을 만나는 거에 있어서도 진지해졌다”
데뷔한 지 5년이 되었고 올해로 스물다섯이 되었다. 같은 멜로드라마를 하다보면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한창 사랑하고 싶을 나이기도 하니까. (웃음)
정일우: 그렇다. 완전 사랑하고 싶다. (웃음) 이전까진 못 느꼈는데 이제 스물다섯이 되고 이십대 중반이 되니까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사랑들이 정말 있을 법한 일들로 느껴지고 더 공감되더라. 어릴 때 느꼈던 감성이랑 지금은 달라진 거 같다. 사랑이란 감정에도 진지해지고 사람을 만나는 거에 있어서도 진지해졌다.
이 인터뷰 기사는 드라마 첫 회가 방송된 다음 날 아침에 나갈 텐데 앞으로 을 보게 될 시청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정일우: 일단 방송을 보고 꼭 리뷰를 남겨주시길 바란다. (웃음) 우리 드라마가 20부작인데 인물도 많고 얽혀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작가님이 50부작으로 써도 될 만큼 소재가 정말 풍부하다. 6회 대본이 나와서 촬영하고 있는데 스케줄러의 과거와 존재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10회 정도 되면 스케줄러의 과거가 밝혀질 테고. 아마 갈수록 더 재밌어 질 거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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