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도 “어머어머”하고 놀라버렸다. 4월에 발표한 시크릿의 미니앨범 의 타이틀곡 ‘Magic’은 Mnet 에서 이효리와 비의 신곡에 이어 주간종합차트 3위에 올랐고, 뮤직비디오는 곰TV에서 200만 건의 조회 수를 넘겼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 주 SBS 에서는 ‘Take 7’에 오르며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 순위 상위권에 진입했다. 그들의 첫 싱글인 ‘I want you back’이 무한경쟁 중이던 많은 걸그룹의 노래 중 하나로 스쳐 지나간 것을 생각하면 주목할 만한 성장이다.

사연 없이 데뷔하는 걸그룹이 없다지만

“걸그룹 늦바람을 타는 것처럼 늦게 데뷔해서, 기존 음악을 해서는 따라하는 것 밖에 안 되는 거였어요”라는 리더 효성의 말처럼, ‘Magic’은 그들을 다른 걸그룹과 차별화 시킨 곡이다. 일렉트로니카 비트가 대세인 요즘 댄스 음악들과 달리 ‘Magic’은 ‘펑키’와 ‘그루브’를 모두 갖춘 디스코 리듬으로 변별력을 줬다. 여기에 곡의 펑키한 리듬 라인을 “어머어머어머”같은 후렴구로 변화시켜 곡의 특징과 멜로디의 흡인력을 둘 다 잡은 센스도 발군이다. 곡의 변화는 시크릿이 자연스럽게 좀 더 섹시한 콘셉트로 변화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Magic’이 의외의 선전을 하고 있는 건 노래의 펑키한 느낌을 소녀의 목소리로 살려낼 수 있는 시크릿의 역량 때문일 것이다.

데뷔 한 번 하는데 사연 없는 가수 찾기가 더 어려운 가요계라지만, 시크릿은 데뷔까지 수 없이 많은 눈물을 참으며 숙성의 시간을 가졌다. 리드 보컬 송지은은 2007년부터 드라마 , , 등 여러 OST에 참여하며 가수로서의 경험을 쌓았지만 데뷔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효성은 원더걸스의 유빈, 애프터스쿨의 유이 등을 배출하며 유명해진 그룹 오소녀의 멤버였지만, 전 소속사의 재정악화로 데뷔가 무산되면서 “평생 안 겪을 줄 알았던 우울증”을 앓았다. 요즘 KBS 의 ‘백지선화’로 이름을 알린 한선화도 SBS 에서 어린 시절 오디션 장면이 나올 만큼 오래 전부터 가수를 준비했고, 징거는 같은 음악학원을 다닌 2NE1의 CL이 랩을 하는 것을 보고 “당시에는 랩을 하는 친구들이 드물어 희한하다고만 생각”하다 시크릿에서 래퍼로 변신했다. 네 사람은 지난해 8월에 처음 만나 2개월 만에 첫 싱글을 냈지만, 그들을 속성으로 만들어진 그룹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그들이 Mnet 에서 가진 첫 공연에서 그들의 연습생 시절이 담긴 곡 ‘3년 6개월’을 부르며 흘린 눈물은 차라리 “이제 가수가 됐다”는 안도의 눈물이었다.‘여자 god’의 꿈을 이루는 그 날까지

하지만 그룹의 데뷔가 모든 걸 약속하지는 않았다. 에서 공개돼 유명해진 그들의 반지하 숙소가 커튼 대신 은박지로 가림막을 대신해야 할 만큼 열악한 환경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선화는 소녀시대, 브라운 아이드 걸스, 카라 등 “다들 1위를 해본 가수들 사이에서 막내”로 출연해 “시크릿의 대표로 열심히 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발에 땀이 나도록 일하는 ‘발습녀’가 됐다. 과거에 여러 일을 겪으면서 “어떤 일에도 초연할 수 있는 법”을 배웠다는 효성의 말에는 온갖 시련을 이겨낸 사람이 가질 법한 담담함마저 느껴진다. ‘Magic’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그들이 ‘1위 그룹’이 되려면 아직도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시크릿은 그렇게 험난한 과정을 하나씩 넘어서기 때문에 매력 있다. ‘Magic’은 ‘I want you back’보다 성공했고, 숙소는 곧 더 좋은 곳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그 사이 멤버들은 새벽에 스케줄이 끝난 날에도 반드시 헬스장에 가서 체력을 기르고, 조금씩 달라지는 몸으로 ‘Magic’에서 “멍도 들고 근육이 뭉치는 고통의 연속”이라는 무릎 슬라이딩 댄스를 췄다. 첫 번째 미니 공연에서는 강한 비트의 댄스곡인 에이머리의 ‘Take control’부터 푸시캣 돌스의 감성적인 발라드 ‘Stickwitu’까지 다양한 노래를 소화하며 ‘여자 god’의 꿈을 키웠다. 주간 종합 차트 3위, 또는 공중파 음악프로그램 상위권 진입.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시크릿에게 그것은 “어머어머”하며 놀랄 일이고, ‘여자 god’로 가는 또 다른 발걸음이다. 숙소는 점점 좋아지고, 에서 한선화가 기르는 농작물은 점점 자랄 것이다. 그렇게 시크릿은 우리에게 소소하지만 끊임없이 “어머어머”하고 놀랄 일들을 만들어낼까.

글. 원성윤 twelve@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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