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사진=SBS ‘키스 먼저 할까요’ 방송 캡쳐

배우 감우성의 멜로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SBS 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가 월화극 2위로 아쉽게 마무리됐다. 드라마 시작 전부터 ‘믿고 보는 배우’라고 불리는 감우성과 김선아의 조합, 탄탄한 연출력과 필력을 자랑하는 손정현 PD와 배유미 작가의 의기투합이라 기대가 컸기에 결과는 더욱 아쉽다.

24일 방송된 ‘키스 먼저 할까요’ 마지막회는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손무한(감우성)의 죽음 대신 안순진(김선아)과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으로 끝이 났다.손무한은 마지막일 수도 있는 50번째 생일을 맞았다. 내심 안순진이 축하를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무심하게 넘어가자 서운해했다. 결국 손무한은 출근해서 근무 중인 안순진에게 ‘나 오늘 생일이에요. 남은 하루는 무조건 같이 보내요’라고 문자를 보내며 솔직하게 마음을 드러냈다.

그런 가운데 아랫층에 사는 401호 여자가 자신의 고양이를 찾겠다고 무턱대고 손무한의 집에 들이닥쳤다. 이웃과 분란을 일으키기 싫어하는 손무한은 정신없는 401호 여자에게 잘못된 행동에 대해 사과를 하라고 요구했다. 그동안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그에게 큰 변화가 생긴 것이다.

저녁이 돼서야 만난 손무한과 안순진은 여느 날과 다름없이 일상을 공유했다. 손무한은 시시콜콜한 것들을 털어놓았고, 안순진은 정성스럽게 들어줬다. 그러면서 장바구니에 숨겨놓았던 생일 선물을 내놓았다. 손무한은 “유난떨지 말라고 당근이랑 양파 속에 넣어놨느냐”며 감동했다.그날 밤, 안순진은 손무한의 친구들과 회사 직원들을 초대해 깜짝 생일 파티를 열었다. 손무한은 그동안 겪어본 적 없는 파티에 깜짝 놀랐지만 즐기며 하나 하나 눈에 담았다. 그러면서 친구 황인우(김성수)에게 “요란한 하루였다. 이제야 난 어떻게 살지를 알았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손님들을 보내고 단 둘만 남게 된 손무한과 안순진은 사랑을 나눴다. 이튿날 아침에 일어난 안순진은 손무한에게 “굿모닝”이라고 인사를 했다. 하지만 그는 죽은 듯이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안순진은 눈물을 흘리며 “일어나”라고 말했고, 이내 그는 눈을 뜨며 “굿모닝”이라고 답했다. 그제서야 안도한 안순진은 손무한 덕분에 또 한 번의 평범한 하루에 감사함을 표했다.

‘키스 먼저 할까요’는 손무한과 안순진의 깊은 중년 로맨스도 담고 있지만 평범한 일상의 중요함, 사람과 사람 간의 소소한 인연과 정도 담았다. 특히 배 작가는 가족과 직장, 이웃, 친구 등 다양한 인간 관계를 담으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이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줬다.하지만 32부작으로 기획됐던 드라마가 40부작으로 연장되면서 길을 잃고 말았다. 극 초반 파격적인 소재와 대사로 웃음을 줬던 것과는 달리, 존엄사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와 두 주인공이 과거에 원수였던 사실이 갑자기 드러나면서 웃음기가 빠진 것이다. 게다가 KBS2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이 시작되면서 월화극 1위를 놓치고 말았다. 감우성과 김선아의 현실감 있는 연기로 기존 시청자를 붙잡긴 했지만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결국 일부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리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키스 먼저 할까요’는 매회 공감과 위로를 주는 대사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키스 먼저 할까요’ 후속으로는 장혁, 정려원, 이준호 주연의 ‘기름진 멜로’가 오는 5월7일 오후 10시에 처음 방송된다.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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