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MBC 오후 9시 55분
2부 초반 코믹하게 쉬어가는 코너로 마련된 “캐릭터 대상”을 시상하러 나온 김나영과 MC 김용만은 “이 코너 자체가 무리”였다고 말했다. 사실은 MBC 자체가 무리였다. 은 남자신인상, 여자신인상, 남자우수상, 여자우수상, 남자최우수상까지 4명씩 후보를 선정, 그 중 2명에게 공동 수상을 안겼고, 여자 최우수상과 대상에 후보로 이름을 올린 공효진, 김남주, 신은경, 한효주의 4명 중 공효진과 신은경에게 최우수상을, 김남주와 한효주에게 대상을 수여했다. 후보에만 오르면 일단 반타작 꼴로 수상에 성공하는 이상한 공동 수상의 행진은 그나마 남아 있던 상의 권위를 깎아 내렸고, 수상자들이 느껴야 할 자부심에도 먹칠을 했다. 물론 올 한 해 MBC는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할 만한 수작이 드물었다. 그러나 그것이 후보에만 오르면 반타작 꼴로 상을 가져가는 상식 밖의 공동 수상에 대한 변명이 될 순 없다. 또한 지나치게 많은 상의 갯수는 선정기준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다. PD들이 선정한 작품상 부문 과 시청자가 뽑은 올해의 드라마 중 어느 쪽에 더 권위를 둬야 하는가? 작품상을 수상한 두 편의 작품의 극본은 정말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와 보다 못 한가? 우수상-최우수상-대상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연기자 상들과, ‘황금연기상’으로 따로 마련된 연속극, 조연, 중견배우 부문상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최대한 더 많은 사람에게 트로피를 안겨주는 것만이 목적인 듯한 은 연기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마저 잃은 짬짜미에 불과했다. 동전 던지기보다 승률이 높은 시상식을 ‘상’이라고 부를 수는 없지 않은가.

글. 이승한 fou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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