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MBC 월-화 밤 9시 55분
의 소재는 그리 새롭지 않다. 까칠남과 잡초녀의 로맨스는 두 남녀 주인공이 맞닥뜨리는 순간 이미 결말부터 그려지는 이야기고, 인물들의 직업과 배경은 MBC 이나 혹은 SBS 를 연상시킨다. 트렌디물이지만 레시피에서도 크게 화려한 점은 보이지 않는다. 처럼 해외 로케이션까지 감행하며 스케일과 갈등을 키우지도 않고, 재벌2세 꽃미남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며, 영상을 포장해주는 감각적인 배경음악의 물량 공세도 없다. 다만 는 친숙한 재료들로 가득한 주방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드라마다. 대형 사극의 전쟁 신 못지않게 치열한 전쟁이 펼쳐지는 의 주방에서는 인물들만이 아니라 각종 식재료들과 식기들과 밀려드는 주문서 하나까지 드라마틱한 재료가 된다. “프라이팬을 뺏기면 다 뺏기는 겁니다”라거나 “파스타 만들고 싶어요”라는 대사들로 절박한 삶의 목표를 표현하듯이, 의 인물들에게 있어 주방은 우주보다 더 거대한 세계다. 더욱이 유경(공효진)은 마초 쉐프 하나 때문에 순식간의 금녀의 공간이 된 그곳에서 성 투쟁까지 벌여야 한다. 는 이처럼 첫 주부터 네 남녀의 밀고 당기는 로맨스가 아니라 이 모든 드라마가 펼쳐지는 소우주로서의 주방에 집중한 덕분에 앞으로도 지루하지 않게 끌고나갈 이야기 전개의 확실한 동력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 어떤 드라마에서 끓는 기름이 얼음 때문에 폭발하는 신 하나로 이야기를 전환시키고 화면을 장악할 수 있을까. 특히 파김치가 된 유경이 홀로 파스타를 만들어 쭈그리고 앉아 먹는 장면에서 그 어둡고 텅 빈 주방은 이야기를 뛰어넘는 어떤 정서까지 전달해준다. 이 모든 이야기와 정서를 담은 주방은 의 알파요 오메가다. 앞으로 인물들이 깊은 사랑에 빠지더라도 이곳을 멀리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실로 오랜만에 등장한 이 맛깔스러운 트렌디 드라마를 계속해서 맛볼 의향이 있다.
글 김선영
SBS 화 밤 11시 15분
단도직입으로 토크 경쟁을 벌일 수는 없기에, 그동안 의 오프닝 토크는 계륵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지난 방송에서 은 지루하게 출연자들을 나열하는 대신에 기본적인 구조 위에 캐릭터의 특성을 올려놓는 방식을 통해 안정적인 웃음을 만들어 내는 인상적인 오프닝을 만들어 냈다. 예상 가능한 템포를 지키면서 무리하지 않는 크기의 유머를 꾸준히 생산하는 제작의 노하우는 포복절도하지는 않더라도 내내 키득거릴 수 있는 할리우드 코미디와 유사한 느낌을 연출 했다. 예컨대, 멋지게 춤을 추다가 등에 숨겨둔 ‘끝’이라는 글씨를 보여준 후 “멸치! 멸치!”라는 환호를 받으며 퇴장하는 은혁의 공연은 짧은 순간 안에서도 예능의 기승전결을 갖추려는 사소한 고민이 반영되었음을 짐작하게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변화는 전반적인 토크가 내러티브를 갖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태양에게 예능의 방식을 훈련시키는 강호동의 역할은 대성과 천명훈의 경쟁을 유발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그리고 여기서 발생된 대성의 이미지는 김영철의 토크 안에서도 유사한 역할을 하며 흐름을 바꾸는 작용을 했다. 덕분에 출연자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었으며 특별한 주제 없이도 프로그램은 몰입력을 갖출 수 있었다. 물론, 후반으로 갈수록 그 집중력이 약해진 감이 있었으며 여전히 맥락 없이 등장하는 ‘준비된’ 이야기들이 전체적인 그림과 어울리지 못하는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토크 전의 상황만으로도 지루하지 않은 한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이것이 단지 이번 출연자들 간의 유난한 시너지만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글 윤희성
의 소재는 그리 새롭지 않다. 까칠남과 잡초녀의 로맨스는 두 남녀 주인공이 맞닥뜨리는 순간 이미 결말부터 그려지는 이야기고, 인물들의 직업과 배경은 MBC 이나 혹은 SBS 를 연상시킨다. 트렌디물이지만 레시피에서도 크게 화려한 점은 보이지 않는다. 처럼 해외 로케이션까지 감행하며 스케일과 갈등을 키우지도 않고, 재벌2세 꽃미남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며, 영상을 포장해주는 감각적인 배경음악의 물량 공세도 없다. 다만 는 친숙한 재료들로 가득한 주방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드라마다. 대형 사극의 전쟁 신 못지않게 치열한 전쟁이 펼쳐지는 의 주방에서는 인물들만이 아니라 각종 식재료들과 식기들과 밀려드는 주문서 하나까지 드라마틱한 재료가 된다. “프라이팬을 뺏기면 다 뺏기는 겁니다”라거나 “파스타 만들고 싶어요”라는 대사들로 절박한 삶의 목표를 표현하듯이, 의 인물들에게 있어 주방은 우주보다 더 거대한 세계다. 더욱이 유경(공효진)은 마초 쉐프 하나 때문에 순식간의 금녀의 공간이 된 그곳에서 성 투쟁까지 벌여야 한다. 는 이처럼 첫 주부터 네 남녀의 밀고 당기는 로맨스가 아니라 이 모든 드라마가 펼쳐지는 소우주로서의 주방에 집중한 덕분에 앞으로도 지루하지 않게 끌고나갈 이야기 전개의 확실한 동력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 어떤 드라마에서 끓는 기름이 얼음 때문에 폭발하는 신 하나로 이야기를 전환시키고 화면을 장악할 수 있을까. 특히 파김치가 된 유경이 홀로 파스타를 만들어 쭈그리고 앉아 먹는 장면에서 그 어둡고 텅 빈 주방은 이야기를 뛰어넘는 어떤 정서까지 전달해준다. 이 모든 이야기와 정서를 담은 주방은 의 알파요 오메가다. 앞으로 인물들이 깊은 사랑에 빠지더라도 이곳을 멀리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실로 오랜만에 등장한 이 맛깔스러운 트렌디 드라마를 계속해서 맛볼 의향이 있다.
글 김선영
SBS 화 밤 11시 15분
단도직입으로 토크 경쟁을 벌일 수는 없기에, 그동안 의 오프닝 토크는 계륵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지난 방송에서 은 지루하게 출연자들을 나열하는 대신에 기본적인 구조 위에 캐릭터의 특성을 올려놓는 방식을 통해 안정적인 웃음을 만들어 내는 인상적인 오프닝을 만들어 냈다. 예상 가능한 템포를 지키면서 무리하지 않는 크기의 유머를 꾸준히 생산하는 제작의 노하우는 포복절도하지는 않더라도 내내 키득거릴 수 있는 할리우드 코미디와 유사한 느낌을 연출 했다. 예컨대, 멋지게 춤을 추다가 등에 숨겨둔 ‘끝’이라는 글씨를 보여준 후 “멸치! 멸치!”라는 환호를 받으며 퇴장하는 은혁의 공연은 짧은 순간 안에서도 예능의 기승전결을 갖추려는 사소한 고민이 반영되었음을 짐작하게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변화는 전반적인 토크가 내러티브를 갖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태양에게 예능의 방식을 훈련시키는 강호동의 역할은 대성과 천명훈의 경쟁을 유발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그리고 여기서 발생된 대성의 이미지는 김영철의 토크 안에서도 유사한 역할을 하며 흐름을 바꾸는 작용을 했다. 덕분에 출연자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었으며 특별한 주제 없이도 프로그램은 몰입력을 갖출 수 있었다. 물론, 후반으로 갈수록 그 집중력이 약해진 감이 있었으며 여전히 맥락 없이 등장하는 ‘준비된’ 이야기들이 전체적인 그림과 어울리지 못하는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토크 전의 상황만으로도 지루하지 않은 한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이것이 단지 이번 출연자들 간의 유난한 시너지만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글 윤희성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