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여왕은 없었다. 2007년 딕시칙스, 2008년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주요 부문을 휩쓸며 각각 ‘장르의 여왕’과 ‘차세대 여왕’으로 주목 받은 것과 달리 제51회 그래미 시상식의 주인공은 각자 다른 장르의 조화를 이끌어 낸 로버트 플랜트와 앨리슨 크라우스였다. 2월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 전설적인 록 보컬리스트 로버트 플랜트와 블루그래스 뮤지션으로 유명한 앨리슨 크라우스는 ‘올해의 앨범상’, ‘올해의 레코드상’등 5개 부문을 수상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로버트 플랜트와 앨리슨 크라우스의 수상은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예견된 일로서, 이들은 이미 지난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팝 협력상’을 수상한 바 있다. 레드 제플린의 멤버였던 로버트 플랜트와 컨트리 계열 뮤지션이자 바이올린 연주자로서 이미 다수의 그래미를 수상한 바 있는 앨리슨 크라우스는 역시 올해도 ‘최우수 팝 협력상’은 물론, ‘최우수 컨트리 협력상’과 ‘최우수 컨템포러리 포크/ 아메리칸 앨범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앨범상’의 유력한 수상 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콜드 플레이는 ‘Viva La Vida’로 ‘올해의 노래상’을 수상하는 등 3개 부문 수상에 그쳤고, 역시 ‘올해의 앨범상’ 부문에서 경합을 벌였으며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올해 그래미의 최다부문 후보로 알려진 릴 웨인은 ‘최우수 랩 앨범상’등 4개 부문을 수상해 장르의 최강자로 떠올랐다.

평이한 수상 결과보다 눈에 띈 슈퍼스타들의 공연

여성 뮤지션들의 각축전이 예상되었던 ‘올해의 신인상’은 성숙한 목소리가 인상적인 아델에게 돌아갔으며, 그녀는 ‘최우수 여성 팝 보컬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아깝게 신인상을 놓친 더피는 ‘최우수 팝 보컬 앨범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도 장르의 스타들이 대거 노미네이트되었던 ‘최우수 일렉트로닉/ 댄스 앨범’, ‘최우수 댄스 레코드상’은 모두 다프트 펑크에게 돌아갔으며, 존 메이어는 ‘최우수 남성 팝 보컬상’과 ‘최우수 솔로 락 보컬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최고의 목소리임을 입증했다. 또한 최근 전 형부에 의해 어머니와 오빠, 조카까지 잃는 비극을 겪었던 제니퍼 허드슨은 ‘최우수 R&B 앨범상’을 수상하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 밖에 31개 부문 110명의 트로피의 주인공은 그래미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날 시상식은 수상자 외에도 다양한 뮤지션들의 특별 공연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U2의 오프닝을 시작으로 폴 맥카트니와 푸파이터스, 라디오헤드, 조나스 브라더스와 팀을 이룬 스티비 원더 등 슈퍼스타들의 공연이 이어졌으며, 출산이 임박한 M.I.A는 릴 웨인, 제이 지, T.I와의 합동 공연으로 주목 받았다. 한편, 공연이 예정 되어있었던 리한나와 그녀의 남자친구인 크리스 브라운은 시상식 직전에 공연이 취소되었으며, 리한나 대신 ‘최우수 전통 R&B 보컬상’과 ‘최우수 R&B그룹 보컬상’을 수상한 노장 알 그린이 무대에 올라 보이즈투맨 등과 합동 공연을 펼쳤다. 두 개 부문에 후보로 지명되고도 끝내 시상식에 불참한 크리스 브라운은 말다툼 끝에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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