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천국의 눈물

1967년의 베트남. 전쟁 중에 피어난 사랑은 을 넘어 에 당도했다. 2000년 조성모의 ‘아시나요’ 뮤직비디오에서 파생된 이 작품은 베트남에 파병된 한국군 준(김준수, 정상윤, 전동석)과 상류클럽 여가수 린(윤공주, 이해리)의 애틋한 사랑에 그레이슨 대령(브래드 리틀)과 준이 린을 사이에 둔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2009년 9월, 설앤컴퍼니의 설도윤 대표는 “목표는 브로드웨이를 가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제작할 수 없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1년 후 진짜 “온 브로드웨이에서 쇼를 했던” 크리에이티브팀이 꾸려졌다. 에는 의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을, 올해 64회 토니어워즈에서 4개 부문을 수상한 의 가브리엘 베리가 연출을, 데이비드 갈로가 무대 디자인을 맡는다. 이미 1년 전 뉴욕에서는 1, 2차 대본 리딩 워크숍이 진행됐고, 영어버전의 OST 녹음이 완료되었다. 우리나라의 아이디어와 프로듀서가 참여한 작품이지만, 2011년 2월 1일부터 3월 1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진행되는 한국공연은 해외 라이선스 작품과 마찬가지로 영어대본과 가사를 번역하여 이루어진다. 작품의 성패나 제작방식에 대한 판단은 공연이 시작되고 난 이후에 내릴 수 있을 것이지만, 아래의 인터뷰가 을 향한 궁금증을 해결해줄 것이다.
베트남전쟁을 배경으로 베트남 여인과 파병군인의 사랑을 그린다는 점에서 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을 듯 하다.
설도윤 대표: 사실 배경이 같다는 점에서 유사점을 찾는다면, 프랑스혁명을 다룬 이나 파리의 오페라 하우스를 그린 도 마찬가지다. 그 부분 때문에 프랭크 와일드혼을 비롯해 해외 크리에이티브팀들에게 을 봤느냐고도 물어봤었다. 배경이 월남전이라는 사실만 비슷할 뿐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은 월남전 당시 주된 화두였던 부이도이(Bui Doi)나 아메리칸 드림과 같은 사회적 현상을 좀 더 비중 있게 다뤘고, 은 사랑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이 공항에서 아이와 헤어지는 베트남 여인의 실제사진에서 시작했다면, 우린 조성모의 ‘아시나요’ 뮤직비디오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시작점 자체가 다르다. 지난 뉴욕에서 열린 두 차례의 워크숍에서도 현지 프로듀서와 극장 관계자, 전문가들이 참여했지만 과 비슷하다는 반응은 한 차례도 없었다.

“김준수는 노개런티로 출연한다”
뮤지컬 <천국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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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진 중에서는 단연 김준수의 캐스팅이 눈에 띈다. 어떤 이유와 과정을 거쳐 캐스팅이 되었나.
설도윤 대표: 김준수 역시 다른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프라이빗 오디션을 거쳤다. 흥행적으로도 충분히 고려했지만, 에서 이미 뮤지컬배우로서 검증된 상황이었다. 이 배역에 적격이라 생각했고 나를 포함해 다수의 해외 크리에이티브팀에서도 찬성했다.
김준수: 좀 창피하지만 뮤지컬배우로 이 자리에 서게 되었다. 이후 두 번째 작품인데, 전작과는 달리 좀 더 사랑에 집중하면서 배신과 갈등의 요소들이 함께 그려질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뮤지컬에서 음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은 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클래식하면서도 팝적인 요소가 많이 녹아있어 그 점이 내가 잘 살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긴장이 많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 상황을 즐기면서 관객들과 호흡하고 싶다.

를 하긴 했지만, 가수로서 뮤지컬 무대에 선다는 것이 연기적인 부분에서 많은 부담이 될 것 같은데.
김준수: 연기 외에 노래도 마찬가지다. 를 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었다. 가요와 팝을 부르는 것과 뮤지컬 안에서 노래를 하는 건 다르다. 감정을 노래에 녹여내는 것과 발성들이 다르긴 하지만 노래라는 같은 언어를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연기에 대한 부분을 많이 걱정해주시는데, 지금 내가 얘기할 수 있는 건 노력하고 보완해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말밖에 없다. 며칠 전 의 조승우의 회당 출연료가 공개되며 논란이 있었다. 당시 의 김준수의 출연료도 공개되었었는데, 이번 에서는 회당 출연료가 어떻게 되나.
설도윤 대표: 개런티는 공연 횟수나 극장 사이즈 등 여러 사정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누구보다 더 받았다, 덜 받았다 하는 게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얘기를 하자면 김준수는 노개런티로 에 참여한다. 그가 속해있는 기획사에서 이 작품에 투자를 했고, 작품의 수익이 발생했을 때 일정 부분의 지분을 가져간다.

김준수와 함께 준 역을 맡은 정상윤과 전동석은 최근 주목받는 뮤지컬배우들이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와 준에 대한 캐릭터소개를 부탁한다.
전동석: 개인적으로 프랭크 와일드혼의 노래를 정말 좋아하는데 에 이어 그의 작품에 다시 참여할 수 있어 행복하다. 노래들이 클래식하면서도 나에게 잘 맞는다. 준은 작가의 꿈을 접고 베트남에 가게 되는데, 섬세함과 예술적 감각을 가진 인물로 표현된다.
정상윤: 에서 라울을 1년 넘게 해왔다. 장기공연을 하면서 그동안 새로운 작품과 캐릭터를 향한 갈망이 넘쳤고, 다행히 좋은 작품을 선택할 수 있었다. 준은 린의 외모와 목소리를 보고 처음 끌리지만, 밝은 겉모습과 달리 그녀의 어둡고 그늘진 모습을 치유해주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브래드 리틀의 경우엔 , 에 이어 한국에서 3번째 작품을 선보이게 되었다. 그레이슨 대령은 어떤 인물인가.
브래드 리틀: 한국인이 아니면서도 한국공연을 한 1호 배우가 아닐까 싶다. (웃음) 그레이슨 대령은 한국과 미국 연합군의 참모다. 아주 아름다운 베트남 싱어 린과 사랑에 빠지고, 그녀의 사랑을 원하지만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역이다. 의 팬텀과 비슷한 역이 아닌가 싶지만, 또 팬텀과는 완전히 다르기도 하다. 그리고 처럼 여성 팬들이 사랑할만한 열정적이고 사랑이 가득한 러브테마도 준비되어 있으니 기대해 달라. (웃음) 그레이슨 대령이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언어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설도윤 대표: 그레이슨은 영어로 대사를 할 예정이고, 그와 대화하는 배역들도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 하지만 준과 대화를 한다거나 하는 경우엔 한국어를 쓰게 된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거의 처음으로 시도되는데, 자막이 등장하기 때문에 극에 몰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겠지만 영어로 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배우들이 영어에 대한 부담감이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너무 완벽한 영어로 접근하지 말고, 한국식 영어와 베트남식 영어가 캐릭터로 접근할 때 더 낫지 않을까라고 어제 연출에게 주문했다. (웃음)

“브로드웨이에서 이기려면 그쪽 사람들이 필요하다”
뮤지컬 <천국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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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크리에이티브팀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설도윤 대표: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의 경우 지금까지 그가 해왔던 작품들에 비해 훨씬 대중적이고 팝적으로 나왔다. 미국에서 어필할 수 있는 음악적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 또한 데이비드 갈로는 브로드웨이에서 토니상을 받은 무대 디자이너인데, 영상 부분이 많이 도입될 것이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는 다른 패턴이 될 것 같다. 신별로 완벽한 디자인은 나왔지만 실제 제작과정에서 변화될 수도 있다. 너무 예술적일까 봐 염려되는 부분이 있다.

한국 작품인데 특별히 외국스태프를 고집한 이유가 궁금하다.
설도윤 대표: 물론 한국의 스태프들로 구성하면 좋았을 거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분명히 분발해야 할 부분이 있다. 실력을 갖춘 스태프들이 많이 있지만, 브로드웨이를 경험한 사람이 없다. 거기서 이기려면 그쪽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온 브로드웨이에서 쇼를 했던 이들로 구성했다. 국내에서 초연 되지만 앞으로 아시아투어와 월드투어를 기획중이라고 했는데, 해외로 나가는 경우엔 어떤 식으로 공연될 예정인가.
설도윤 대표: 아시아투어인 경우엔 한국어로 진행할 예정이지만, 유럽과 미국으로 진출할 경우엔 그 나라의 배우들을 캐스팅해 100% 현지화 할 예정이다.

월드투어의 일정은 나왔나.
설도윤 대표: 현재 모든 일정은 기획중이다. 2009년에 제작된 의 경우엔 이미 발표된 작품을 리바이벌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좀 더 쉽게 해외공연에 접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은 초연인 만큼 내년 2월 국립극장에서 공연되는 동안 일본 및 유럽의 프로듀서들이 와서 직접 공연을 보고 그 이후 일정을 잡게 될 것 같다.

글. 장경진 three@
사진. 이진혁 el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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