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혁오 / 사진제공=두루두루amc

“혁오의 스물다섯 살을 한 문장으로 이야기하자면… 나는 이제 어떻게 하지?”

밴드 혁오가 2년 2개월 만에 첫 번째 정규 음반을 내놓는다. 타이틀은 ‘23’. 지난 2014년 데뷔부터 발표해온 EP 음반 ‘20’, ‘22’를 잇는 것으로 오혁은 “음반을 내기 전 곡 작업을 한 시기를 음반 타이틀로 지정한다. ‘23’도 마찬가지다. 또 아직 저희가 만 나이로 스물셋이기 때문에 굳이 제목을 바꾸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음반 발매에 앞선 24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디뮤지엄에서 열린 혁오의 ‘23’ 음악감상회에서는 이번 신보의 전곡을 들어볼 수 있었다. 더블 타이틀곡 ‘톰보이(TOMBOY)’와 ‘가죽자켓’을 비롯해 ‘버닝 유쓰(Burning youth)’, ‘도쿄 인(Tokyo Inn)’, ‘완리(Wanli万里)’, ‘다이 얼론(Die Alone)’, ‘폴(Paul)’까지, 혁오의 색깔로 꽉 찼다. 혁오의 음악을 나타내는 ‘염세적’, ‘자조적’인 분위기가 더욱 짙어졌다.

혁오 ’23’ / 사진제공=두루두루amc

청춘을 향한 송가, 혁오의 ‘23’을 소개하는 말이다. 혁오가 생각하는 청춘은 무엇일까.“청춘에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본다. 청춘 그 자체로 찬란하고 빛나는 것과, 반대로 빛나지만 흘러가는 존재기 때문에 방황하는 것” 혁오의 보컬이자 곡 작업을 도맡는 오혁은 “전작들에서 제가 견지하려던 태도는 불안하고 우울한 이야기를 노래하지만 티내지 말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것을 까먹었다. 덕분에 분노도 많이 담겼고 사운드로도 표출이 됐다”며 웃어 보였다. 또 “메시지는 전하되 결론을 내리지 말자는 것이 제가 음악을 만들 때 의도하는 바인데, 지금은 저도 결말을 모르겠더라. 음반의 전곡이 타이틀인 ‘23’과 맞다. 가사들이 상황을 나열할 뿐 결론을 짓지 않았다“고 털어 놓았다. 그래서일까. 이번 음반에는 오혁의 실제 경험이 녹아든 곡도 있고(9번 트랙 ‘지정석’, 10번 트랙 ‘사이먼(Simon)’), 대놓고 ‘세상 모두가 망하기 바라는 마음’을 담은 곡(1번 트랙 ‘버닝 유스(Burning Youth)’)도 있다.

동시에 대중성에 대한 고민도 있다. 혁오는 지난 2014년 첫 EP 음반 ’20’을 내놓았다. 그 이듬해 MBC ‘무한도전’ 가요제 특집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고, 소위 ‘대세’ 뮤지션이 됐다. 이에 대해서는 “당연히 부담이 됐다”면서도 “상업적인 성공이 제가 느끼는 불안감의 원인은 아니다. 대중성에 대해서는 고민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최근 오혁이 피처링에 참여해 음원차트 1위를 휩쓴 아이유의 ‘사랑이 잘’에 대해서는 “아이유를 이기고 싶다”는 귀여운 바람을 덧붙이기도.

고민이 깊어진 만큼 트랙마다 완성도 높은 음악이 만들어진 것만은 분명하다. 혁오는 이번 음반 작업 중 최고의 사운드를 찾고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미국, 독일, 몽골 등으로 건너가 음악과 뮤직비디오 작업을 하는 등 2년 가량 심혈을 기울였다. 뮤직비디오 역시 신경 썼다. 더블타이틀곡 ‘톰보이’와 ‘가죽 자켓’은 물론 수록곡 ‘완리’까지 뮤직비디오를 만든 것. ‘톰보이’가 곡의 잔잔한 분위기와 어울리는 흑백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면, ‘가죽 자켓’은 할리우드 청춘 영화를 연상케 하는 파격적인 스토리와 감각적인 영상미를 자랑한다. 또 만리는 몽골 올로케이션으로 촬영돼 광활한 초원 위로 펼쳐지는 혁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2년 동안 진짜 열심히 만든 음반입니다. 그래서 떨리고 긴장도 돼요. 앞으로 좋은 음악, 좋은 공연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잘부탁드립니다.”

혁오의 정규 1집 전곡 음원은 이날 오후 6시 공개되며, 이에 앞서 Mnet ‘엠넷 프레즌트’를 통해 팬들을 만난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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