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영화 ‘쥬만지: 새로운 세계’ 스틸컷

다시 울리는 북소리가 내재된 모험심은 물론 추억, 재미, 의미까지 깨운다. 순식간에 펼쳐지는 광활한 정글과 야생동물들의 모습은 몰입을 돕는다. 상상력은 풍부해졌고 2017년을 사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도 명확하다. 22년 만에 돌아온 ‘쥬만지’의 새로운 시리즈 ‘쥬만지: 새로운 세계(이하 쥬만지2)’다.

‘쥬만지2’는 학교 창고를 청소하던 네 명의 학생이 낡은 쥬만지 비디오 게임을 발견하고 게임 버튼을 누르는 순간, 화면 속에 빨려 들어가면서 펼쳐지는 정글 어드벤처다.1996년 개봉했던 ‘쥬만지’가 현실과 정글의 경계를 허물며 압도적인 시각 효과를 선사했던 것과 달리 ‘쥬만지2’에서는 비교적 경계가 명확하다. 현실 속 인물들이 게임 속으로 들어가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기 위해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이 빠른 속도로 전개된다.

게임 안에선 각각 장점과 단점을 가진 캐릭터로 변신한다는 설정이 재미 포인트다. 범생이 스펜서(알렉스 울프)는 거대한 몸집의 고고학자 닥터 브레이브 스톤(드웨인 존슨)으로, 그와 절친이었지만 어느 순간 숙제 도구로 이용하고 있는 프리지(서더라이스 블레인)는 저질 체력의 동물학 전문가 무스 핀바(케빈 하트)가 돼 극과 극의 경험을 한다.

또 SNS중독 퀸카 베서니(매디슨 아이스먼)는 배 나온 중년의 지도 연구학 교수 셸리 오베론(잭 블랙)이 되고, 운동신경 제로의 마사(모건 터너)는 정글에서도 탱크톱을 입는 슈퍼 여전사 루비 라운드하우스(카렌 길런)로 변신한다.주어진 세 개의 목숨이 다하기 전에 악당 반 펠트(바비 카나베일)로부터 보석을 빼앗아 쥬만지를 구해야 하는 미션을 받은 이들은 먼저 도착해있던 알렉스(닉 조나스)를 만나 힘을 합친다.



정글에서 점점 어려워지는 미션을 수행해나가는 모습도 재밌지만,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향연은 관객들을 쉴 새 없이 웃긴다. 강점인 ‘뜨거운 눈빛’을 남발하는 브레이브 스톤이나 뜻밖의 공격력으로 적을 소탕하는 루비 라운드하우스에 웃음이 새어나온다.특히 핫한 고교생에서 배 나온 아저씨가 된 베서니 역의 잭 블랙은 명불허전 코믹 연기로 폭소를 유발한다. 소변을 보며 신기해하는 모습이나 뒤뚱거리는 몸짓으로 남자를 유혹하는 방법을 전수하는 모습이 압도적이다.

현실과 전혀 다른 외모로 변하면서 이들은 객관적으로 자기 자신과 상대방을 바라보게 된다. 거구의 풋볼 유망주 프리지가 아담하고 어설픈 캐릭터 속에 들어가면서 불평을 늘어놓지만, 이내 스펜서를 무시했던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것.

쥬만지 게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과정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모험기는 충분히 예측이 가능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쥬만지2’는 모험 자체보다 모험을 통해 변화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냈기에 울림이 있다. 2018년 1월 3일 개봉. 12세 관람가.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