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릎 팍 도사’
MBC 의 제작진이 나온 두 번째 시간은 사실 어느 정도 내용이 예상되는 부분이 있었다. 제작 과정이나 제작진의 개인사는 지난주에 어느 정도 나온 만큼 남은 건 아마존에서 생긴 에피소드들이었다. 방송의 대부분은 제작진이 아마존에서 겪은 신기하거나 위험한 사건들을 나열 하는 것에 할애됐다. 그리고 이런 전개에서 ‘무릎 팍 도사’는 이 쇼 고유의 특징을 드러냈다. ‘무릎 팍 도사’는 토크쇼 후반에 게스트가 아마존에서 자신들이 느낀 것을 전해주려면 원하는 장면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하자 음악과 영상을 붙여 감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 감동을 기점으로 ‘무릎 팍 도사’는 에피소드의 나열에서 벗어나 뚜렷한 마무리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 마무리는 그 전의 분위기에 비해 급작스러운 면이 있었고, 거의 전쟁과도 같았을 제작기를 담담해 보일 만큼 차분하게 얘기하는 제작진의 정서와 어울리지도 않았다. 게다가 그들 스스로 조에족을 보면서 문명과 내 자신에 대해 달리 생각하게 됐다는 멋진 마무리까지 하지 않았나. 굳이 ‘무릎 팍 도사’가 감동적이라고 강조하지 않아도, 그들은 이미 감동적인 사람들이었다. 재미있는 토크 이후 감동적인 분위기로 확실한 마무리를 하는 것은 ‘무릎 팍 도사’의 특징이자 강호동의 토크쇼의 특징이고, 그것들은 분명히 많은 대중이 쉽게 토크쇼에 다가서도록 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때론 담담하고 차분한 것 자체가 감동적일 때도 있다. 아마존에서 생사의 기로에 서고도 그것을 웃으면서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글 강명석

온스타일 밤 11시
신인 아이돌에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양날의 검이다. 연출되지 않은 날것의 개성을 드러내 각자의 캐릭터를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얼리티는 어떤 대본도 만들어 낼 수 없는 디테일을 선보일 수 있지만, 자칫 방송에 서툰 이들이 잘 다루지 못한 리얼리티는 방송의 침몰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온라인 창업이라는 미션을 제공하고 이를 수행하는 과정 안에서 멤버들의 실제 성격이 드러날 수 있게 하는 의 방식은 영리하다. 특히 목적 없이 숙소를 훑는 대신 플리마켓을 위한 준비 단계 때문에 자발적으로 각자의 소지품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후드 티만 입을 정도로 수수한 보람, 실제로 호피무늬를 선호하면서 지극히 여성스러운 큐리, “엄마는 나를 공주로 알지만 사실 나는 왕자”라며 은근히 보이시한 면을 강조하는 소연, 고등학생시절에 쇼핑몰을 운영했을 정도로 패션에 관심이 많지만 개그에 무리수를 두는 효민의 성격이 구체화 되는 대목은 상당히 효과적인 장면이었다. 그리고 플리마켓이라는 당일의 미션을 수행한 후 부상으로 현금을 주고 즉석에서 쇼핑을 즐길 수 있게 하는 즉물적인 보상의 방식은 멤버들의 경쟁을 부추기는 동시에 상황에 현실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신한 발상이었다. 물론, 돈을 받아 들고서도 계속 멤버들을 염두에 두는 은정의 착한 속내와 그런 리더에게 마음껏 애교를 부리는 막내 지연의 성격이 잘 드러났기 때문에 이러한 장치는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다. 그래서 약간의 산만함에도 불구하고, 은 모처럼 지루하지 않은 아이돌 리얼리티의 탄생을 예감케 한다. 물론 거기에는 아직 가식을 연기하기에도 경험이 부족한 이들의 생생한 매력을 포착하는 동시에 쇼핑몰 운영의 실질적인 어려움을 설명해 낸다는 전제가 수반되지만 말이다.
글 윤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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