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월-화 오후 9시 55분
일본 드라마 의 아베 히로시를 비롯한 배우들이 워낙 절묘한 조합을 보인 탓에 캐스팅에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는 2주차에 접어들며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깐깐하고 결벽증 있는 마흔 살의 건축가 조재희(지진희)는 동물성 마초에 가까웠던 쿠와노와 미묘하게 다른 캐릭터임을 드러내고 있고, 지진희의 다소 경직되어 보이는 연기도 ‘캐릭터’와 합쳐지며 점차 보는 이를 집중하게 만든다. 원작의 온화하고 차분했던 여의사 하야사카(나츠카와 유이)에 비해 장문정 역을 연기하는 엄정화는 발랄하고 도시적인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이 불안요소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서른을 훌쩍 넘겨 ‘시집 못 간’ 혹은 ‘안 간’ 골드미스들의 초조함과 생활인의 이미지 역시 자연스레 드러내는 걸 보니 그 만큼 이런 역을 잘 소화해낼 배우도 흔치 않아 보인다. 재희의 업무 파트너인 기란(양정아)이나 옆집 아가씨 유진(김소은), 부하 직원 현규(유아인)는 물론 재희의 어머니 혜자(전양자)와 매제 광남(임호)에 이르기까지 이 작품의 캐릭터와 배우들의 연기는 대체로 조화롭거니와 각색도 무난하다. 그런데 의 백미는 의외로 본편의 마지막에 붙는 짤막한 UCC 형태의 영상이다. ‘내가 요즘 사랑하는 이 남자’라는 제목의 이 시리즈에서 어제는 동네 꼬맹이들이 조그만 RC카를 갖고 노는 한복판에 유독 덩치 큰 RC카 한 대가 뽐내듯 다른 차들을 쳐내는 장면이 등장했다. 시선을 따라가는 카메라에 잡힌 것은 씨익 승리의 미소를 짓고 있는 조재희, 60분간의 설명보다 강한 한 방이었다.
글 최지은

SBS 월 오후 11시 5분
시즌2가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나면 일 년이 된다. 그 일 년 남짓한 시간동안 토크 형식을 지속적으로 변화해 온 끝에, MC 인원을 최소화하고 새롭게 시작한 이 6회째다. 하지만 서인영과 장나라, 진재영이 출연한 ‘기 센 여자들’편은 그간 시즌2가 보여주었던 문제점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었다. 공동 MC 체제에서 다수의 게스트가 출연할 때는 게스트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하나로 묶느냐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에는 원하는 답변을 끌어내기 위한 질문, 조금 특이한 에피소드를 말하기 위한 코너만이 존재할 뿐이다. 슬럼프와 우울증을 이겨내고 자신이 MC였던 자리로 돌아와 미국에서도 당당하게 한국말만 쓰며 클럽을 평정했다고 말하는 서인영의 밝은 모습은 반가웠지만, 남자친구의 변심 알아내는 방법만 알려주고 끊임없이 ‘욱녀’라는 정체모를 단어로 자막에 표현되는 장나라는 안쓰러웠다. 드라마 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매니저와 관련한 진재영의 에피소드는 연예계의 이면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였으나, 정작 그녀가 나와서 한 일의 대부분은 루머에 대한 해명이었던 점도 안타깝다. 거의 모든 질문을 도맡아 하고 있는 강호동을 제외한 나머지 세 MC의 역할 역시 모호하다. 지금 에는 새로운 형식은 있지만 그 안을 채울 내용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일까. MC들이 입고 있는 죄수복과 가끔 화면에 잡히는 유치장의 창살이 프로그램을 가두고 있는 듯 갑갑하게 느껴진다.
글 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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