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태유나 기자]
드라맥스·MBN 드라마 ‘레벨업’ 첫 회 방송 화면 캡처.

드라맥스·MBN 새 수목드라마 ‘레벨업’은 회생률 100%의 구조조정 전문가와 게임 덕후가 부도난 게임 회사를 살릴 신작 출시를 위해 분투하는 로맨틱 코미디다. 하지만 성훈(안단테 역)과 한보름(신연화 역)의 첫 만남은 꿀처럼 달달하지 않았다.

지난 10일 방송된 ‘레벨업’ 1회는 심각한 분위기의 사무실 안으로 게임회사 조이버스터 대표(류승수 분)가 들어오는 것으로 시작됐다. 대표는 직원들에게 회사가 부도났다고 통보했다. 그는 “회생 불가능이라 판단해 인수절차를 밟는 중이다. 조만간 새로운 경영진이 올 거다. 오늘부터 희망퇴직 받는다”라고 말했다. 직원 신연화(한보름 분)가 “대표님은요? 회사 팔고 도망가면 마음 편하세요?”라고 따졌다. 직원들은 대표를 향해 돌진하는 연화를 말렸고, 대표는 미안함에 고개를 숙였다.조이버스터는 구조조정 전문 기업 유성CRC에게 넘어갔다. 유성CRC 본부장들은 일제히 안단테 본부장(성훈 분)에게 일을 맡기려 했다. 이에 안단테는 “내가 나서면 100% 회생된다. 하지만 내가 맡을 거라고 보느냐”며 단호히 거절했다. 회의실을 나온 안단테는 박 실장(데니안 분)에게 조이버스터에 같이 가자고 제안했다. 박 실장이 의아해 하자 안단테는 “확실히 거절하려면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못박았다.

드라맥스·MBN 드라마 ‘레벨업’ 방송 화면 캡처.

신연화는 취소된 행사 부스 철거를 위해 부산으로 향했다. 서울역으로 가는 지하철 안, 신연화는 기업 주주와 마주쳤다. 주주는 신연화에게 단단히 화가난 듯 어디 가는 거냐고 따지기 시작했다. 신연화는 “불만 있으면 회사랑 통화하세요”라면서 자리를 피했다. 주주는 “꿀 빠네”라며 비꼬았다.기업 주주가 신연화를 찾은 이유는 안단테와 조이버스터 대표의 대화에서 밝혀졌다. 대표는 “우리 회사에서 ‘꿀 빤다’라는 말은 금지어”라며 “예전에 회사 다큐멘터리를 찍은 적이 있다. 과한 연출 욕심으로 여직원에게 꿀 바른 와플을 먹게 했다. 다큐멘터리가 방송된 이후 서서히 매출이 떨어졌다. 주가는 3년 만에 반의 반 토막이 났다. 화가 난 주주들이 여직원을 찾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꿀을 빤다고”라고 말해 안타까움과 웃음을 동시에 자아냈다.

신연화와 안단테의 첫 만남은 부산으로 가는 기차 안이었다. 성훈은 휴가 차 부산으로 향했고, 신연화는 또 다시 주주들이 쫓아올까 불안해하며 마스크까지 착용한 채 기차에 올랐다. 안단테는 박 실장이 바꿔치기한 조이버스터 실사보고서를 발견하고는 “조이버스터?”라고 읊조렸다. 이에 신연화는 옆에 앉은 안단테가 기업 주주라고 확신하고는 두려움에 떨었고,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재빨리 도망쳤다.

신연화와 안단테의 우연한 만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안단테는 1년 전 자신이 회생시킨 아레나 안테터엔먼트의 대표 배야채(강별 분)를 만나 무대 리허설 장소로 향했다. 신연화는 같은 건물에 있는 행사 부스를 철거하기 시작했다. 부스 앞에서 안단테를 발견한 신연화는 너무 놀란 나머지 철거 중 부서진 회사 간판으로 안단테를 밀친 뒤 도망갔다. 안단테는 넘어졌고 어이없어 했다.건물 앞에 서있는 신연화에게 철거 직원 곽한철(차선우 분)이 다가왔다. 곽한철은 신연화에게 부서진 간판을 다시 붙여 건넸다. 간판을 보던 신연화는 갑자기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그는 “망가진 회사 간판을 보니 우리 회사가 망한 게 실감난다”고 했다. 곽한철은 신연화를 위로했다. 이어 곽한철은 묵을 숙소는 정했느냐며 자신의 엄마가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를 제안했다.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한 신연화는 투숙 중인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꽃을 피웠다. 곽한철의 어머니가 건네준 구운 가래떡에 꿀을 한가득 찍어 먹었다. 그때 안단테와 배야채가 들어왔다. 신연화와 눈이 마주친 안단테는 “꿀 빠는 직원?”이라며 그가 조이버스터 직원임을 알아챘다.

드라맥스·MBN 드라마 ‘레벨업’의 데니안(위쪽부터), 차선우, 강별.
‘레벨업’ 첫회는 등장인물을 소개하고 성훈과 한보름의 악몽 같은 첫 만남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꿀 빠는 영상으로 인해 주주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한보름이 꿀을 빨다 성훈과 마주한 장면은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우연한 만남은 하루 동안 세 번이나 일어났다.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이다.

성훈의 말투도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꾸밈없는 모습으로 사랑 받은 성훈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경직된 몸짓과 인위적인 말투가 어색했다. 첫 방송에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성훈이 “대사에 나오는 어미나 단어가 일반적이지 않았다”고 말한 이유가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게임이라는 소재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어떤 케미스트리를 만들어 낼지가 관건이다. 악연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은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차선우와 데니안, 강별은 극에서 어떤 감초 역할을 해낼지 관심을 모은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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