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새해에 처음 듣는 노래가 그 해를 결정한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연초의 플레이리스트는 많은 사람들에게 좀 더 색다른 의미를 지닌다. 특별해질 자격이 있는 당신의 플레이리스트를 위해 세 뮤지션의 음악을 선곡했다. god의 20주년 기념 앨범, NCT 드림의 ‘사랑한단 뜻이야(Candle Light)’, f(x) 루나의 ‘운다고(Even So)’다.

god ‘THEN&NOW’ 커버. 사진제공=싸이더스HQ

◆ god, ‘THEN&NOW’god의 20주년 기념 앨범 ‘THEN&NOW’는 ‘god스러운’ 인트로로 시작한다. god는 1집부터 내레이션 형식으로 구성된 인트로 트랙으로 앨범을 시작했다. 앨범을 준비하면서 다섯 남자가 가졌던 느낌이나 생각이 담긴 트랙이기 때문에 god의 음악에서 인트로는 보다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20세기를 거쳐 21세기로 온 국민 그룹은 그간의 기적 같은 시간을 짧게 짚으며 스페셜 앨범의 문을 열었다.

더블 타이틀 곡 ‘그 남자를 떠나’부터 god만의 색채는 더욱 짙어진다. god는 데뷔부터 지금까지 줄곧 음악 속에서 ‘착한 남자’를 노래해왔다. ‘서두를 필요 없지 암 그렇지’(관찰), ‘떠난 게 후회될 때 언제라도 나의 품에 돌아와도 돼’(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나를 잊고 살아가 줘’(거짓말) 등이 대표적이다. ‘그 남자를 떠나’ 또한 사랑하는 상대가 훨씬 좋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으니 나쁜 남자를 떠나란 내용이다. ‘어머님께’에서부터 내려온 착한 남자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곡이다.

또 다른 더블 타이틀곡 ’눈을 맞춰‘는 히트곡들의 제목을 활용해 한 편의 이야기로 가사를 구상한 전례 없는 곡이다. 또 멤버들이 각자 프로듀싱한 다섯 곡의 히트곡은 개인의 음악 스타일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도를 들을 수 있어 특별함을 더한다. ‘나는 알아’를 시작하는 손호영의 색다른 랩이 그 예다. 다시 만난 박진영과 god의 만남은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god 음악’의 힘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루나 ‘운다고(Even So)’ 커버. 사진제공=아이리버

◆ 루나, ‘운다고(Even So)’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운다고’는 도입부터 귀를 사로잡는다. ‘운다고 달라질 리 없겠지만’ ‘실컷 울어버리고 싶어요’라는 가사와 그 속내를 부드럽게 감싸는 루나의 보컬이 이루는 시너지 덕분이다. ‘가볍게 넘길 수도 있겠지만’ ‘잠시 내버려 둬요’라며 이어지는 가사는 섬세한 감성으로 ‘힐링’ ‘치유’을 표방하는 여타의 곡과는 다르게 좀 더 깊은 공감을 이룬다.그룹 f(x)의 메인 보컬이었던 루나의 보컬 실력도 유려하게 빛난다. 랩이나 피처링의 도움 없이도 루나는 솔로로서 곡을 풍성하게 채운다. 두 번째 곡 ‘Do You Love Me’에서 싱어송라이터 죠지와 만난 루나는 완성도 있는 알앤비 트랙을 만들어냈다. ‘안녕 이대로 안녕(BYE BYE)’에서는 단조롭지 않게 분위기에 변주를 주면서도 앨범을 통일감 있게 마무리한다.

루나는 장르가 다른 세 곡 모두 작사 및 작곡으로 참여했다. ‘운다고’는 알앤비 팝, ‘Do You Love Me’는 PB 알앤비, ‘안녕 이대로 안녕’은 어쿠스틱 장르다. ‘운다고’가 첫 솔로 앨범 ‘Free Somebody’부터 시작해 다수의 자작곡을 발표해 온 루나가 넓혀갈 음악의 저변에 기대가 모이는 앨범인 이유다.

NCT 드림 ‘사랑한단 뜻이야’ 커버. 사진제공=아이리버
◆ NCT Dream, ‘사랑한단 뜻이야(Candle Light)’

‘사랑한단 뜻이야(Candle Light)’는 NCT 드림의 멤버 마크가 졸업하기 전 ‘7드림’으로서 낸 마지막 곡이다. 2016년 싱글 ‘Chewing Gum’으로 데뷔한 NCT 드림은 당시 런쥔, 지성, 해찬, 재민, 천러, 마크, 제노 등 전원 10대로 구성된 그룹이었다. ‘10대 청소년 연합팀’으로 데뷔한 만큼, 학창 시절의 순수함과 청량함이 물씬 느껴지는 ‘마지막 첫사랑(My First and Last)’ ‘덩크슛(Dunk Shot)’ ‘We Young’ ‘We Go Up’ 등의 곡으로 사랑받아왔다.

맏형인 마크가 올해 성인이 됨에 따라 ‘사랑한단 뜻이야’는 ‘7드림’의 마지막 정거장이 됐다. 그런 만큼 ‘사랑한단 뜻이야’는 ‘함께해 준 모든 날 고맙다는 뜻이야’ ‘널 사랑한단 뜻이야’ 등 추억을 따뜻하게 돌아보는 가사로 노래한다. 마크의 성숙해진 보컬로 벌스가 시작되며, 메인 랩 파트도 마크가 맡았다. NCT 드림을 포함해 NCT 127, NCT U, NCT 2018 등 NCT의 전 팀에 속해 랩과 보컬을 오가며 성장한 마크의 역량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사랑한단 뜻이야’는 이러한 NCT 드림의 성장기를 모르더라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미드 템포의 팝 곡이다.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와 해찬, 천러, 런쥔 특유의 따스한 음색이 포근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불빛을 켜듯 마음 속을 환하게 밝혀 줄 만한 에너지가 가득하다. 겨울 플레이리스트의 핫팩 같은 존재가 되어줄 것이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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