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배우 최병모(왼쪽부터), 예지원, 조동혁, 김정민 감독, 이상엽, 박하선, 정상훈이 4일 오후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에서 열린 채널A 금토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불륜을 조장하거나 미화시키는 드라마는 절대 아닙니다. 보기에도 불편하지 않을 거예요. 그런 부분에 책임감을 느끼고 체크하며 만들고 있습니다.”

4일 오후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에서 열린 채널A 금토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이하 ‘오세연’)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박하선이 이렇게 말했다. 2014년 일본에서 방영된 드라마 ‘메꽃~평일 오후 3시의 연인들~’이 원작인 이 드라마는 금기된 사랑으로 인해 혹독한 아픔을 겪는 어른들의 이야기다. 배우들은 ‘불륜’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소통’에 관한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김정민 감독과 배우 박하선, 이상엽, 예지원, 조동혁, 정상훈, 최병모가 참석했다.김 감독은 “누군가의 남편이기도 하고 아내이기도 한 이들이 각자의 갈등과 번뇌 속에서 성장해가는 드라마”라며 “현실의 부부들에게 지금의 나는, 우리는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지 한 번 쯤 되돌아보게 한다. 장르는 멜로지만 사랑이라는 따뜻한 감성을 가진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이어 김 감독은 “원작에서처럼 갈등과 번뇌, 사랑, 성장, 자기 성찰에 대한 이야기가 느껴질 것”이라며 “배우들에게도 아름다운 사랑을 표현하려고 하기보다 현실의 아내, 남편으로서 진정성 있는 담백한 연기를 부탁했다. 불륜이라는 팩트를 갖고 있지만 인간 본연에 대한, 삶에 대한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배우 박하선이 연기한 손지은 역은 평범한 주부였지만 한 남자가 나타나면서 감정의 변화를 겪는다. /이승현 기자 lsh87@
박하선은 무미건조한 삶을 살고 있는 결혼 5년차 주부 손지은 역을 맡았다. 그는 “평범한 캐릭터에 공감이 많이 갔다.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번 드라마로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그는 “다들 사는 게 그렇지 않나. 외롭기도, 슬프기도 하다”며 “인간에 대한 세밀한 표현에 집중하고 있다. 철저하게 비극으로 끝났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갖고 있다”고 털어놨다다. 또한 박하선은 “작품과 같이 성장하는 느낌이 든다”며 “‘하이킥’ 때는 밝고 젊은 느낌, ‘혼술남녀’ 때는 고뇌와 현실에 찌든 30대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번 드라마로는 결혼한 내 또래들의 평범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하선은 남편인 배우 류수영이 오히려 출연을 응원해줬다고 자랑했다. 그는 “(류수영이) 원작을 보고 재밌다고 추천해줬다. 대박날 것 같다며 쿨하게 반응해줬다”고 했다.
아내가 있지만 불륜에 빠지는 윤정우 역의 배우 이상엽. /이승현 기자 lsh87@

이상엽은 대안학교 생물 교사로, 사랑을 믿지 않는 윤정우 역을 맡았다. 극 중 손지은을 만나며 감정의 큰 변화를 겪게 된다. 그는 “촬영하면서 연기적으로, 감성적으로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촬영을 거듭하며 많이 채워지는 것 같다. 윤정우도 손지은으로 인해 감정이 채워진다”고 말했다.

이상엽은 촬영하며 자신의 부족함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변에 있는 분들에게 질문을 많이 하게 됐다. 내 경험만으로는 한계가 느껴진 것이다. 이야기를 나누며 다른 사람들의 심리, 감정을 배워가고 있다. 그 동안은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과 캐릭터의 감정이 다를 때 많이 힘들었는데 이렇게 사람들과 공감하면서 연기하니 편해지고 좋아졌다”고 털어놨다.그러자 박하선은 “연기든, 외모든 부족함이 전혀 없다”며 “자신이 워낙 열의가 넘쳐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이상엽을 치켜세웠다.

채널A가 아직까지 드라마로 자리를 못 잡는 것에 대해 우려는 없냐고 묻자 이상엽은 “채널의 힘을 빌려 (홍보 차) ‘도시어부’를 가게 됐다”며 “사랑한다. 채널A”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부와 행복한 가정을 가졌지만 가식적 삶에 힘겨워하는 최수아 역의 배우 예지원. /이승현 기자 lsh87@
예지원은 성공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 최수아 역을 맡았다. 젊은 나이에 출판사 대표인 지금의 남편과 결혼해 경제적·심리적 안정을 가지게 됐지만, 무료한 일상에 종종 바람을 핀다. 예지원은 “수아나 지은 등 극 중 인물들이 모두 맑다. 누구에게도 폐 끼치지 않고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거대한 폭풍을 만나게 되는 것”이라며 “수아는 어린 시절 큰 확신을 갖고 결혼했지만 잘못된 선택이었고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갇힌 현실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 같이 아팠다”고 캐릭터에 공감했다.

또한 “어느 날 평일 오후 3시에 나가서 남자들을 만나게 된다. ‘불륜’이라는 장치가 있긴 하지만 사람이 계속 자신을 꽁꽁 싸매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폭발하고 걷잡을 수 없게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며 “드라마에서는 불륜이지만 폭발의 형태가 또 다른 사람에게서는 도둑질 등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다. 우리의 이야기, 30~40대 사랑이야기이면서 수아가 지은, 하윤(조동혁 분)과의 관계 속에서 내면이 폭발하면서 나오는 솔직함이 좋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최수아와 위험한 사랑에 빠지는 도하윤 역의 배우 조동혁. /이승현 기자 lsh87@

조동혁은 슬럼프에 빠진 천재 화가 도하윤으로 분했다. 아내에게 위자료를 주기 위해 ‘후끈한 그림’을 그려달라는 출판사와 계약을 하게 된다. 조동혁은 예지원과 파격적인 키스신도 선보인다.

조동혁은 “예지원 씨 덕분에 어려운 장면도 잘 소화할 수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그는 “사실 배우들끼리 극 중에서 만날 일이 거의 없다. 정상훈 씨는 여기서 처음 봤다”며 “이 드라마 안에 두 개의 드라마가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꼽았다.

배우 정상훈은 박하선과 극 중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이승현 기자 lsh87@

정상훈은 극 중 오지은의 남편이자 구청 사회복지과에서 일하고 있는 진창국을 연기했다. 정상훈은 “아내보다 새를 좋아한다. 지극히 평범한 걸 좋아한다”며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코믹한 연기를 주로 선보였던 정상훈은 “정극도 잘한다. 연극부터 시작해서 기초가 탄탄하다. 먹고 살려고 ‘양꼬치 칭따오’를 외치고 다니긴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우려하는 ‘괴리감’은 연기적 설득이라고 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내의 불륜을 알게되는 이영재 역의 배우 최병모. /이승현 기자 lsh87@

최병모는 아내 최수아의 불륜을 알게 된 이영재 역을 맡았다. 그는 “한 번 읽으니 빠지는 매력이 있는 대본이었다”며 “불륜을 응원할 순 없지만 그로 인해 주변인들이 아파하는 모습이 너무나 담백하게 담겨져 있었다. 적재적소에 들어가 있는 시 구절 같은 대사들도 너무나 아름다웠다”고 밝혔다.

최병모는 “서로가 배려하지 못해서, 이해하지 못해서 갈등이 생긴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보면 재밌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지원도 “소통에 관한 드라마”라며 “드라마를 보고 가족 간 묵혀뒀던 감정을 풀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하선은 “시청률 3%가 넘으면 (드라마센터장이) 포상휴가도 약속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상훈은 “3%가 넘으면 앞으로 웃기지 않겠다. 우울한 남자가 되겠다”고 공약을 걸어 웃음을 자아냈다.

‘오세연’은 오는 5일 오후 11시 처음 방송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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