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사 수목극 대전의 첫 주, SBS 는 시청률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시청률이 작품의 재미나 완성도의 절대적 척도는 아니듯 KBS 의 여전사에서 조직생활에 대한 개념이 백지장 같이 해맑은 검사 마혜리로 돌아온 김소연의 변신은 성공적이다. 여기에 개성 있는 캐릭터들의 코미디도 눈길을 붙잡는다. 4월 7일 일산 SBS 아카데미에서 의 마 검사(김소연), 윤 검사(한정수), 진 검사(최송현)와 서인우(박시후) 변호사가 기자들과 만났다.
첫 방송 후 소감이 어떤가.
김소연 : 그동안 밝은 캐릭터를 너무 하고 싶어도 많이 주어지지 않았는데 그런 이미지 변화가 생겨서 좋다. 엄마도 “선화가 좋아, 혜리가 좋아?”라고 여쭤보면 망설임 없이 밝은 모습 때문에 혜리가 좋다고 하신다.
박시후 : 배역이 굉장히 좋다. 서인우는 쉽게 만나보기 힘든 매력 있는 캐릭터라서 너무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미스테리 인우라는 별명이 생겼는데 예전부터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 눈빛이라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어서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한정수 : 첫 회 시청률이 꼴등, 아니 3등이었는데 기분이 좋았다. 주변에서 보고 전화하셔서 제일 재밌었다는 얘기를 많이 해 줬고, 둘째 날 방송을 보니 3사 수목 드라마 중 우리 작품만 시청률이 조금 올라서 좋았다. 드라마 전체도 재밌지만 윤 검사가 너무 멋있게 나온다. 내가 아니라 윤 검사가! (웃음)
최송현 : 주위에서 신선하고 스피디해서 재미있다고 한다. 내가 봐도 마혜리 검사의 독특한 캐릭터가 밉지 않고 예쁘게 표현되는 것 같고 영상 때깔이 다른 것 같다. 2회 시청률이 올랐으니까 앞으로도 오르지 않을까.
“마혜리는 어린아이 같은 캐릭터” 김소연의 연기변신에 대해 반응이 좋은데 혹시 실제 성격이 아니냐는 말도 있다.
김소연 : 내가 생각할 때는 90% 이상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비슷하다. 가끔 실제 내 말투로 대사를 할 때도 있고 말할 때 손동작이 굉장히 큰 버릇 같은 것도 드라마에서 그대로 한다. 엄마나 아빠, 친구들도 ‘딱 너’라고 하면서 재밌어한다. 그런데 어른들한테 철없이 말하거나 하는 건 나와 조금 다르다! (웃음)
MBC 이후 공백기가 꽤 길었는데 이후 타이틀 롤까지 맡으며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다.
김소연 : 연기에 대한 고민은 늘 하고 있었는데, 그 때는 나를 편하게 만드는 능력을 갖추지 못했던 것 같다. 카메라 앞에서 편하게 연기하는 모습을 생각만 했지 내가 봐도 어색하고 잘 못했다. 쉬면서 다른 분들 작품이나 다큐멘터리도 많이 찾아봤고 그런 힘든 시간 끝에 나를 내려놓는 방법도 배운 것 같다.
극 중에서 미니스커트를 많이 입는데 작품을 위해 몸매관리를 하기도 했나.
김소연 : 사실 허벅지 같은 데 근육이 잘 안 빠져서 처음엔 미니스커트를 입는 게 좀 부담이 됐다. 다리 마사지 기구 등으로 정말 눈물이 날 만큼 열심히 관리했다. (웃음) 촬영 중 자잘한 부상을 많이 입었다고 들었다.
김소연 : 1부의 춤추는 장면에서 바닥을 기었더니 무릎에 멍이 좀 오래 갔고 최근 3, 4회 방송을 위해 야산에서 며칠 동안 밤샘 촬영을 했는데 구르고 빠지고 맞고 하는 내용을 찍으면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흙 범벅이 되고 생채기가 좀 많이 났다.
한정수 : 3, 4회에는 마혜리가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멀리서 윤검사가 흰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휘날리며 달려와 한 방에 여러 명을 제압하고 마검사를 구출해서 나가는 내용이 나온다. 그동안 다른 작품에서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액션 신이 있었는데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고 추운 날씨에 땀 흘리면 얼어서 더 추우니까 하기 싫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액션이 없을 줄 알았던 이번 작품에서 액션 신을 해보니 내 옷을 입은 것처럼 익숙하고 기분이 좋았다. 야산에서 사흘에 걸쳐 찍었는데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
명품을 좋아하고 철없고 당돌한 여러 가지 면모 중에서 어떤 게 가장 마혜리 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하나.
김소연 : 물론 나도 예전에는 스스로 ‘된장녀’라 칭할 만큼 명품을 좋아했던 적이 있지만 캐릭터를 위해서는 조카를 많이 연구했다. 어린아이들은 “이모 예뻐? 안 예뻐?” 물으면 정말 솔직하게 “안 예뻐!” 그러는데 그래도 밉지가 않다. 그래서 마혜리도 개념은 약간 없어 보이지만 어린아이처럼, 잘 몰라서 그러는 걸로 연구를 했다.
“웃길려고 한 건 아니고 춤은 열심히 춘 거다” 1회에서 댄스 장면이 화제였는데 본인의 실력인가, 혹시 일부러 어색하게 춘 건가.
김소연 : 나름대로 잘 추려고 한 거다. 대본엔 ‘섹시 골반댄스’로 나와 있어서 계속 고민하고 있는데 집에서 엄마가 막 웃으시는 소리를 듣고 나와 보니 TV에서 어린 친구가 ‘유혹의 소나타’ 춤을 추고 있었다. ‘저거다’ 생각하고 아이비 동영상을 보고 열심히 연습했는데…나도 방송을 보고 놀랐다. 그렇게 나오다니! 하하.
현장에서 본 사람들의 소감은?
최송현 : 혜리의 엉뚱한 매력을 너무나 잘 보여줘서 같이 있던 배우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 여배우가 그렇게 하는 게 쉽지 않은데, 누가 ‘저건 정말 연기의 고수가 아니면 본인이 정말 열심히 추는 거’라고 했다. 내가 보기엔 캐릭터에 대해 철저하게 분석한 것 같다.
한정수 : 예전에 이십대 초반쯤 댄서를 꿈꾸면서 춤을 조금 춘 적이 있다. (웃음) 지금은 추지는 못하지만 볼 줄은 아는데 그날 딱 보고, 와 저건…모르겠더라. 저 친구는 댄스 천재가 아니면 정말 못 추는 거다. 너무나 춤을 잘 춰서 못 추는 척 하는 건지, 아니면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 저렇게 밖에 나올 수 없는 건지….웃음 참느라 리액션 찍는 게 정말 힘들었다. 화면에는 현장에서만큼 나오지는 않았는데, 정말 재밌었다. 그런데 앞으로는 웬만하면 춤은 안 추는 게…(웃음)
최송현은 아버지와 언니가 법조인인데 검사 역에 대해 어떤 조언이나 도움을 받았나.
최송현 : 예전에 아버지가 검사 생활을 하신 적이 있어서 관련 경험담을 많이 들었고, 언니를 통해 또래 여검사를 소개받았다. 검찰청에 가서 피의자 조사하는 모습이나 일하는 걸 참고하고 얘기도 많이 나눴다. 집에서 식구들과 함께 보는데 아버지가 본인 분야라서 재미있어 하신다. 세대가 바뀌면서 검사들 중에도 예전 같은 사명감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그런 점을 조명할 수 있는 드라마가 나타나서 반갑고 좋다고 하신다. 이번 작품에서 연기가 많이 좋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아나운서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여전히 스트레스가 되지는 않나.
최송현 : 아직은 연기자 최송현을 어색하고 불편한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잘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기분 좋고, 못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속상하겠지만 못한다고 꾸짖는 것도 관심이 있고 애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감사한 관심이지만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감독님 스태프들, 선배님들에게 폐가 될까 걱정이다. 하지만 미운 사람도 자꾸 보면 미운 정이 든다고, 아마 자주 챙겨보다 보면 화면에 보이는 저도 덜 불편하지 않을까 싶다. 얼마 전에 굉장히 용기를 얻었던 말이, 남보다 잘하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전보다 잘하려고 노력하라는 거였다. 타인이 아니라 자신과의 경쟁이 위대한 경쟁이라고. 워낙 훌륭한 선배님들과 함께 하다 보니 늘 부족해 보이지만 전보다는 조금씩 나아지려고 한다.
한정수 : 미안한 얘기지만 솔직히 말하면 처음 최송현 씨가 캐스팅되었다고 들었을 땐 나도 약간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처음 대본 리딩하러 왔을 때 깜짝 놀랐다. 지금 의 검사들 가운데 가장 검사에 잘 어울리는 말투나 태도를 가지고 있다. 내가 선입견을 싹 버린 것처럼 가능하면 객관적인 시각으로 봐주시면 좋겠다.
한정수는 에서도 큰 주모와 작은 주모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고, 에서도 진 검사와 마 검사의 사랑을 함께 받게 되는 인기남 역할이다. 여배우 두 분이 보기에 윤 검사의 매력은 무엇인지.
김소연 :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장난이다. 앞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면 나올 텐데 마혜리는 콤플렉스가 많은 친구라 자기한테 잘 해주는 사람보다 못되게 굴거나 혼내는 사람에게 이상하게 끌리는 것 같다. 처음에 혜리가 윤 검사에게 끌리는 것도 그래서가 아닐까 싶은데 실제 한정수는 윤 검사와 너무 다르다! 하하, 좋은 뜻이다.
최송현 : 윤 검사는 대본에도 굉장히 잘 생긴 걸로 표현되어 있고 거기에 딱 맞는 분이 연기하고 있다. 게다가 수석검사인데 직접 현장에 가서 범인을 검거할 정도의 운동 실력과 탄탄한 육체도 매력 있다. 진 검은 자기 일에 대해 굉장히 정확한 사람이라 그런 점에 호감을 가진 것 같고, 다른 사람 앞에서는 똑 부러지는 면이 있는 윤 검사가 자기 앞에서 약간 허술한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에 모성본능 같은 것도 작용하는 것 같다.
“밝고 유쾌한 이야기가 의 강점” 그렇다면 세 검사가 보기에 서인우 변호사의 매력은?
김소연 : 혜리에게 인우는 수퍼맨 같은 존재다. 항상 어려울 때마다 나타나서 일을 처리해주는 사람이라 좋아하는 것 같다.
한정수 : 처음 봤을 때 쌍꺼풀 없는 마스크가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얼굴만 잘 생긴 줄 알았는데 목소리가 굉장히 좋아서 놀랐다. 나는 좀 웅얼웅얼 대는 목소리인데. 연기도 잘 하고, 최고다.
최송현 : 극 중에서 검찰청 사람들은 조직 위계도 좀 철저하고 정장 입고 몰려 다녀야 하는데 서인우 변호사는 신기도 있고 미스터리 하면서도 자유로운 분위기가 멋진 것 같다. 또 패셔너블한 의상이나 액세서리를 잘 소화하지 못하는 남자들도 있는데 잘 어울린다.
박시후 : 사실 변호사인 아는 동생이 전화해서 ‘그런 식으로 옷 입고 다니면 잘린다’고 하더라. (웃음) 서인우는 자유로운 영혼이기 때문에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 달라고 얘기했다.
한정수는 에 이어 이번에도 노출 신이 있었는데.
한정수 : 솔직히 그 날 좀 당황했다. 목욕 가운을 입고 들어갔는데 감독님이 목욕가운은 좀 아닌 것 같다고…그냥 등 보이는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셔서 그냥 했는데 막상 방송으로 보니 등도 되게 야하더라. (웃음) 검사치고는 너무 울룩불룩해 보여서 등에 괜히 힘을 주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때는 노출 신이 있으면 반응이 한 번에 확 좋았는데 이번에는 그다지 큰 반응은 없었다.
최송현 : 내 주변 여자들의 잔잔한 반응은 있었다. (웃음)
혹시 앞으로도 노출 신이 또 있지는 않을까.
한정수 : 웬만해선 운동을 쉬지 않는데 를 8개월 찍고 를 한 달 정도 같이 하면서 잠잘 시간도 없어서 요즘 좀 쉬었다. 그런데 어쩌면 중간 중간 등장하는 부분이 있을지 몰라 얼른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많이 망가져서 보여드리기 창피하다.
박시후 : 감독님이 갑자기 옷을 벗긴다. 나도 어제 당했다. (웃음)
작품을 할 때 시청률에 대한 징크스 같은 게 있다면.
김소연 : 사실 시청률보다도 이번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너무 즐겁다. 하기 전에 태어나 처음으로 타로카드 점을 봤다. 그 때 보다도 다음 작품이 내 인생에서 좋은 대박 운을 갖고 올 거라고 하셔서 그걸 믿고 있다.
박시후 : 처음 만난 날 그 얘기 듣고 친하게 지내자고 했다. (웃음)
최송현 : 작품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대박 시청률 감독님과 배우들이니까 그 기운을 받아서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
한정수 : 어제 꿈을 꿨는데 우리 드라마가 망한 거다. 작가님이 “내가 더 이상 글을 못 쓰게 됐어”라고 하고 감독님도 침울한 얼굴로 조기종영 할 것 같다고 하는데 꿈 속에서는 너무 슬펐지만 꿈은 반대라고 하니까 대박의 조짐인 것 같다.
방송 3사 수목극 대전에서 아직은 시청률 3위인데 혹시 다른 작품을 모니터한 적도 있나. 그리고 만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최송현 : 다른 작품도 잠깐씩 봤는데 주위 반응을 들어보면 다들 웰메이드된 작품이지만 우리 드라마는 박진감이 있어서 집중이 잘 된다고 한다. 그리고 밝고 유쾌한 이야기라는 게 강점인 것 같다.
박시후 : 종합선물세트 드라마다. 다양한 장르가 혼합되어서 볼 거리도 많고 대본이 점점 더 재밌어져서 앞으로가 기대된다.
한정수 : 대부분의 드라마가 1, 2회에 힘을 주고 이후는 조금 평이하게 가는 편인데 는 점점 재밌어진다. 3, 4회에는 액션이 있다면 5회에서는 상상력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 그리고 감독님의 연출이 좋고 화면이 정말 예쁘다. 는 레드원 카메라로 어렵게 찍었지만 이번 작품은 그 정도까지 화면 퀄리티를 기대하지 못했는데 방송 보고 깜짝 놀랐다.
김소연 : 다른 작품들은 시간이 없어서 예고편만 봤는데 엄마가 다 보시고 다 재밌다고 하셨다. 큰일이다! 하하. 그리고 혜리가 왜 이런 성격이 되었는가에 대한 이유 중 하나로 예전에 100kg이 넘는 거구였다는 내용이 5, 6부에 나온다. 그걸 보시면 얘가 왜 사람들과의 교류가 별로 없고 개념이 덜 자랐고 사회생활을 많이 못했는지 아시게 될 거다. 특수분장 본을 떠 놨는데 정말 재미있을 거다. 그 밖에도 초반보다 뒷심이 강하다고 자신할 만큼 앞으로 보여드릴 게 너무 많다.
사진제공. SBS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첫 방송 후 소감이 어떤가.
김소연 : 그동안 밝은 캐릭터를 너무 하고 싶어도 많이 주어지지 않았는데 그런 이미지 변화가 생겨서 좋다. 엄마도 “선화가 좋아, 혜리가 좋아?”라고 여쭤보면 망설임 없이 밝은 모습 때문에 혜리가 좋다고 하신다.
박시후 : 배역이 굉장히 좋다. 서인우는 쉽게 만나보기 힘든 매력 있는 캐릭터라서 너무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미스테리 인우라는 별명이 생겼는데 예전부터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 눈빛이라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어서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한정수 : 첫 회 시청률이 꼴등, 아니 3등이었는데 기분이 좋았다. 주변에서 보고 전화하셔서 제일 재밌었다는 얘기를 많이 해 줬고, 둘째 날 방송을 보니 3사 수목 드라마 중 우리 작품만 시청률이 조금 올라서 좋았다. 드라마 전체도 재밌지만 윤 검사가 너무 멋있게 나온다. 내가 아니라 윤 검사가! (웃음)
최송현 : 주위에서 신선하고 스피디해서 재미있다고 한다. 내가 봐도 마혜리 검사의 독특한 캐릭터가 밉지 않고 예쁘게 표현되는 것 같고 영상 때깔이 다른 것 같다. 2회 시청률이 올랐으니까 앞으로도 오르지 않을까.
“마혜리는 어린아이 같은 캐릭터” 김소연의 연기변신에 대해 반응이 좋은데 혹시 실제 성격이 아니냐는 말도 있다.
김소연 : 내가 생각할 때는 90% 이상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비슷하다. 가끔 실제 내 말투로 대사를 할 때도 있고 말할 때 손동작이 굉장히 큰 버릇 같은 것도 드라마에서 그대로 한다. 엄마나 아빠, 친구들도 ‘딱 너’라고 하면서 재밌어한다. 그런데 어른들한테 철없이 말하거나 하는 건 나와 조금 다르다! (웃음)
MBC 이후 공백기가 꽤 길었는데 이후 타이틀 롤까지 맡으며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다.
김소연 : 연기에 대한 고민은 늘 하고 있었는데, 그 때는 나를 편하게 만드는 능력을 갖추지 못했던 것 같다. 카메라 앞에서 편하게 연기하는 모습을 생각만 했지 내가 봐도 어색하고 잘 못했다. 쉬면서 다른 분들 작품이나 다큐멘터리도 많이 찾아봤고 그런 힘든 시간 끝에 나를 내려놓는 방법도 배운 것 같다.
극 중에서 미니스커트를 많이 입는데 작품을 위해 몸매관리를 하기도 했나.
김소연 : 사실 허벅지 같은 데 근육이 잘 안 빠져서 처음엔 미니스커트를 입는 게 좀 부담이 됐다. 다리 마사지 기구 등으로 정말 눈물이 날 만큼 열심히 관리했다. (웃음) 촬영 중 자잘한 부상을 많이 입었다고 들었다.
김소연 : 1부의 춤추는 장면에서 바닥을 기었더니 무릎에 멍이 좀 오래 갔고 최근 3, 4회 방송을 위해 야산에서 며칠 동안 밤샘 촬영을 했는데 구르고 빠지고 맞고 하는 내용을 찍으면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흙 범벅이 되고 생채기가 좀 많이 났다.
한정수 : 3, 4회에는 마혜리가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멀리서 윤검사가 흰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휘날리며 달려와 한 방에 여러 명을 제압하고 마검사를 구출해서 나가는 내용이 나온다. 그동안 다른 작품에서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액션 신이 있었는데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고 추운 날씨에 땀 흘리면 얼어서 더 추우니까 하기 싫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액션이 없을 줄 알았던 이번 작품에서 액션 신을 해보니 내 옷을 입은 것처럼 익숙하고 기분이 좋았다. 야산에서 사흘에 걸쳐 찍었는데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
명품을 좋아하고 철없고 당돌한 여러 가지 면모 중에서 어떤 게 가장 마혜리 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하나.
김소연 : 물론 나도 예전에는 스스로 ‘된장녀’라 칭할 만큼 명품을 좋아했던 적이 있지만 캐릭터를 위해서는 조카를 많이 연구했다. 어린아이들은 “이모 예뻐? 안 예뻐?” 물으면 정말 솔직하게 “안 예뻐!” 그러는데 그래도 밉지가 않다. 그래서 마혜리도 개념은 약간 없어 보이지만 어린아이처럼, 잘 몰라서 그러는 걸로 연구를 했다.
“웃길려고 한 건 아니고 춤은 열심히 춘 거다” 1회에서 댄스 장면이 화제였는데 본인의 실력인가, 혹시 일부러 어색하게 춘 건가.
김소연 : 나름대로 잘 추려고 한 거다. 대본엔 ‘섹시 골반댄스’로 나와 있어서 계속 고민하고 있는데 집에서 엄마가 막 웃으시는 소리를 듣고 나와 보니 TV에서 어린 친구가 ‘유혹의 소나타’ 춤을 추고 있었다. ‘저거다’ 생각하고 아이비 동영상을 보고 열심히 연습했는데…나도 방송을 보고 놀랐다. 그렇게 나오다니! 하하.
현장에서 본 사람들의 소감은?
최송현 : 혜리의 엉뚱한 매력을 너무나 잘 보여줘서 같이 있던 배우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 여배우가 그렇게 하는 게 쉽지 않은데, 누가 ‘저건 정말 연기의 고수가 아니면 본인이 정말 열심히 추는 거’라고 했다. 내가 보기엔 캐릭터에 대해 철저하게 분석한 것 같다.
한정수 : 예전에 이십대 초반쯤 댄서를 꿈꾸면서 춤을 조금 춘 적이 있다. (웃음) 지금은 추지는 못하지만 볼 줄은 아는데 그날 딱 보고, 와 저건…모르겠더라. 저 친구는 댄스 천재가 아니면 정말 못 추는 거다. 너무나 춤을 잘 춰서 못 추는 척 하는 건지, 아니면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 저렇게 밖에 나올 수 없는 건지….웃음 참느라 리액션 찍는 게 정말 힘들었다. 화면에는 현장에서만큼 나오지는 않았는데, 정말 재밌었다. 그런데 앞으로는 웬만하면 춤은 안 추는 게…(웃음)
최송현은 아버지와 언니가 법조인인데 검사 역에 대해 어떤 조언이나 도움을 받았나.
최송현 : 예전에 아버지가 검사 생활을 하신 적이 있어서 관련 경험담을 많이 들었고, 언니를 통해 또래 여검사를 소개받았다. 검찰청에 가서 피의자 조사하는 모습이나 일하는 걸 참고하고 얘기도 많이 나눴다. 집에서 식구들과 함께 보는데 아버지가 본인 분야라서 재미있어 하신다. 세대가 바뀌면서 검사들 중에도 예전 같은 사명감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그런 점을 조명할 수 있는 드라마가 나타나서 반갑고 좋다고 하신다. 이번 작품에서 연기가 많이 좋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아나운서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여전히 스트레스가 되지는 않나.
최송현 : 아직은 연기자 최송현을 어색하고 불편한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잘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기분 좋고, 못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속상하겠지만 못한다고 꾸짖는 것도 관심이 있고 애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감사한 관심이지만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감독님 스태프들, 선배님들에게 폐가 될까 걱정이다. 하지만 미운 사람도 자꾸 보면 미운 정이 든다고, 아마 자주 챙겨보다 보면 화면에 보이는 저도 덜 불편하지 않을까 싶다. 얼마 전에 굉장히 용기를 얻었던 말이, 남보다 잘하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전보다 잘하려고 노력하라는 거였다. 타인이 아니라 자신과의 경쟁이 위대한 경쟁이라고. 워낙 훌륭한 선배님들과 함께 하다 보니 늘 부족해 보이지만 전보다는 조금씩 나아지려고 한다.
한정수 : 미안한 얘기지만 솔직히 말하면 처음 최송현 씨가 캐스팅되었다고 들었을 땐 나도 약간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처음 대본 리딩하러 왔을 때 깜짝 놀랐다. 지금 의 검사들 가운데 가장 검사에 잘 어울리는 말투나 태도를 가지고 있다. 내가 선입견을 싹 버린 것처럼 가능하면 객관적인 시각으로 봐주시면 좋겠다.
한정수는 에서도 큰 주모와 작은 주모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고, 에서도 진 검사와 마 검사의 사랑을 함께 받게 되는 인기남 역할이다. 여배우 두 분이 보기에 윤 검사의 매력은 무엇인지.
김소연 :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장난이다. 앞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면 나올 텐데 마혜리는 콤플렉스가 많은 친구라 자기한테 잘 해주는 사람보다 못되게 굴거나 혼내는 사람에게 이상하게 끌리는 것 같다. 처음에 혜리가 윤 검사에게 끌리는 것도 그래서가 아닐까 싶은데 실제 한정수는 윤 검사와 너무 다르다! 하하, 좋은 뜻이다.
최송현 : 윤 검사는 대본에도 굉장히 잘 생긴 걸로 표현되어 있고 거기에 딱 맞는 분이 연기하고 있다. 게다가 수석검사인데 직접 현장에 가서 범인을 검거할 정도의 운동 실력과 탄탄한 육체도 매력 있다. 진 검은 자기 일에 대해 굉장히 정확한 사람이라 그런 점에 호감을 가진 것 같고, 다른 사람 앞에서는 똑 부러지는 면이 있는 윤 검사가 자기 앞에서 약간 허술한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에 모성본능 같은 것도 작용하는 것 같다.
“밝고 유쾌한 이야기가 의 강점” 그렇다면 세 검사가 보기에 서인우 변호사의 매력은?
김소연 : 혜리에게 인우는 수퍼맨 같은 존재다. 항상 어려울 때마다 나타나서 일을 처리해주는 사람이라 좋아하는 것 같다.
한정수 : 처음 봤을 때 쌍꺼풀 없는 마스크가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얼굴만 잘 생긴 줄 알았는데 목소리가 굉장히 좋아서 놀랐다. 나는 좀 웅얼웅얼 대는 목소리인데. 연기도 잘 하고, 최고다.
최송현 : 극 중에서 검찰청 사람들은 조직 위계도 좀 철저하고 정장 입고 몰려 다녀야 하는데 서인우 변호사는 신기도 있고 미스터리 하면서도 자유로운 분위기가 멋진 것 같다. 또 패셔너블한 의상이나 액세서리를 잘 소화하지 못하는 남자들도 있는데 잘 어울린다.
박시후 : 사실 변호사인 아는 동생이 전화해서 ‘그런 식으로 옷 입고 다니면 잘린다’고 하더라. (웃음) 서인우는 자유로운 영혼이기 때문에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 달라고 얘기했다.
한정수는 에 이어 이번에도 노출 신이 있었는데.
한정수 : 솔직히 그 날 좀 당황했다. 목욕 가운을 입고 들어갔는데 감독님이 목욕가운은 좀 아닌 것 같다고…그냥 등 보이는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셔서 그냥 했는데 막상 방송으로 보니 등도 되게 야하더라. (웃음) 검사치고는 너무 울룩불룩해 보여서 등에 괜히 힘을 주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때는 노출 신이 있으면 반응이 한 번에 확 좋았는데 이번에는 그다지 큰 반응은 없었다.
최송현 : 내 주변 여자들의 잔잔한 반응은 있었다. (웃음)
혹시 앞으로도 노출 신이 또 있지는 않을까.
한정수 : 웬만해선 운동을 쉬지 않는데 를 8개월 찍고 를 한 달 정도 같이 하면서 잠잘 시간도 없어서 요즘 좀 쉬었다. 그런데 어쩌면 중간 중간 등장하는 부분이 있을지 몰라 얼른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많이 망가져서 보여드리기 창피하다.
박시후 : 감독님이 갑자기 옷을 벗긴다. 나도 어제 당했다. (웃음)
작품을 할 때 시청률에 대한 징크스 같은 게 있다면.
김소연 : 사실 시청률보다도 이번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너무 즐겁다. 하기 전에 태어나 처음으로 타로카드 점을 봤다. 그 때 보다도 다음 작품이 내 인생에서 좋은 대박 운을 갖고 올 거라고 하셔서 그걸 믿고 있다.
박시후 : 처음 만난 날 그 얘기 듣고 친하게 지내자고 했다. (웃음)
최송현 : 작품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대박 시청률 감독님과 배우들이니까 그 기운을 받아서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
한정수 : 어제 꿈을 꿨는데 우리 드라마가 망한 거다. 작가님이 “내가 더 이상 글을 못 쓰게 됐어”라고 하고 감독님도 침울한 얼굴로 조기종영 할 것 같다고 하는데 꿈 속에서는 너무 슬펐지만 꿈은 반대라고 하니까 대박의 조짐인 것 같다.
방송 3사 수목극 대전에서 아직은 시청률 3위인데 혹시 다른 작품을 모니터한 적도 있나. 그리고 만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최송현 : 다른 작품도 잠깐씩 봤는데 주위 반응을 들어보면 다들 웰메이드된 작품이지만 우리 드라마는 박진감이 있어서 집중이 잘 된다고 한다. 그리고 밝고 유쾌한 이야기라는 게 강점인 것 같다.
박시후 : 종합선물세트 드라마다. 다양한 장르가 혼합되어서 볼 거리도 많고 대본이 점점 더 재밌어져서 앞으로가 기대된다.
한정수 : 대부분의 드라마가 1, 2회에 힘을 주고 이후는 조금 평이하게 가는 편인데 는 점점 재밌어진다. 3, 4회에는 액션이 있다면 5회에서는 상상력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 그리고 감독님의 연출이 좋고 화면이 정말 예쁘다. 는 레드원 카메라로 어렵게 찍었지만 이번 작품은 그 정도까지 화면 퀄리티를 기대하지 못했는데 방송 보고 깜짝 놀랐다.
김소연 : 다른 작품들은 시간이 없어서 예고편만 봤는데 엄마가 다 보시고 다 재밌다고 하셨다. 큰일이다! 하하. 그리고 혜리가 왜 이런 성격이 되었는가에 대한 이유 중 하나로 예전에 100kg이 넘는 거구였다는 내용이 5, 6부에 나온다. 그걸 보시면 얘가 왜 사람들과의 교류가 별로 없고 개념이 덜 자랐고 사회생활을 많이 못했는지 아시게 될 거다. 특수분장 본을 떠 놨는데 정말 재미있을 거다. 그 밖에도 초반보다 뒷심이 강하다고 자신할 만큼 앞으로 보여드릴 게 너무 많다.
사진제공. SBS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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