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의 28개 부문 중 비인기 분야 8개 부문이 방송 전 시상된 후 녹화된 일부만이 방영될 예정이다. 에미상 주최측인 ‘아카데미 오브 텔레비전 아트 & 사이언스’ (이하 ATAS)에 따르면 TV 영화 또는 미니시리즈 작품상, 영화-미니시리즈 각본상 등 대부분의 연출과 각본 부문이 인기 스타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찬밥 신세가 되었다. 아직 이 8개 부문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현재 5개 후보 중 4개 각본상 후보에 오른 케이블 채널 AMC의 의 경우, 사전 녹화로 시상식에 참여하게 된다. 이에 대해 미 작가협회는 “작가들에 대한 심각한 폄하이며, TV 프로그램 창작에서 작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기본적으로 잘못 인지했기 때문에 비롯된 대우”라고 밝혔다.

시상식은 스타들만의 것?

이 같은 움직임은 올해 시상식 방송을 맡은 CBS 측의 시청률 높이기 아이디어의 일환이다. CBS는 이미 더 많은 특별 공연과 콘서트를 채워 넣기 위해 토니상의 경우 24개 부문 중 14개만을 생중계했고, 그레미상은 11개 부문만을 방영한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에는 CBS를 비롯한 5대 메이저 방송사들의 입김이 작용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수년간 HBO 인기 프로그램을 비롯해 지난 몇 년간 , , , 등 케이블 채널 쪽에서 호평을 받는 시리즈가 늘어난 것은 물론 각종 시상식에서도 수상을 도맡아 왔다. 따라서 메이저 방송사들은 “시상식이 케이블 채널 시리즈 선전을 위한 도구냐”고 반발을 해왔던 것이다. 또한 이번 결정에는 시청률을 올려야하는 ATAS의 절박한 상황도 한 몫 했다. 5200만 달러 가량으로 추정되는 8년간의 에미상 시상식 중계방송 계약이 올해로 2년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 따라서 ATAS는 내년에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려면 큰 폭으로 시청률을 인상시켜야 한다. 에 따르면 다른 시상식들과 마찬가지로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 역시 최근 몇 년간 시청률 하락을 면하지 못했다. 5명의 리얼리티쇼 진행자들이 사회를 맡아 혹평을 받았던 지난해의 경우, 1230만 명이 지켜보았다. 이는 2년 전 보다 24%나 하락한 수치로, 18-49세 성인층의 시청률은 27%까지 감소했다.

한편 8개 부문 시상을 생략함으로써 중계방송은 약 12-15분 가량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시간 동안, 지난 1년간 인기 시리즈들의 ‘기억할 만한 순간’이나 ‘하이라이트’ 등을 소개하고, 인터넷을 통해 접수한 ‘시청자들 말하는 인기 프로그램’ 등을 방영할 예정이다.

글. 뉴욕=양지현 (칼럼니스트)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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