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아는 와이프'(극본 양희승, 연출 이상엽)에서 김환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그룹 빅스의 엔(N)은 이렇게 말했다. 연기자로 활동할 때는 본명인 차학연을 쓴다. 아이돌 그룹이 아니라 극 중 인물로 다가가기 위해서다.그가 맡은 김환은 개인주의 성향과 엉뚱한 면이 있는 인물로, 학창시절을 해외에서 보내 자유분방함도 갖고 있다. 직업은 극 중 차주혁(지성), 한지민(서우진)과 같은 은행에서 일하는 은행원이다. 차학연은 김환을 맛깔나게 살리기 위해 뽀글거리는 펌을 하면서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처음에 생각한 건 자연스러운 웨이브였는데, 멋있게 보이고 싶지 않았어요. 빅스의 엔, 실제 저와는 확실히 달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과한 볶음 머리를 하려고 했죠. 논의 끝에 그 중간 지점을 찾았어요. 그렇게 환의 헤어스타일이 탄생했습니다. 실제 저는 그렇게 화려한 색상과 무늬의 옷을 입지 않지만 왠지 환이는 어울릴 것 같아서 넥타이와 신발까지 포인트를 줬습니다.”
오디션을 보고 본격 촬영에 돌입하기까지 약 두 달 동안 그는 캐릭터를 연구하면서 다섯 가지 버전의 김환을 준비해놨다. 그는 “제 안에 있는 환이와 비슷한 구석을 극대화했다”며 “회사 다니는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김환’을 만들어갔다”고 밝혔다.
사실 차학연이란 이름으로 연기를 시작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호텔킹'(2014)과 ‘떴다! 패밀리'(2015), ‘발칙하게 고고'(2015) 등을 시작으로 연기의 맛을 봤다. 지난해 방송된 ‘터널’에서는 강력반 경장 박광호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발칙하게 고고’와 ‘터널’을 통해 연기할 때 부담을 갖고 더 집중하고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표현하지 못하겠구나, 생각했어요. 연기를 하면 할수록 부담이 커지고, 노력하게 돼요. 무대 위의 화려한 빅스 엔이 아니라 현실 어딘가에 있을 법한 인물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는 ‘멋있어 보여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고민했지만, 배우로서 가장 멋있는 건 극 중 인물로 보이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 이후부터는 연기가 훨씬 즐겁다고 털어놨다.
차학연은 “사실 ‘아는 와이프’를 하면서도 부담은 늘 있었어요. 짧은 대사인데 대본을 항상 손에 들고 다니면서 연습했고, A4용지에 대사 하나를 써서 하루 종일 외웠죠. 변 팀장 역의 박원상 선배님께서 ‘한 문장 가지고 왜 그러냐’고 웃으시면서 대사를 맞춰주시기도 했어요.(웃음)”부담은 출연하는 작품이 늘어갈수록 커진다. 처음 출연한 작품은 오히려 부담 없이 했다고 한다. ‘발칙하게 고고’와 ‘터널’을 만나면서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부담으로 이어졌다.
“사실 앞서 출연한 작품에 대해선 여전히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그렇지만 후회는 없어요, 정말 열심히 했거든요. 새벽 4시에 촬영을 마치면 5시에 연기 레슨을 받았고, 다시 6시에 헤어·메이크업을 하고 촬영장으로 돌아갔어요. 그때부터 책임감도 커졌던 것 같아요. 지금은 뭘 준비하고 어떻게 해야 한다는 노하우가 아주 조금은 생겼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죠.”
‘아는 와이프’에서는 주로 은행이라는 갇힌 공간에서 촬영했다. 하지만 지성과 한지민, 장승조 등 주인공들은 물론 손종학·김수진·박원상 등 대선배들과 한공간에서 연기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배운 게 참 많은 드라마”라고 했다.그는 “첫 장면이 누워있는 지성 선배님을 발로 차면서 ‘지금 잘 때냐’고 묻는 건데 정말 떨렸다. 긴장도 되고 여유도 없었는데, 선배님이 그런 내 연기를 자연스럽게 받아주면서 자신의 연기 톤을 바꿔줬다. 정말 감동했다. 시작을 잘 잡아주신 덕분에 용기를 내서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한편으론 상대의 연기에 맞춰서 색깔을 바꾸고, 감독의 지시 사항을 정확히 표현하는 선배 연기자들의 모습이 부럽고, 존경스러웠다.
극중 김환은 할 말은 다 하고, 누구보다 자유로운 인물이었지만 실제 차학연은 쉬는 날은 거의 바깥을 나가지 않고 조용한 성격이다. 그는 “역할을 준비하는 과정은 무겁고 꽉 막혀 있는 기분이다. 대사 하나가 막히면 잠도 못 잔다”면서도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작품이 나오고, 김환이라는 캐릭터가 완성됐을 때 뿌듯하고 설렌다”며 환하게 웃었다.
맡은 인물을 이해하면서 차근차근 만들어가고, 모든 이들이 하나의 작품을 위해 같은 마음으로 뭉쳐서 힘을 내는 것, 그게 차학연이 느낀 ‘연기의 맛’이다.
“마지막 촬영이 다가올 때부터 가슴이 먹먹했어요. 스스로도 ‘많이 빠져 있었구나’ 싶었죠. 이렇게 마음을 깊이 주고받으며 즐거운 현장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애정이 많이 쌓인 환이를 보내는 것도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것 같고요.(웃음)”
촬영을 마쳤지만 아직은 불쑥 환이의 말투, 표정이 튀어나올 때가 있다. 억지로 지우려고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보낼 생각이다.
“저에게는 ‘아는 와이프’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잊을 수가 없어요. 역할에 대한 고민도 컸고, 드라마가 끝났는데 환이의 잔상이 남아있는 것도 신기하죠. 앞으로 더 훈련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다음 작품에서는 좀 더 연기에 깊이가 생기길 바라며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가수 겸 배우 차학연. / 제공=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사실 극 중 인물을 연기를 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은 힘들어요. 그렇지만 촬영장이 좋고, 장면이 모여서 하나의 드라마가 완성됐을 때 뿌듯하고, 그 안에 제가 있다는 게 즐겁습니다.”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아는 와이프'(극본 양희승, 연출 이상엽)에서 김환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그룹 빅스의 엔(N)은 이렇게 말했다. 연기자로 활동할 때는 본명인 차학연을 쓴다. 아이돌 그룹이 아니라 극 중 인물로 다가가기 위해서다.그가 맡은 김환은 개인주의 성향과 엉뚱한 면이 있는 인물로, 학창시절을 해외에서 보내 자유분방함도 갖고 있다. 직업은 극 중 차주혁(지성), 한지민(서우진)과 같은 은행에서 일하는 은행원이다. 차학연은 김환을 맛깔나게 살리기 위해 뽀글거리는 펌을 하면서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처음에 생각한 건 자연스러운 웨이브였는데, 멋있게 보이고 싶지 않았어요. 빅스의 엔, 실제 저와는 확실히 달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과한 볶음 머리를 하려고 했죠. 논의 끝에 그 중간 지점을 찾았어요. 그렇게 환의 헤어스타일이 탄생했습니다. 실제 저는 그렇게 화려한 색상과 무늬의 옷을 입지 않지만 왠지 환이는 어울릴 것 같아서 넥타이와 신발까지 포인트를 줬습니다.”
오디션을 보고 본격 촬영에 돌입하기까지 약 두 달 동안 그는 캐릭터를 연구하면서 다섯 가지 버전의 김환을 준비해놨다. 그는 “제 안에 있는 환이와 비슷한 구석을 극대화했다”며 “회사 다니는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김환’을 만들어갔다”고 밝혔다.
가수 겸 배우 차학연. / 제공=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노력 덕분인지 시청자들은 밉지만 귀여운 김환에게 좋은 반응을 보냈다. 빅스의 엔이라는 걸 모르는 시청자들은 개성 넘치는 신인 연기자가 등장했다고 칭찬했다.사실 차학연이란 이름으로 연기를 시작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호텔킹'(2014)과 ‘떴다! 패밀리'(2015), ‘발칙하게 고고'(2015) 등을 시작으로 연기의 맛을 봤다. 지난해 방송된 ‘터널’에서는 강력반 경장 박광호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발칙하게 고고’와 ‘터널’을 통해 연기할 때 부담을 갖고 더 집중하고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표현하지 못하겠구나, 생각했어요. 연기를 하면 할수록 부담이 커지고, 노력하게 돼요. 무대 위의 화려한 빅스 엔이 아니라 현실 어딘가에 있을 법한 인물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는 ‘멋있어 보여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고민했지만, 배우로서 가장 멋있는 건 극 중 인물로 보이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 이후부터는 연기가 훨씬 즐겁다고 털어놨다.
차학연은 “사실 ‘아는 와이프’를 하면서도 부담은 늘 있었어요. 짧은 대사인데 대본을 항상 손에 들고 다니면서 연습했고, A4용지에 대사 하나를 써서 하루 종일 외웠죠. 변 팀장 역의 박원상 선배님께서 ‘한 문장 가지고 왜 그러냐’고 웃으시면서 대사를 맞춰주시기도 했어요.(웃음)”부담은 출연하는 작품이 늘어갈수록 커진다. 처음 출연한 작품은 오히려 부담 없이 했다고 한다. ‘발칙하게 고고’와 ‘터널’을 만나면서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부담으로 이어졌다.
“사실 앞서 출연한 작품에 대해선 여전히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그렇지만 후회는 없어요, 정말 열심히 했거든요. 새벽 4시에 촬영을 마치면 5시에 연기 레슨을 받았고, 다시 6시에 헤어·메이크업을 하고 촬영장으로 돌아갔어요. 그때부터 책임감도 커졌던 것 같아요. 지금은 뭘 준비하고 어떻게 해야 한다는 노하우가 아주 조금은 생겼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죠.”
‘아는 와이프’에서는 주로 은행이라는 갇힌 공간에서 촬영했다. 하지만 지성과 한지민, 장승조 등 주인공들은 물론 손종학·김수진·박원상 등 대선배들과 한공간에서 연기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배운 게 참 많은 드라마”라고 했다.그는 “첫 장면이 누워있는 지성 선배님을 발로 차면서 ‘지금 잘 때냐’고 묻는 건데 정말 떨렸다. 긴장도 되고 여유도 없었는데, 선배님이 그런 내 연기를 자연스럽게 받아주면서 자신의 연기 톤을 바꿔줬다. 정말 감동했다. 시작을 잘 잡아주신 덕분에 용기를 내서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한편으론 상대의 연기에 맞춰서 색깔을 바꾸고, 감독의 지시 사항을 정확히 표현하는 선배 연기자들의 모습이 부럽고, 존경스러웠다.
가수 겸 배우 차학연. / 제공=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선배들 덕분에 예쁨 받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더 잘해서, 나도 선배님들 같은 배우가 돼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상대 연기자를 배려해줄 수 있도록 말이죠.”극중 김환은 할 말은 다 하고, 누구보다 자유로운 인물이었지만 실제 차학연은 쉬는 날은 거의 바깥을 나가지 않고 조용한 성격이다. 그는 “역할을 준비하는 과정은 무겁고 꽉 막혀 있는 기분이다. 대사 하나가 막히면 잠도 못 잔다”면서도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작품이 나오고, 김환이라는 캐릭터가 완성됐을 때 뿌듯하고 설렌다”며 환하게 웃었다.
맡은 인물을 이해하면서 차근차근 만들어가고, 모든 이들이 하나의 작품을 위해 같은 마음으로 뭉쳐서 힘을 내는 것, 그게 차학연이 느낀 ‘연기의 맛’이다.
“마지막 촬영이 다가올 때부터 가슴이 먹먹했어요. 스스로도 ‘많이 빠져 있었구나’ 싶었죠. 이렇게 마음을 깊이 주고받으며 즐거운 현장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애정이 많이 쌓인 환이를 보내는 것도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것 같고요.(웃음)”
촬영을 마쳤지만 아직은 불쑥 환이의 말투, 표정이 튀어나올 때가 있다. 억지로 지우려고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보낼 생각이다.
“저에게는 ‘아는 와이프’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잊을 수가 없어요. 역할에 대한 고민도 컸고, 드라마가 끝났는데 환이의 잔상이 남아있는 것도 신기하죠. 앞으로 더 훈련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다음 작품에서는 좀 더 연기에 깊이가 생기길 바라며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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