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짜리 꼬마에게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일은 부모님으로부터 버림받는 것이리라. 더욱이 귀여운 동생이 생긴다면, 말썽만 부리는 초등학생이 부모님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그렇게 생각한 니콜라는 일신의 안전을 위해 아무래도 생겼을 지도 모르는 동생을 처리해 버리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먹보 알세스트, 도련님 조프루아, 경찰 지망생 뤼피스, 파이터 외드, 말라깽이에 잠꾸러기인 클로테르는 친구를 위해 니콜라의 음모에 자진 가담한다. 그러나 이들의 비밀결사는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고, 니콜라의 불안은 점점 커져간다. 게다가 하늘도 무심하시지! 편찮으신 담임선생님 대신 오신 임시 선생님은 엄격하기 짝이 없고, 장학사까지 들이닥친다고 하니 열 살 인생의 고달픔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을 지경이다.

세상 근심 모두 잊을 수 있는 치유의 90분


원작의 그림을 그린 장 자끄 상페의 삽화로 시작하는 오프닝부터 는 ‘사랑스러움’으로 무장한 영화다. 모여 있기만 해도 귀엽기 그지없는 어린이 배우들은 흠잡을 데 없는 연기로 추억 속의 캐릭터들을 재현해 내며, 어른 배우들의 코믹한 연기는 든든하게 영화를 받쳐 준다. 덕분에 영화 전반에 흐르는 따뜻함과 평화로움은 결코 위선으로 오해되지 않으며, 그들이 만들어 내는 소동은 ‘프랑스 영화는 난해하다’는 편견을 보기 좋게 파괴하며 보편적인 웃음을 선사한다.

영화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포근하지만, 각색과 연출을 맡은 로랑 티라르는 누구보다 예리하고 냉정한 작업을 거쳤으리라 짐작 된다. 만화로, 소설로 오랜 역사를 가진 원작의 캐릭터를 적절히 취하면서 과감히 에피소드를 정리해 나간 그의 솜씨는 원작 팬들의 기억을 자극하면서도 영화의 밀도를 완성해 내는 두 마리 토끼를 ㅉㅗㅈ는데 성공 했다. 게다가 살인, 전쟁, 강간은 물론 하다못해 이혼과 욕설조차 등장하지 않지만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만으로도 그는 비범한 재능을 가진 감독임에 틀림이 없다. 지난해 프랑스 개봉당시 600만 명이상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한국에서는 1월 28일, 아시아 최초로 개봉을 앞두고 있다.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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