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 밤 9시 55분
MBC 의 작가 중 한 명이 MBC 의 김영현 작가라는 점을 상기시키지 않아도, 은 과 비슷한 인물 구도를 보여준다. 한 여자는 아직 자신의 신분을 모른 채 쫓겨 다니고, 다른 한 여자는 궁궐 안에서 모든 상황을 좌우한다. 그러나 의 미실(고현정)은 수라간이 아닌 나라 전체의 실권을 쥐고 있고, 덕만(남지현)은 신라의 여왕이 될 운명이다. 이야기의 폭이 확장되면서 스케일은 커졌고, 덕만은 몇 번씩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선다. 의 어린 장금이가 그저 영특하고 귀여운 어린 아이였다면, 덕만은 이미 산전수전 다 겪은 소녀다. 보다 훨씬 커진 스케일 안에서 의 작가진은 그에 걸맞는 드라마를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다. 특히 4회는 의 이런 장점이 두드러졌다. 덕만이 한 회에도 몇 번씩 생사의 고비에 서는 이야기가 작위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은 MBC 사극 특유의 ‘때깔’이 바탕이 된 의 스케일과 덕만의 기구한 운명이 밑바탕에 깔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 그 사이에 덕만과 양어머니(서영희) 사이의 관계를 재설정한다. 덕만이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원망하고, 반대로 어떤 순간에도 자신을 버리지 않는 어머니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면서, 덕만과 어머니의 관계는 영웅사극의 주인공이 모정을 갈구한다는 전형적인 도식을 넘어 앞으로 덕만의 캐릭터에 깊이 새겨질 한 요소가 됐다. 이 식상해지고 있는 영웅사극의 도식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면, 다시 인간의 이야기에 주목하는 것이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잘하고 있다.
글 강명석
‘봉쇄된 광장, 연행되는 인권’ MBC 화 밤 11시 5분
광장은 여전히 봉쇄되어 있다. 어제 저녁 덕수궁 시민분향소 운영자 일부가 체포되었다는 뉴스도 들려왔다. ‘봉쇄된 광장, 연행되는 인권.’ 816회의 제목은 그렇게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정확히 압축해 보여준다. 그리고 그 참담함은 이 취재한 장면들을 통해 시청각적으로 생생하게 전달된다. 지난 5월 2일 촛불시위 1주년을 맞아 모여든 사람들을 해산시키고 검거하는 과정에서 경찰들에게 집단구타당한 한 일본인 관광객의 등에 남아있는 상처에서, 노동절 스타 ‘사무라이 조’의 장봉에 맞은 기자의 시퍼런 멍 자국에서, 마구잡이 연행으로 경찰 버스에 갇힌 아빠를 돌려달라는 한 어린 소녀의 울음에서, 그리고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 바로 다음날 짓밟힌 시민분향소의 노란 천막에서. 화면마다 켜켜이 쌓이는 분노와 슬픔에도 의 목소리는 격앙되어 있지 않다. 그저 담담히 사건의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과 연행자들의 증언을 통해 역사를 기록한다. 함께 편집되어 방영된 인터넷 매체 칼라TV, SLR클럽 시민기자단 등의 기록 영상들도 시대의 증언자로 합류한다. 그리고 마지막 논평이 화룡점정을 찍는다. “민주주의는 시민을 골목으로 몰아넣는 것이 아니라 광장으로 나오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을 보는 동안 브라운관은 하나의 커다란 광장이 된다. 이 광장마저 봉쇄당하는 일이 없길 간절히 바란다.
글 김선영
MBC 의 작가 중 한 명이 MBC 의 김영현 작가라는 점을 상기시키지 않아도, 은 과 비슷한 인물 구도를 보여준다. 한 여자는 아직 자신의 신분을 모른 채 쫓겨 다니고, 다른 한 여자는 궁궐 안에서 모든 상황을 좌우한다. 그러나 의 미실(고현정)은 수라간이 아닌 나라 전체의 실권을 쥐고 있고, 덕만(남지현)은 신라의 여왕이 될 운명이다. 이야기의 폭이 확장되면서 스케일은 커졌고, 덕만은 몇 번씩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선다. 의 어린 장금이가 그저 영특하고 귀여운 어린 아이였다면, 덕만은 이미 산전수전 다 겪은 소녀다. 보다 훨씬 커진 스케일 안에서 의 작가진은 그에 걸맞는 드라마를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다. 특히 4회는 의 이런 장점이 두드러졌다. 덕만이 한 회에도 몇 번씩 생사의 고비에 서는 이야기가 작위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은 MBC 사극 특유의 ‘때깔’이 바탕이 된 의 스케일과 덕만의 기구한 운명이 밑바탕에 깔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 그 사이에 덕만과 양어머니(서영희) 사이의 관계를 재설정한다. 덕만이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원망하고, 반대로 어떤 순간에도 자신을 버리지 않는 어머니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면서, 덕만과 어머니의 관계는 영웅사극의 주인공이 모정을 갈구한다는 전형적인 도식을 넘어 앞으로 덕만의 캐릭터에 깊이 새겨질 한 요소가 됐다. 이 식상해지고 있는 영웅사극의 도식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면, 다시 인간의 이야기에 주목하는 것이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잘하고 있다.
글 강명석
‘봉쇄된 광장, 연행되는 인권’ MBC 화 밤 11시 5분
광장은 여전히 봉쇄되어 있다. 어제 저녁 덕수궁 시민분향소 운영자 일부가 체포되었다는 뉴스도 들려왔다. ‘봉쇄된 광장, 연행되는 인권.’ 816회의 제목은 그렇게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정확히 압축해 보여준다. 그리고 그 참담함은 이 취재한 장면들을 통해 시청각적으로 생생하게 전달된다. 지난 5월 2일 촛불시위 1주년을 맞아 모여든 사람들을 해산시키고 검거하는 과정에서 경찰들에게 집단구타당한 한 일본인 관광객의 등에 남아있는 상처에서, 노동절 스타 ‘사무라이 조’의 장봉에 맞은 기자의 시퍼런 멍 자국에서, 마구잡이 연행으로 경찰 버스에 갇힌 아빠를 돌려달라는 한 어린 소녀의 울음에서, 그리고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 바로 다음날 짓밟힌 시민분향소의 노란 천막에서. 화면마다 켜켜이 쌓이는 분노와 슬픔에도 의 목소리는 격앙되어 있지 않다. 그저 담담히 사건의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과 연행자들의 증언을 통해 역사를 기록한다. 함께 편집되어 방영된 인터넷 매체 칼라TV, SLR클럽 시민기자단 등의 기록 영상들도 시대의 증언자로 합류한다. 그리고 마지막 논평이 화룡점정을 찍는다. “민주주의는 시민을 골목으로 몰아넣는 것이 아니라 광장으로 나오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을 보는 동안 브라운관은 하나의 커다란 광장이 된다. 이 광장마저 봉쇄당하는 일이 없길 간절히 바란다.
글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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