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MBC ‘이리와 안아줘’/사진제공=이매진아시아

MBC ‘이리와 안아줘’가 시청자들을 울리는 감성 대본으로 입소문을 타며 연일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언론 등 인물들의 삶과 이해관계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리와 안아줘'(극본 이아람, 연출 최준배)는 희대의 사이코패스를 아버지로 둔 경찰과 톱스타가 된 피해자의 딸, 서로의 첫사랑인 두 남녀가 세상의 낙인을 피해 살아가던 중 재회하며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주는 감성 로맨스다.‘이리와 안아줘’는 범죄와 가해자에 대한 미화 대신 피해자와 남겨진 가족에게 위로를 전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극중 가해자의 아들인 채도진(장기용)은 개인적인 속죄를 위해 경찰이 됐고, 피해자들을 향한 사죄의 마음을 매회 전달하고 있다.

먼저 방송 첫 회, 경찰대학 면접장에서 도진은 “평소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입니까”라는 교수의 질문에 “살아남은 사람들”이라고 답했다. 이어 지원동기에 대해서도 강력범죄 근절과 생명에 대한 존엄을 지키고 범죄 피해자에 대한 “개인적 속죄를 위해서”라고 담담한 어조로 대답했다.

이는 가해자의 아들로 살아온 지난 세월에 대한 원망 대신 자신 보다 더 힘들었을 피해자에 대한 속죄로 남은 삶을 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이후 매 회차 등장하는 범죄 피해자와 그 가족을 향한 도진의 진심 어린 말들은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였다.1-2회에서 도진은 피해자에 대한 잘못된 소문을 바로잡으며 “피해자분의 명예가 어떤 식으로든 조금이라도 실추된다면, 가족분들한테는 몇 십 배의 고통으로 안 되돌아가겠습니까”라고 말했고, 3-4회에서는 폭행 혐의로 징역을 선고받은 형 윤현무(김상우) 대신 피해자 가족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했다.

7-8회에서는 범죄 피해자와 그 가족을 대하는 도진의 진심이 폭발했다. 도진은 집요하게 한재이(진기주)와 자신을 취재하고자 하는 기자 한지호(윤지혜)에게 “만약이란 가정은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에게 적용될 수 있는 가정이 아닙니다. 돌이킬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르는 순간 그 사람은 더 이상 어떤 동정이나 이해의 대상도 될 수 없습니다”고 일침을 가했다.

뿐만 아니라 ‘이리와 안아줘’에서는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자극적인 이슈를 쫓는 언론으로 인해 2차적 피해를 입고 끝없이 고통받는 모습이 가감 없이 그려졌다.기자들은 이름을 바꾸고 새 인생을 시작하려 애쓰는 도진과 재이를 찾아 끈질기게 취재했고, 결국 재이는 범죄 피해자라는 사실을 아웃팅 당했다. 그런가 하면 박희영(김서형)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은 연쇄살인범 윤희재(허준호)와 손을 잡고 자서전을 발간해 피해자들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자신의 이익을 취했다.

이로 인해 9-10회에서는 희재에게 희생당한 피해자 유가족들이 도진의 대통령상 수상을 반대하는 모습이 그려졌고, 도진은 이들의 계란 세례를 온몸으로 받아내면서도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되뇌어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이리와 안아줘’는 끝없는 피해로 아파하는 피해자와 유가족은 물론, 진심으로 사죄하고 있는 가해자 가족의 이야기도 함께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이렇게 공감대가 형성된 두 주인공 남녀의 사연은 가슴 절절한 감정으로 시청자들에게 전달돼 감동을 자아낸다.

‘이리와 안아줘’는 오는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방송으로 인해 결방되고, 14일 오후 10시 15-16회가 방송된다.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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