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야드)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방탄소년단은 11일(현지 시간) 오후 7시 30분 리야드의 킹 파드(King Fahd)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이하 리야드 스타디움)에서 월드 스타디움 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 SPEAK YOURSELF)’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리야드 스타디움에서 비아랍권 가수가 단독 공연을 연 것은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리야드 스타디움은 7만석 규모이지만 아날 공연 관람석은 시야 제한석 등을 빼고 3만석 규모로 제한됐다. 이에 따라 이날 공연에선 3만여 명의 아미(ARMY, 방탄소년단 팬클럽명)들이 방탄소년단과 함께 했다.
리야드 스타디움의 무대는 T자형으로 구성됐다. 방탄소년단은 스타디움 투어에서 늘 그래왔듯 약 2시간 40분 동안 T자형의 무대를 뛰어다니며 아미들과 함께 호흡했다. 사우디 공연의 무대 장치나 셋리스트 구성은 앞서 열린 스타디움 투어들과 크게 다르진 않았다. 오프닝 곡인 ‘Dionysus(디오니소스)’에서는 표범 조형물과 고대 신전을 연상하게 하는 무대 장치들이 웅장함을 더했고, 멤버들은 조형물과 의자를 오르내리며 여유롭고도 힘차게 공연을 시작했다. 사우디 콘서트까지 합쳐 올해만 17차례 스타디움 공연을 돈 ‘스타디움 장인’다운 노련함이 돋보였다.
멤버들은 ‘낫 투데이’를 연이어 부른 후 아미들에게 첫 인사를 건넸다. 아랍어와 영어, 한국어를 번갈아가면서 사용하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리더 RM은 리야드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사우디식으로 “알리야드””쑤우디야”라고 발음했다. 진 또한 “알리야드”를 외치며 “Unbelievable(믿을 수 없다)”이라고 했다. 뷔는 아랍어로 “아홉브쿰 아르미(‘사랑해요 아미’ 또는 ‘내사랑 아미’라는 뜻)”라며 아미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공연 후반부, 한쪽 볼에 스마일 표정을 그리고 무대 위에 나타난 뷔에게서 또 한번 팬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제이홉은 공연에서 아랍어로 ‘감사합니다’를 뜻하는 “슈크란”을 자주 말했다.해외 가수 최초로 사우디 스타디움에서 단독 공연을 하는 만큼 멤버들은 첫 인사와 끝 인사에서 모두 감격스러움을 드러냈다. RM은 “여러분이 우리와 몇천 마일이 떨어져있어도 우리에게 사랑과 지지를 준다는 것을 안다”며 감사와 연대감을 나타냈다. 정국은 “아미가 한국에서 사우디까지 올 수 있는 날개를 달아줬다”고 했다.
이날 공연은 ‘BTS팝’으로 불리는 방탄소년단의 음악이 가진 힘을 다시 한 번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사우디는 지금도 거리를 걸을 때 10명에 한 번 꼴로 여성을 마주치면 많이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여성이 눈에 띄지 않는 나라다. 전통시장에서도 여성의 그림자 하나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이날 공연에서는 달랐다. 아랍 여성들은 소리 높여 방탄소년단의 한국어, 영어 가사를 따라 불렀다. 공연 초반 좌석에서 점잖게 무대를 지켜보던 남성들마저 말미에 가선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췄다. 요르단 출신이자 사우디에서 34년 동안 살고있다는 라드완 아따윌(53) 씨는 “이런 광경은 처음 본다. 어메이징하다. 10대들이 더 행복해지고 오픈 마인드가 된 것 같다”며 엄지를 추켜세웠다.이를 가장 잘 느끼게 한 곡은 아이러니하게도 국악 장단이 나오는 ‘IDOL(아이돌)’이었다. 방탄소년단은 ‘아이돌’에 앞서 할시가 피처링한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Dope(쩔어)”Silver Spoon(뱁새)”Fire(불타오르네)’를 합친 타이틀 메들리로 흥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상태였다. ‘지화자 좋다. 얼쑤 좋다”덩기덕 쿵더러러’란 가사가 흘러나오자 방탄소년단을 잘 모르는 남성 관객들도 흥에 겨운 몸짓을 취했다. 아미들이 ‘워어어어 워어어어어어’ 부분을 떼창으로 따라한 것은 물론이다.
솔로 퍼포먼스도 각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제이홉은 ‘Trivia 起: Just Dance(트리비아 기: 저스트 댄스)’로 솔로 무대 첫 주자로 나섰다. 관객들은 제이홉의 이름을 연호했고 제이홉은 댄서들과 함께 무대를 여유롭게 만끽했다.
‘Euporia(유포리아)’에서 정국이 공중 그네를 타고 리야드 스타디움의 천장으로 날아오른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리야드 스타디움은 거대한 우산 모양으로 이뤄진 천장 구조로 유명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천장 아래서 공중 그네를 타고 돌출 무대 주변을 돈 정국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지민은 거대한 글라스돔 안에서 꽃처럼 피어난 모습으로 나타나 몽환적인 ‘Serendipity(세렌디피티)’ 퍼포먼스를 펼쳤다. 7만 석 규모의 종합 경기장인 리야드 스타디움에서도 지민의 춤선은 돋보였다. RM은 ‘Trivia 承: Love(트리비아 승: 러브)’를, 진은 ‘Epiphany(에피파니)’를 직접 피아노를 치며 선보였다.
‘Singularity(싱귤래리티)’ 무대에서 대형 화면에 비친 뷔의 미모는 한껏 들뜬 사우디의 아미들도 잠시 숨죽이게 했다. 한 남성 보안 요원은 대형 화면에 비친 뷔의 얼굴을 보고 취재진에게 저 멤버가 누군지 물어볼 정도였다. 본 무대에 설치된 침대에서 일어난 뷔의 나른한 표정 연기는 더욱 섬세해졌다. 뷔의 미묘한 표정 변화와 미소에 관객들은 큰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슈가가 ‘Trivia 戰: Seesaw(트리비아 전: 시소우)’ 퍼포먼스를 할 땐 무대 화면에 보랏빛으로 물든 도시가 배경으로 나왔다. 보라색은 방탄소년단과 아미에게 있어 특별한 색으로 의미를 더했다.이날은 아미는 물론 방탄소년단에게도 특별한 순간이었다. 멤버들은 앵콜 무대에서 오는 13일이 생일인 지민을 위해 깜짝 생일 노래를 불렀다. 멤버들이 지민에게 “(서프라이즈를 위해) 리허설까지 했다. 소감을 말해달라”고 하자 지민은 “여러분과 만난다는 생각에 내 생일을 까먹고 있었다. 여러분과 멤버들이랑 생일을 같이 보내 더 행복한 하루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파도타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RM이 먼저 응원봉인 아미밤을 위로 올려 들라고 한 후 제이홉과 뷔가 파도타기 시범을 보였다. 그러나 사우디 관객들은 여러 번 일제히 아미밤을 들어올려 파도타기가 뜻대로 되진 않았지만 멤버들은 “이 정도면 괜찮다”라며 웃어보였다.
방탄소년단은 사우디에 다시 오고 싶다는 바람을 거듭 밝혔다. 뷔는 “우리가 이런 공연장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안 믿긴다. 다음에 꼭 여기 오고 싶다. 한국에 행복하게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우리 또 봐요”라고 거듭 말했다. 슈가는 “오늘 처음인데 여러분이 너무 즐겁게 즐겨줘서 깜짝 놀랐다”며 “다시 와도 될까요?”라고 두 번 물어봤다. 지민은 “여러분 덕분에 정말 우리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많다고 크게 느꼈다”고 했다. 진은 아랍어 통역사에 “통역 선생님, 죄송하지만 저희의 감정을 담아서 전달해주시면 안될까요?”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아랍어는 한국어에 비해 톤이 단조로운 언어다. 진은 진심을 듬뿍 담아 “아미 사랑해”라고 외쳤다.
사우디 공연은 방탄소년단의 장기 휴가 이후 첫 공연이었다. 제이홉은 “이 함성, 이 분위기, 정말 그리웠다. 의미있는 이 자리를 만들어줘서 감사하다. 슈크란”이라고 밝혔다. RM은 영어로 끝 인사를 했다. RM은 “우리가 여기서 공연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이 일을 가능하게 해 준 모든 아미들에게 감사하다”며 리야드 스타디움 천장 위에 뜬 꽉 찬 보름달을 가리켰다. RM은 “저 위에 뜬 아름다운 풀문을 보라”며 “우리가 한국에 돌아가도 오늘밤, 우리를 기억해달라. 당신들이 오늘 밤의 별들이자, 우리를 비추는 별이다”라고 했다.
아라비아반도의 심장 리야드까지 뜨겁게 달군 방탄소년단. 이날 공연은 아랍권 국가들의 주요 매체인 알 리야드(Al Riyadh), 알 자지라(Al-jazirah), 오카즈(OKAZ), 알 아라비아(Al-Arabiya)에서도 취재를 올 만큼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방탄소년단은 명불허전 ‘월드 스타’의 에너지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투어는 26, 27, 29일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개최되는 공연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방탄소년단은 이후 12월 6일 미국 맬리포니아 잉글우드 더 포럼에서 열리는 ‘아이하트라디오 징글 볼’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친다.
리야드=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그룹 방탄소년단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 SPEAK YOURSELF)’를 열었다./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룹 방탄소년단의 마법은 국가와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전 세계에서도 보수적인 나라로 손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민들도 예외없이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한국어로 따라 불렀다. 방탄소년단의 음악과 퍼포먼스는 아랍도 춤추게 했다.방탄소년단은 11일(현지 시간) 오후 7시 30분 리야드의 킹 파드(King Fahd)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이하 리야드 스타디움)에서 월드 스타디움 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 SPEAK YOURSELF)’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리야드 스타디움에서 비아랍권 가수가 단독 공연을 연 것은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리야드 스타디움은 7만석 규모이지만 아날 공연 관람석은 시야 제한석 등을 빼고 3만석 규모로 제한됐다. 이에 따라 이날 공연에선 3만여 명의 아미(ARMY, 방탄소년단 팬클럽명)들이 방탄소년단과 함께 했다.
리야드 스타디움의 무대는 T자형으로 구성됐다. 방탄소년단은 스타디움 투어에서 늘 그래왔듯 약 2시간 40분 동안 T자형의 무대를 뛰어다니며 아미들과 함께 호흡했다. 사우디 공연의 무대 장치나 셋리스트 구성은 앞서 열린 스타디움 투어들과 크게 다르진 않았다. 오프닝 곡인 ‘Dionysus(디오니소스)’에서는 표범 조형물과 고대 신전을 연상하게 하는 무대 장치들이 웅장함을 더했고, 멤버들은 조형물과 의자를 오르내리며 여유롭고도 힘차게 공연을 시작했다. 사우디 콘서트까지 합쳐 올해만 17차례 스타디움 공연을 돈 ‘스타디움 장인’다운 노련함이 돋보였다.
멤버들은 ‘낫 투데이’를 연이어 부른 후 아미들에게 첫 인사를 건넸다. 아랍어와 영어, 한국어를 번갈아가면서 사용하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리더 RM은 리야드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사우디식으로 “알리야드””쑤우디야”라고 발음했다. 진 또한 “알리야드”를 외치며 “Unbelievable(믿을 수 없다)”이라고 했다. 뷔는 아랍어로 “아홉브쿰 아르미(‘사랑해요 아미’ 또는 ‘내사랑 아미’라는 뜻)”라며 아미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공연 후반부, 한쪽 볼에 스마일 표정을 그리고 무대 위에 나타난 뷔에게서 또 한번 팬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제이홉은 공연에서 아랍어로 ‘감사합니다’를 뜻하는 “슈크란”을 자주 말했다.해외 가수 최초로 사우디 스타디움에서 단독 공연을 하는 만큼 멤버들은 첫 인사와 끝 인사에서 모두 감격스러움을 드러냈다. RM은 “여러분이 우리와 몇천 마일이 떨어져있어도 우리에게 사랑과 지지를 준다는 것을 안다”며 감사와 연대감을 나타냈다. 정국은 “아미가 한국에서 사우디까지 올 수 있는 날개를 달아줬다”고 했다.
이날 공연은 ‘BTS팝’으로 불리는 방탄소년단의 음악이 가진 힘을 다시 한 번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사우디는 지금도 거리를 걸을 때 10명에 한 번 꼴로 여성을 마주치면 많이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여성이 눈에 띄지 않는 나라다. 전통시장에서도 여성의 그림자 하나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이날 공연에서는 달랐다. 아랍 여성들은 소리 높여 방탄소년단의 한국어, 영어 가사를 따라 불렀다. 공연 초반 좌석에서 점잖게 무대를 지켜보던 남성들마저 말미에 가선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췄다. 요르단 출신이자 사우디에서 34년 동안 살고있다는 라드완 아따윌(53) 씨는 “이런 광경은 처음 본다. 어메이징하다. 10대들이 더 행복해지고 오픈 마인드가 된 것 같다”며 엄지를 추켜세웠다.이를 가장 잘 느끼게 한 곡은 아이러니하게도 국악 장단이 나오는 ‘IDOL(아이돌)’이었다. 방탄소년단은 ‘아이돌’에 앞서 할시가 피처링한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Dope(쩔어)”Silver Spoon(뱁새)”Fire(불타오르네)’를 합친 타이틀 메들리로 흥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상태였다. ‘지화자 좋다. 얼쑤 좋다”덩기덕 쿵더러러’란 가사가 흘러나오자 방탄소년단을 잘 모르는 남성 관객들도 흥에 겨운 몸짓을 취했다. 아미들이 ‘워어어어 워어어어어어’ 부분을 떼창으로 따라한 것은 물론이다.
솔로 퍼포먼스도 각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제이홉은 ‘Trivia 起: Just Dance(트리비아 기: 저스트 댄스)’로 솔로 무대 첫 주자로 나섰다. 관객들은 제이홉의 이름을 연호했고 제이홉은 댄서들과 함께 무대를 여유롭게 만끽했다.
‘Euporia(유포리아)’에서 정국이 공중 그네를 타고 리야드 스타디움의 천장으로 날아오른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리야드 스타디움은 거대한 우산 모양으로 이뤄진 천장 구조로 유명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천장 아래서 공중 그네를 타고 돌출 무대 주변을 돈 정국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지민은 거대한 글라스돔 안에서 꽃처럼 피어난 모습으로 나타나 몽환적인 ‘Serendipity(세렌디피티)’ 퍼포먼스를 펼쳤다. 7만 석 규모의 종합 경기장인 리야드 스타디움에서도 지민의 춤선은 돋보였다. RM은 ‘Trivia 承: Love(트리비아 승: 러브)’를, 진은 ‘Epiphany(에피파니)’를 직접 피아노를 치며 선보였다.
‘Singularity(싱귤래리티)’ 무대에서 대형 화면에 비친 뷔의 미모는 한껏 들뜬 사우디의 아미들도 잠시 숨죽이게 했다. 한 남성 보안 요원은 대형 화면에 비친 뷔의 얼굴을 보고 취재진에게 저 멤버가 누군지 물어볼 정도였다. 본 무대에 설치된 침대에서 일어난 뷔의 나른한 표정 연기는 더욱 섬세해졌다. 뷔의 미묘한 표정 변화와 미소에 관객들은 큰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슈가가 ‘Trivia 戰: Seesaw(트리비아 전: 시소우)’ 퍼포먼스를 할 땐 무대 화면에 보랏빛으로 물든 도시가 배경으로 나왔다. 보라색은 방탄소년단과 아미에게 있어 특별한 색으로 의미를 더했다.이날은 아미는 물론 방탄소년단에게도 특별한 순간이었다. 멤버들은 앵콜 무대에서 오는 13일이 생일인 지민을 위해 깜짝 생일 노래를 불렀다. 멤버들이 지민에게 “(서프라이즈를 위해) 리허설까지 했다. 소감을 말해달라”고 하자 지민은 “여러분과 만난다는 생각에 내 생일을 까먹고 있었다. 여러분과 멤버들이랑 생일을 같이 보내 더 행복한 하루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파도타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RM이 먼저 응원봉인 아미밤을 위로 올려 들라고 한 후 제이홉과 뷔가 파도타기 시범을 보였다. 그러나 사우디 관객들은 여러 번 일제히 아미밤을 들어올려 파도타기가 뜻대로 되진 않았지만 멤버들은 “이 정도면 괜찮다”라며 웃어보였다.
방탄소년단은 사우디에 다시 오고 싶다는 바람을 거듭 밝혔다. 뷔는 “우리가 이런 공연장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안 믿긴다. 다음에 꼭 여기 오고 싶다. 한국에 행복하게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우리 또 봐요”라고 거듭 말했다. 슈가는 “오늘 처음인데 여러분이 너무 즐겁게 즐겨줘서 깜짝 놀랐다”며 “다시 와도 될까요?”라고 두 번 물어봤다. 지민은 “여러분 덕분에 정말 우리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많다고 크게 느꼈다”고 했다. 진은 아랍어 통역사에 “통역 선생님, 죄송하지만 저희의 감정을 담아서 전달해주시면 안될까요?”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아랍어는 한국어에 비해 톤이 단조로운 언어다. 진은 진심을 듬뿍 담아 “아미 사랑해”라고 외쳤다.
사우디 공연은 방탄소년단의 장기 휴가 이후 첫 공연이었다. 제이홉은 “이 함성, 이 분위기, 정말 그리웠다. 의미있는 이 자리를 만들어줘서 감사하다. 슈크란”이라고 밝혔다. RM은 영어로 끝 인사를 했다. RM은 “우리가 여기서 공연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이 일을 가능하게 해 준 모든 아미들에게 감사하다”며 리야드 스타디움 천장 위에 뜬 꽉 찬 보름달을 가리켰다. RM은 “저 위에 뜬 아름다운 풀문을 보라”며 “우리가 한국에 돌아가도 오늘밤, 우리를 기억해달라. 당신들이 오늘 밤의 별들이자, 우리를 비추는 별이다”라고 했다.
아라비아반도의 심장 리야드까지 뜨겁게 달군 방탄소년단. 이날 공연은 아랍권 국가들의 주요 매체인 알 리야드(Al Riyadh), 알 자지라(Al-jazirah), 오카즈(OKAZ), 알 아라비아(Al-Arabiya)에서도 취재를 올 만큼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방탄소년단은 명불허전 ‘월드 스타’의 에너지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투어는 26, 27, 29일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개최되는 공연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방탄소년단은 이후 12월 6일 미국 맬리포니아 잉글우드 더 포럼에서 열리는 ‘아이하트라디오 징글 볼’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친다.
리야드=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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