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 오디의 증명
스윙스&기리보이 팀의 오디는 딥플로우&넉살 팀의 김효은과 맞붙었다. 오디는 같은 레이블 VMC 소속인 버기가 만든 ‘HYUNG’ 비트로 랩을 했다. 김효은이 ‘형 성애자’임을 디스하는 랩의 내용과도 어울린 비트 선택이었다. 오디는 그간 VMC 래퍼로서 쌓아온 랩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또 김효은의 레게 머리처럼 생긴 마대자루를 바닥에 쓰는 퍼포먼스로 시선도 단단히 붙들었다. 더콰이엇은 “구성이 정말 좋았다. 효은이 멘탈 괜찮으려나”라고 걱정했고, 김효은은 가사 실수를 하며 비트를 꺼달라고 부탁하고 말았다.
◆ 집안 싸움, EK vs 오르내림
EK는 같은 힙합 에이전시 소속인 오르내림과 맞붙어 흥미진진한 집안 싸움 풍경을 연출했다. EK와 오르내림은 각자의 스타일로 선방했다. 오르내림은 우주비행 크루 소속 코스믹 보이의 비트에 맞춰 “나는 노래해도 형을 이길 것만 같은 기분이야. EK 내 앨범 수익으로 앨범 내요”라고 노래했다. 나플라는 “여러분 모르죠. 얘, 패자부활전 했다”며 거든 후 다같이 “EK”라며 노래를 불러 관객들의 떼창까지 이끌어냈다.
이에 EK는 “이제 랩을 해봅시다”라며 오르내림의 귀여운 이미지 뒤에 가려진 ‘이제원’(오르내림)의 본성을 폭로해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피카츄’(오르내림)과 ‘헐크’(EK) 모두 성공적인 디스로, 각자 프로듀서들로부터 가장 현장 반응이 좋은 디스랩으로 꼽혔다.
◆ 키드밀리의 ‘광역 디스’
쿠기와 붙은 키드밀리의 ‘광역 디스’는 ‘쇼미7’ 디스전의 명장면 중 명장면이었다. 키드밀리는 비트 선정부터 영리했다. 키드밀리가 선택한 비트는 Lil Pump(릴 펌)의 ‘Gucci Gang’(구찌 갱)으로, ‘릴펌 카피캣’이라 불리는 쿠기를 디스했다. 뿐만 아니라 “에이셉, 난 샷아웃 맨날 해”라며 ‘에이셉 밀리’라 불리는 자신의 별명도 스스로 수용했다. 백미는 쿠기의 소속사이자 빌스택스가 설립한 레이블 ‘ATM Seoul’까지 넓힌 디스였다. 키드밀리는 “얘 ATM 안엔 아무것도 (없어)”라며 실제 지폐(Bill) 뭉치를 가져와 쿠기에게 뿌렸다. 승리는 현장에서 115표를 얻은 쿠기에게 돌아갔으나 국내 힙합계의 카피캣 논란을 소환하며 강렬한 잔상을 남겼다.
◆ 악연의 종말일까, 수퍼비 vs 루피
루피는 수퍼비의 크루와 과거에 디스전을 가졌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두 래퍼의 리매치는 방송 전부터 기대를 불러 모았다. 루피는 평소 좋아하던 푸샤 티의 ‘Untouchable’ 비트 위에서 그의 강점인 플로우와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수퍼비도 지지 않았다. 랩 대신 노래를 선택한 수퍼비는 “수퍼비는 2년째 콘서트 수익금 전부 다 기부하는데 / 노래도 해도 나한테 털려”라며 “(내 시계) 아직은 못 사”를 반복했다. ‘노래하는 수퍼비’가 ‘랩 잘하는 루피’와도 경합이 된다는 걸 보여준 이 배틀은 디아크가 “면도 형이 준 것”이라며 루피에게 면도기를 건네며 마무리됐다. 3표 차이로 루피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수퍼비는 “디스의 신 자리를 형에게 넘겨드리겠다”, 루피는 “‘쇼미’를 통해 건강한 경쟁을 할 수 있어 좋았다”며 평화로운 결말을 맞았다.
◆ pH-1 vs 디아크
디스전이 끝난 후, 살아남은 12명 래퍼들의 1:1 대결이 시작됐다. 첫 번째 주자는 pH-1과 디아크였다. 결과론적으로 둘은 각자의 방식으로 강렬했다. ‘쇼미’ 홈페이지에 자신의 랩을 ‘쪼개는 발음과 미친 플로우’로 적었다는 디아크는 이를 입증했다. 15살의 나이에 더콰이엇과 함께 공연을 했음에도 기죽지 않고 “주작더머니, 난 돈 쓴 적 없어. 당당히 왔어”라며 ‘트랩중딩’다운 패기를 보여줬다. 사생활 논란을 떠나 더콰이엇이 가사에 쓴 듯 ‘킹 오브 뉴 스쿨’이 과연 탄생할지 지켜볼 만한 실력이었다.
“‘쇼미’를 지원한 가장 큰 이유로 개인 단독 무대”를 꼽은 pH-1은 동선부터 특수효과까지 꼼꼼하게 확인하며 자신의 매력과 음악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단독 공연까지 10만원으로 버텨온 pH-1은 그가 가장 잘하는 것을 여유롭게 보여주며 2440만원을 획득했고, 디아크를 탈락시켰다. 우원재의 등장도 한몫했다. pH-1과 우원재가 함께한 ‘Hate You’는 13일 정오부터 음원 사이트에서도 들을 수 있다. 그간 ‘쇼미7’의 음원이 각종 음원 차트의 최상위권을 휩쓸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지난 12일 방영된 Mnet ‘쇼미더머니 777’ 방송화면 캡처.
‘쇼미’ 하면 디스전이다. 지난 12일 방송된 Mnet ‘쇼미더머니 777’(이하 ‘쇼미7’)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영리한 디스전이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베팅 시스템 도입으로 영리한 판을 깐 ‘쇼미7’에 걸맞는 치열한 디스의 향연이었다. 그 중에서도 명장면을 꼽아봤다.◆ 오디의 증명
스윙스&기리보이 팀의 오디는 딥플로우&넉살 팀의 김효은과 맞붙었다. 오디는 같은 레이블 VMC 소속인 버기가 만든 ‘HYUNG’ 비트로 랩을 했다. 김효은이 ‘형 성애자’임을 디스하는 랩의 내용과도 어울린 비트 선택이었다. 오디는 그간 VMC 래퍼로서 쌓아온 랩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또 김효은의 레게 머리처럼 생긴 마대자루를 바닥에 쓰는 퍼포먼스로 시선도 단단히 붙들었다. 더콰이엇은 “구성이 정말 좋았다. 효은이 멘탈 괜찮으려나”라고 걱정했고, 김효은은 가사 실수를 하며 비트를 꺼달라고 부탁하고 말았다.
◆ 집안 싸움, EK vs 오르내림
EK는 같은 힙합 에이전시 소속인 오르내림과 맞붙어 흥미진진한 집안 싸움 풍경을 연출했다. EK와 오르내림은 각자의 스타일로 선방했다. 오르내림은 우주비행 크루 소속 코스믹 보이의 비트에 맞춰 “나는 노래해도 형을 이길 것만 같은 기분이야. EK 내 앨범 수익으로 앨범 내요”라고 노래했다. 나플라는 “여러분 모르죠. 얘, 패자부활전 했다”며 거든 후 다같이 “EK”라며 노래를 불러 관객들의 떼창까지 이끌어냈다.
이에 EK는 “이제 랩을 해봅시다”라며 오르내림의 귀여운 이미지 뒤에 가려진 ‘이제원’(오르내림)의 본성을 폭로해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피카츄’(오르내림)과 ‘헐크’(EK) 모두 성공적인 디스로, 각자 프로듀서들로부터 가장 현장 반응이 좋은 디스랩으로 꼽혔다.
◆ 키드밀리의 ‘광역 디스’
쿠기와 붙은 키드밀리의 ‘광역 디스’는 ‘쇼미7’ 디스전의 명장면 중 명장면이었다. 키드밀리는 비트 선정부터 영리했다. 키드밀리가 선택한 비트는 Lil Pump(릴 펌)의 ‘Gucci Gang’(구찌 갱)으로, ‘릴펌 카피캣’이라 불리는 쿠기를 디스했다. 뿐만 아니라 “에이셉, 난 샷아웃 맨날 해”라며 ‘에이셉 밀리’라 불리는 자신의 별명도 스스로 수용했다. 백미는 쿠기의 소속사이자 빌스택스가 설립한 레이블 ‘ATM Seoul’까지 넓힌 디스였다. 키드밀리는 “얘 ATM 안엔 아무것도 (없어)”라며 실제 지폐(Bill) 뭉치를 가져와 쿠기에게 뿌렸다. 승리는 현장에서 115표를 얻은 쿠기에게 돌아갔으나 국내 힙합계의 카피캣 논란을 소환하며 강렬한 잔상을 남겼다.
◆ 악연의 종말일까, 수퍼비 vs 루피
루피는 수퍼비의 크루와 과거에 디스전을 가졌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두 래퍼의 리매치는 방송 전부터 기대를 불러 모았다. 루피는 평소 좋아하던 푸샤 티의 ‘Untouchable’ 비트 위에서 그의 강점인 플로우와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수퍼비도 지지 않았다. 랩 대신 노래를 선택한 수퍼비는 “수퍼비는 2년째 콘서트 수익금 전부 다 기부하는데 / 노래도 해도 나한테 털려”라며 “(내 시계) 아직은 못 사”를 반복했다. ‘노래하는 수퍼비’가 ‘랩 잘하는 루피’와도 경합이 된다는 걸 보여준 이 배틀은 디아크가 “면도 형이 준 것”이라며 루피에게 면도기를 건네며 마무리됐다. 3표 차이로 루피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수퍼비는 “디스의 신 자리를 형에게 넘겨드리겠다”, 루피는 “‘쇼미’를 통해 건강한 경쟁을 할 수 있어 좋았다”며 평화로운 결말을 맞았다.
◆ pH-1 vs 디아크
디스전이 끝난 후, 살아남은 12명 래퍼들의 1:1 대결이 시작됐다. 첫 번째 주자는 pH-1과 디아크였다. 결과론적으로 둘은 각자의 방식으로 강렬했다. ‘쇼미’ 홈페이지에 자신의 랩을 ‘쪼개는 발음과 미친 플로우’로 적었다는 디아크는 이를 입증했다. 15살의 나이에 더콰이엇과 함께 공연을 했음에도 기죽지 않고 “주작더머니, 난 돈 쓴 적 없어. 당당히 왔어”라며 ‘트랩중딩’다운 패기를 보여줬다. 사생활 논란을 떠나 더콰이엇이 가사에 쓴 듯 ‘킹 오브 뉴 스쿨’이 과연 탄생할지 지켜볼 만한 실력이었다.
“‘쇼미’를 지원한 가장 큰 이유로 개인 단독 무대”를 꼽은 pH-1은 동선부터 특수효과까지 꼼꼼하게 확인하며 자신의 매력과 음악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단독 공연까지 10만원으로 버텨온 pH-1은 그가 가장 잘하는 것을 여유롭게 보여주며 2440만원을 획득했고, 디아크를 탈락시켰다. 우원재의 등장도 한몫했다. pH-1과 우원재가 함께한 ‘Hate You’는 13일 정오부터 음원 사이트에서도 들을 수 있다. 그간 ‘쇼미7’의 음원이 각종 음원 차트의 최상위권을 휩쓸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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