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사진=SBS ‘엽기적인 그녀’ ‘대박’ ‘수상한 파트너’ 포스터

최근 SBS 드라마국의 스타PD로 불리던 진혁 PD와 박신우 PD가 퇴사했다. ‘푸른 바다의 전설’ ‘닥터 이방인’ ‘주군의 태양’ ‘질투의 화신’ ‘엔젤아이즈’ 등 시청률을 견인했던 작품들을 만들었던 이들의 퇴사 소식에 방송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BS 드라마국을 이끌 새로운 기대주 PD는 누가 있을까.

◆ 오진석, SBS의 新시청률 흥행 PD흥행의 시작은 ‘용팔이’였다. 김태희, 주원 주연의 ‘용팔이’가 방영된 2015년은 드라마 시청률이 급감하던 시기였다. 잘해야 7%에 불과했다. 10%가 마의 고비일 정도였다. 이런 때에 ‘용팔이’는 최고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오 PD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

앞서 ‘모던파머’를 연출했던 그는 ‘B급 코미디’로 관심을 받았다. 강아지가 사람의 가슴을 물어뜯는다든지, 삼보일배를 통해 화해를 하고 아름다운 외모의 최연소 여자 이장이 거침없이 망가지는 등 시트콤 못지않게 코믹한 드라마를 완성시켰다.

오 PD의 ‘B급 코미디’ 정서는 최근 종영한 ‘엽기적인 그녀’에서도 빛을 발했다. 매운 닭발, 불꽃놀이, 침대, 가야금으로 연주하는 캐논 연주곡 등 정통사극에서 완전히 벗어나 퓨전 사극을 만든 것. ‘엽기적인 그녀’는 ‘용팔이’처럼 폭발적인 반응은 아니었지만 시청률 9~10%대를 유지하며 동시간대 1~2위를 오갔다.그는 박해진 주연의 드라마 ‘사자(四子)’를 준비 중이다. 한류스타로 손꼽히는 이들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던 그가 어떤 연출로 또 한 번 존재감을 과시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남건, 입봉작 ‘대박’처럼 대박행진 이어갈까

남건 PD의 입봉작은 지난해 방영됐던 장근석, 여진구 주연의 ‘대박’이다. 첫 연출작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당시 방송되던 KBS2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와 MBC ‘몬스터’를 제치고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남 PD는 다소 처질 수도 있는 사극에 강약 조절을 하며 카리스마와 유쾌함을 동시에 살렸다. 특히 디테일한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 뱀을 뜯어먹는 장면이나 흙에 사람이 묻히는 등 열악한 장면들을 실감나게 그려냈고 이를 연기한 장근석은 연기자로서 다시 한 번 인정을 받는 계기가 됐다.

남 PD는 차기작으로 하명희 작가의 신작 ‘사랑의 온도’를 선택했다. 이 작품에 대한 기대는 남다르다. ‘닥터스’ ‘상류사회’ ‘따뜻한 말 한마디’ 등 흥행작을 쓴 하명희 작가와 ‘또 오해영’과 ‘낭만닥터 김사부’로 대세 반열에 오른 서현진,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양세종이 출연하기 때문이다.

사극 이후 첫 현대극 연출을 맡는 남 PD가 ‘사랑의 온도’를 통해 어떤 연출을 보여줄지, 또 한 번 ‘대박’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박선호, 떠오르는 新 로코 연출

‘푸른 바다의 전설’ ‘대박’ 등 B팀 연출로 활약했던 박선호 PD는 지난달 13일 종영한 ‘수상한 파트너’로 입봉했다. ‘수상한 파트너’는 로맨틱코미디와 스릴러의 두 가지 장르가 혼합된 작품이다.

박선호 PD는 자신의 첫 연출작인 만큼 남다른 애정을 쏟았다. 적재적소에 어울리는 음악과 세련된 영상미는 극의 달달한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이 가운데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던 지창욱과 남지현의 ‘무음 키스’ 장면은 박선호 PD의 도전정신과 신선함을 보여줬다.‘무음 키스’ 장면은 배우들까지도 방송 사고인 줄 알 정도였다. 배경음악은 물론 모든 소리가 무음처리 된 것. 이는 두 사람의 관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다. 대개 음악으로 배우들의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게 일반적이지만 박 PD는 이를 역이용해 모든 소리를 제거하고 감정의 몰입도를 높였다.

한 방송 관계자는 “최근 PD들의 이적이 활발한 만큼 각 방송사들의 인재양성이 시급한 때”라며 “SBS는 그동안 참신한 연출력을 자랑한 작품이 많아 떠오르는 PD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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