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뮤지컬 ‘팬레터’에 출연하는 배우 손승원 / 사진제공=(주)라이브

“극중 세훈이 해진 선생님을 두고 ‘봄 같다’고 해요. ‘팬레터’도 봄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깨어나고 성장하거든요.”

배우 문성일이 24일 오후 서울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팬레터'(연출 김태형)의 기자 간담회에서 작품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봄’이라고 설명했다.1930년대 문인들의 삶을 다룬 ‘팬레터’는 소설가 해진과 작가 지망생 세훈, 여류작가 히카루를 비롯해 문인들의 모임 7인회의 이야기다. 2015년 우수 창작 작품 발굴 지원 사업인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되며 쇼케이스를 열었고, 지난해 초연을 올렸다.

작가 한재은이 완성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연출가 김태형, 작곡가 박현숙, 음악감독 김길려, 안무감독 신선호 등이 힘을 보태 ‘2016년 관객들이 뽑은 올해의 뮤지컬 1위’를 거머쥐었다. 지난 10일 개막한 재연 역시 전 예매처에서 ‘공연 통합 예매 1위’를 기록했다. 김태형 연출은 “다시 공연할 수 있었던 건 모두 관객들 덕분이다. 관심과 질책을 통해 성장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번 공연에는 각각 쇼케이스와 초연에 참여한 손승원, 문성일을 필두로 문태유가 새로운 얼굴로 합류했다. 세 사람은 세훈 역을 맡아 작품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해진은 김종구, 김수용이 번갈아 무대에 오르며 히카루는 소정화·김히어라·조지승이 연기한다.
뮤지컬 ‘팬레터’의 공연 장면, 배우 문성일(중앙) / 사진제공=(주)라이브

배우들은 약 75분간 주요 장면을 시연했다. 시대 상황을 고스란히 담아낸 섬세한 무대 배경이 돋보였고 배우들의 열연과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음악이 해진과 세훈, 히카루를 둘러싼 복잡한 감정을 살렸다.

김 연출은 “7인회에 속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선명하게 만들어 작품의 이해를 높였고, 안무와 넘버(뮤지컬 삽입곡)도 시대 상황에서 고뇌하는 문인을 돋보이도록 했다”고 밝혔다. 손승원은 “쇼케이스 때와 많이 달라져서 마치 처음 하는 공연 같은 느낌이다. 그때 세훈을 단단하고 강하게 그렸다면 이번엔 유약한 면을 살렸다”고 말했다.‘팬레터’ 측은 네이버TV를 통해 생중계한 프레스콜에서 1막의 첫 번째 곡과 마지막 장면을 모두 공개했다. 줄거리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장면과 넘버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김수용은 “‘다시 보고 싶은 공연 1위’는 쉽게 얻을 수 없는 성과”라며 “배우로서 사명감을 갖게 하고, 그만큼 열심히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뮤지컬 ‘펜레터’ 공연 장면 / 사진제공=(주)라이브
제작진과 배우들은 ‘팬레터’의 개발 단계부터 함께한 만큼 작품에 애정이 넘쳤다. 문태유는 “이 작품은 ‘사랑’이다. 여러 사랑이 모여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손승원은 “‘팬레터’를 하면서 어렸을 때 기억이 떠올랐다. 사춘기 같은 작품”이라며 웃었다. 다른 배우들도 저마다 ‘열정’ ‘간절함’ 등으로 ‘팬레터’를 표현했다.

김태형 연출은 “문학을 통해 성장하는 세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세훈이 독자에서 작가로, 소년에서 성인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라며 “관심과 사랑, 질책을 통해 관객들이 좋아하는 공연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내년 2월 4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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