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 KBS2 수-목 밤 9시 55분
곽정환 감독의 전작 이 서로 다른 소망을 품고 살았던 이들의 이야기였다면, 역시 서로 다른 세상을 꿈꾸는 자들의 이야기다. 태하(오지호)는 조선의 개혁을 바랐던 소현세자(강성민)의 유지를 받들려 하고, 업복이(공형진)는 “양반을 싹 다 죽이고 상놈들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위해 총을 들며, 대길(장혁)은 “조정이니 정치니” 하는 가진 자들의 세계와 무관한 그저 소박한 안돈을 바랄 뿐이다. 어둡고 진지했던 에 비해 질펀한 유머와 피 끓는 액션으로 질주하는 는 오락성이 더 강화됐지만, 두 작품 모두 결국 ‘서로 다른’ 꿈의 엇갈림에서 오는 비극의 세계 위에 서 있다는 것을 보는 이들은 안다. 그래서 “시대의 모순을 맨몸으로 부딪혀나갔던 조선 상놈들 이야기”인 의 가장 큰 에너지는 맨몸뚱이의 격렬한 부딪힘에서 터져 나오지만, 가장 통렬한 정서를 이끌어내는 것은 그 모순된 욕망의 시대다. 의 6회는 그러한 시대가 만들어낸 다양한 인물들의 방산형으로 흩뿌려진 이야기가 마침내 한곳으로 수렴되며 매회 쌓아올린 긴장감의 최고치를 보여주었다. 태하는 스승 임영호(이대로)를 찾아가고, 대길의 추노패 또한 조보 기록을 통해 그의 집으로 향하며, 암살 지령을 받은 철웅(이종혁) 역시 천지호(성동일) 패거리를 이끌고 임영호를 찾는다. 여기에 혜원(이다해)을 추적해 온 백호(데니 안), 윤지(윤지민)가 충주 대 결집에 가세한다. 숨 가쁘게 쫓고 쫓기던 자들이 기어코 한곳으로 모여드는 순간, 그들의 맞부딪힘이 만들어낼 에너지에 대한 기대는 극에 달하고, 마침내 대면한 태하와 대길, 철웅의 삼자대결신은 그 기대를 황홀하게 충족시켜준다. 그리고 누가 누구에게 겨누는 칼인지도 모르게 정신없이 막아내고 휘두르는 세 명의 모습이 원거리에서 포커스 아웃되는 동안 쓰러진 임영호의 책장이 그들이 불러온 바람에 스르르 넘어가는 장면에서는 그저 숨이 막힌다. 그 장면 하나만으로 6회 내내 혜원의 민폐가 불러일으킨 짜증은 잠시 잊기로 한다.
글 김선영

KBS2 밤 11시 15분
수요일보다 지치고 금요일보다 지겨운 목요일, 감동 스토리는 지루하고 폭로전도 피곤하다면 역시 소파에 드러누워 반상회 수다 같은 를 구경하는 게 최고다. 황정음과 유이, 케이윌, 지상렬의 조합에 특별한 연결고리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노련한 MC들의 팀웍은 화제를 빠르게 전환하면서도 프로그램을 물 흐르듯 자연스레 이끌었다. 남자친구가 있는 황정음에게 MBC 에서 최다니엘과의 키스신에 대해 에두르지 않고 묻자 황정음은 그로 인한 싸움의 상황을 생생하게 들려주고, 박미선이 애인 아닌 연기자와 키스해도 아무 느낌이 없지 않냐고 수습해 주던 차 황정음이 대답을 망설여 분위기가 묘해지던 중, 지상렬은 ‘나하고 해 보는 게 어떠냐’고 끼어드는데 박미선은 자신이 지상렬을 좋아했었다고 털어놓으며 “난 참 남자보는 눈이…”로 마무리하는 흐름은 굳이 자극적인 소재를 끝까지 밀어붙이지 않으면서도 웃음을 주는 의 방식을 잘 보여준다. ‘말 안 하려고 했는데 과거 사진이 돌더라’며 쌍꺼풀 수술에 대해 털어놓은 유이, 박효신 버전 ‘피구왕 통키’ 성대모사로 한 방을 보여준 케이윌, “궁상각치우 그만 하게 해 줄까” 등 특유의 어휘력을 폭발시킨 지상렬 등 게스트들도 각자의 몫을 해냈다. 물론 편안한 분위기라고 해서 느슨하다는 것은 아니다. 황정음의 슈가 활동 회상에 대해 “3년 동안 활동했는데 고작 그것 뿐이냐”고 다그쳐 무려 다섯 개의 에피소드를 뱉어내게 한 박명수의 막무가내 진행과 신봉선의 부추김, 황정음의 천연덕스런 대처는 어제 방송의 백미였다.
글 최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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