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 밤 9시 55분
연장 방송이 결정되었기 때문인지, 한동안 은 좀처럼 이야기를 전개하기 보다는 상황 안에서의 소소한 소동을 반복하는데 시간을 할애하는 듯 보였다. 특히 지애(김남주)가 남편의 불륜으로 혼란스러워 하는 동안 태준(윤상현)이 그녀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는 장면들은 분명히 달콤했지만 드라마의 정체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연출이었다. 그 와중에 어제 방송에서 진짜 ‘내조의 여왕’으로 등극한 인물은 봉순(이혜영)이었다. 준혁(최철호)을 위해 동분서주 하던 그녀는 급기야 자신의 수술 사실조차 숨긴 채 남편을 돕는데, 결국 지애의 오지랖으로 준혁은 봉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다. 여기에 이 다소 지루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사랑 받을 수 있는 비결이 있다. 친정 엄마와 함께 출동해 내연녀의 머리채를 잡는 대신, 지애는 남편의 사랑이 자신의 자존심이었음을 뜨거운 눈물로 지적해준다. 그리고 내연녀가 사준 구두를 남편이 계속 신게 할 수 밖에 없을 만큼 인생살이에는 상열지사보다 중요한 것이 많다는 것을, 이 드라마는 포기하지 않고 보여준다. 그래서 성공보다 가정의 의미를 깨닫는 것이 중요함을 준혁에게 일깨워 준 지애는 결국 모두에게 ‘내조의 여왕’이다. 지애가 적극적으로 캐릭터를 보여주는 순간, 드라마는 다시 활기를 띄고 이야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드라마를 움직이는 것은 역시 지애의 주부로서의 정체성인 것이다. 물론, 태준의 로맨스 판타지는 여전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시청자들도 이제는 안다. 태준의 이야기는 일종의 맥거핀이라는 것을.
글 윤희성
MBC 오전 9시 30분
어린이날마다 TV에서 방송하는 특집 프로그램은 많지만 그 중 터줏대감은 역시 다. 여타 특집방송의 대부분이 어린이를 취재 ‘대상’으로 삼아 제작되는 것과 달리, 이 오래된 축제는 어린이를 공연 ‘주체’로 하여 만들어진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올해 창작동요제는 근래의 불황을 반영하듯 주목도가 낮은 시간대에 대폭 축소된 규모로 방송되었다. 장소는 작년과 같은 곳(일산 MBC 드림센터)임에도 무대 세팅은 현저히 작아졌고, 역사상 처음으로 단행된 녹화방송은 현장감을 저하시켰다. 방송시간은 오후 4시대에서 아침으로 밀렸고, 예년보다 30분 가까이 줄어든 분량은 곳곳에서 편집의 흔적을 느끼게 했다. 그래도 역시 위안이고 희망이었던 것은 변함없이 맑은 어린이들의 노래였다. 올해 본선에 오른 10곡 중에는 유독 자연물을 소재로 한 노래가 많았는데, 달팽이와 굼벵이, 병아리, 두꺼비, 콩, 꽃게, 도토리를 의인화한 작사가들의 동화적 상상력은 기대 이상으로 참신했다. 늘 그렇듯 곱게 단장한 어린이들이 결코 쉽지 않은 노래를 박자 하나 안 틀리고 부르는 모습이 어색해 보이기도 했지만, 참가자 소개 영상에 담긴 어린이들의 수줍은 웃음과 무대 위에서 빛나는 또랑또랑한 눈망울은 어린이들만이 줄 수 있는 어른들을 위한 응원의 선물이었다. 경연 사이사이에 동요 UCC 대회 응모작, 프리허그 캠페인 등으로 리듬감을 준 편집과 이례적으로 여성 2인 MC로 구성된 태연-김신영의 안정적인 진행도 보기 좋았다.
글 김은영
연장 방송이 결정되었기 때문인지, 한동안 은 좀처럼 이야기를 전개하기 보다는 상황 안에서의 소소한 소동을 반복하는데 시간을 할애하는 듯 보였다. 특히 지애(김남주)가 남편의 불륜으로 혼란스러워 하는 동안 태준(윤상현)이 그녀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는 장면들은 분명히 달콤했지만 드라마의 정체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연출이었다. 그 와중에 어제 방송에서 진짜 ‘내조의 여왕’으로 등극한 인물은 봉순(이혜영)이었다. 준혁(최철호)을 위해 동분서주 하던 그녀는 급기야 자신의 수술 사실조차 숨긴 채 남편을 돕는데, 결국 지애의 오지랖으로 준혁은 봉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다. 여기에 이 다소 지루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사랑 받을 수 있는 비결이 있다. 친정 엄마와 함께 출동해 내연녀의 머리채를 잡는 대신, 지애는 남편의 사랑이 자신의 자존심이었음을 뜨거운 눈물로 지적해준다. 그리고 내연녀가 사준 구두를 남편이 계속 신게 할 수 밖에 없을 만큼 인생살이에는 상열지사보다 중요한 것이 많다는 것을, 이 드라마는 포기하지 않고 보여준다. 그래서 성공보다 가정의 의미를 깨닫는 것이 중요함을 준혁에게 일깨워 준 지애는 결국 모두에게 ‘내조의 여왕’이다. 지애가 적극적으로 캐릭터를 보여주는 순간, 드라마는 다시 활기를 띄고 이야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드라마를 움직이는 것은 역시 지애의 주부로서의 정체성인 것이다. 물론, 태준의 로맨스 판타지는 여전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시청자들도 이제는 안다. 태준의 이야기는 일종의 맥거핀이라는 것을.
글 윤희성
MBC 오전 9시 30분
어린이날마다 TV에서 방송하는 특집 프로그램은 많지만 그 중 터줏대감은 역시 다. 여타 특집방송의 대부분이 어린이를 취재 ‘대상’으로 삼아 제작되는 것과 달리, 이 오래된 축제는 어린이를 공연 ‘주체’로 하여 만들어진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올해 창작동요제는 근래의 불황을 반영하듯 주목도가 낮은 시간대에 대폭 축소된 규모로 방송되었다. 장소는 작년과 같은 곳(일산 MBC 드림센터)임에도 무대 세팅은 현저히 작아졌고, 역사상 처음으로 단행된 녹화방송은 현장감을 저하시켰다. 방송시간은 오후 4시대에서 아침으로 밀렸고, 예년보다 30분 가까이 줄어든 분량은 곳곳에서 편집의 흔적을 느끼게 했다. 그래도 역시 위안이고 희망이었던 것은 변함없이 맑은 어린이들의 노래였다. 올해 본선에 오른 10곡 중에는 유독 자연물을 소재로 한 노래가 많았는데, 달팽이와 굼벵이, 병아리, 두꺼비, 콩, 꽃게, 도토리를 의인화한 작사가들의 동화적 상상력은 기대 이상으로 참신했다. 늘 그렇듯 곱게 단장한 어린이들이 결코 쉽지 않은 노래를 박자 하나 안 틀리고 부르는 모습이 어색해 보이기도 했지만, 참가자 소개 영상에 담긴 어린이들의 수줍은 웃음과 무대 위에서 빛나는 또랑또랑한 눈망울은 어린이들만이 줄 수 있는 어른들을 위한 응원의 선물이었다. 경연 사이사이에 동요 UCC 대회 응모작, 프리허그 캠페인 등으로 리듬감을 준 편집과 이례적으로 여성 2인 MC로 구성된 태연-김신영의 안정적인 진행도 보기 좋았다.
글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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