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22회 MBC 오후 7시 45분
세경은 집을 떠날 결심을 하고, 지훈은 그런 세경을 만류한다. 드라마의 멜로 라인에 집중하고 있던 시청자들에게 이것은 분명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보여주는 멜로는 온전히 러브스토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세경을 붙잡으며 “너의 젊은 날을 낭비하지 말라”는 조언을 하는 지훈에게 생활을 위해 세경이 감수하는 집안일이나 가족을 우선시 하는 결정은 그녀의 미래를 완성하는데 걸림돌로 보일 뿐이다. 그러나 지훈이 구원해 줄 수 없는 여인의 불확실한 행복을 염려하고 있을 때, 그에게 이별을 고한 정음은 가족과 생활을 위해 단순한 노동에 젊은 날을 헌납하고 있다. 이것은 지훈의 세계 안에서 낭비이며, 권장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결국 세 사람의 관계는 누군가의 애정이 승리하는 것으로 결말지어 지기보다는 호된 수업료를 치르며 훌쩍 자라버린 여인들이 더 이상 안락한 울타리 안에서 성장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지훈으로부터 독립하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이제 겨울이 끝나 버려서” 빨간 목도리가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는 세경의 대답은 바꿔 말하면 봄이 왔음을 의미한다. 더 이상 움츠러들지 않는 그녀가 지훈을 우러러볼 이유는 없다. 그래서 아마도 세경은 집을 떠나게 될 것으로 짐작된다. 등을 받쳐 줄 신애가 없어서 베란다에서 떨어진 해리를 자옥이 보듬어 준 것은 난 자리에 새로 든 사람의 역할을 의미한다. 시청자들이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가족들은 이미 세경과 신애 자매를 떠나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다만, 계단에서 넘어져도 일으켜 줄 사람이 없는 준혁을 제외하고 말이다.
글 윤희성
월 MBC 밤 11시 5분
로버트 할리, 샘 해밍턴, 줄리엔 강을 한 자리에 모으는 것은 기획상으로는 괜찮은 아이디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한국어를 능숙하게 하는 사람들도 아니고, 예능감이 탁월한 연예인들도 아니다. 줄리엔 강이 골방토크에서 자신에게 어려웠던 한국어 베스트 3를 거의 단답형으로 말하는 부분은 KBS 에서 외국인 출연자가 말하는 간단한 에피소드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는 게스트의 한계를 특유의 ‘깨알 같은 웃음’으로 어느 정도 극복했다. 는 시작하자마자 다소곳하게 앉아있던 배기성의 모습을 웃음의 소재로 삼고, 소심한 성격의 광수와 연예계 활동에 의욕 많은 샘 해밍턴의 캐릭터를 끊임없이 끌어내며 웃음을 주려 노력했다. 특히 토크쇼에는 어울리지 않는 조신한 태도의 광수에게 여자 친구 에피소드, 줄리엔 강과의 비교, MBC 의 에피소드를 이어가며 MC와 패널들이 합심해서 하나의 캐릭터로 만들어 주는 과정은 다년간 온갖 게스트를 상대해 본 의 두 MC들의 노하우가 나오는 순간이었다. 마치 지난주에는 게스트 자체가 워낙 재미있었던 ‘패션피플’로 충분히 웃겼으니 이번 주에는 토크쇼 자체의 힘을 보여주려 한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물론 그래도 평소보다 게스트끼리 주고받는 토크의 힘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지만, 게스트 섭외가 쉽지 않은 요즘에 이런 식의 실험이라면 실험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이런 게스트일수록 분위기를 띄우는 패널의 힘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임시 패널인 듯한 신동은 그 활약이 두드러지지 못했다. 그리고 에는 곧 하하가 온다.
글 강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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