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보통 ‘범죄오락’ 장르로 분류되는 영화는 범죄를 소재로 하면서도 오락을 전체적 분위기로 삼는다. 이를 위해선 통쾌한 전개가 기본이고 배우들의 케미가 더해진다. 맛깔나는 대사는 덤이다. 영화 ‘원라인’ 역시 범죄오락영화다. 통쾌하기도 하고 배우들의 케미도 예술이다. “사이즈를 보니~” “이게 내 좝(job)이야” “이게 중요한 표현이야” 등 벌써부터 입에 착착 감기는 대사들이 2017년을 강타할 유행어가 될 준비도 마쳤다. 하지만 ‘원라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극은 ‘작업 대출’을 소재로 한다. 구권에서 신권으로 바뀌던 지난 2005~6년에 대한민국을 흔들었던 범죄 방식이다. 사기꾼들은 은행 대출이 불가한 사람들의 직업과 신용등급, 신분 등을 조작해 대출을 받게 만들고 수수료를 챙긴다. 극 중 장 과장은 이를 두고 “시민들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사기꾼들 덕분에 대출을 받게 돼 새 시작을 앞둔 사람들의 미소는 돈과 대출 시스템이 가진 아이러니함을 보여준다.
장 과장의 눈에 들어 사기 팀에 합류한 민재는 모범적인 외모와 사람의 마음을 두드리는 인간적 매력으로 작업 대출 업계의 샛별로 떠오른다. 그가 대학교 재학생이라는 점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사회에 나오기도 전 대출 문제에 허덕이는 청춘의 모습은 현실과도 다르지 않다.
이후 각자의 이익을 챙기고자 ‘팀’은 와해되고, 업계에서 민 대리로 활동하게 된 민재는 새로운 작업 대출 사무실을 차린다. 장 과장이 절대 손대지 말라고 했던 3D대출(전세대출·보험대출-차량담보대출)에도 가담한다. “처음엔 딱 1억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외제차 한 대 사고 나면 끝이더라. 그 다음엔 10억, 그 다음엔 100억.” 끝없는 인간의 욕망을 대변하는 이 대사는 공감 가기에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장 과장이 은행을 상대로 사기를 친다면, 박 실장(박병은)은 은행을 등에 업고 시민들을 사지로 몰아넣는다. 덕분에 대한민국 GDP(국내총생산) 순위가 상승했다며 나라는 떠들썩하지만, 가진 돈을 모두 잃고 빈털터리가 된 이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 과정에서 민재는 멈춘다. 멈추고 생각한다. 100억보다 더 큰 1000억을 위해 달릴 것인지, 무한대의 욕심을 깨닫고 뒤를 돌아볼 것인지. 결국 행해지는 장 과장과 민 대리를 필두로 한 원라인 팀의 마지막 작업은 통쾌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을 지그시 누른다.
그간 소비됐던 이미지와는 다른 변신을 시도한 진구·임시완의 매력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안경 뒤에 야망의 눈빛을 숨기고 관객과 밀당을 시도하는 박병은의 진면모도 확인할 수 있다. 팀의 트러블 메이커 송 차장 역의 이동휘 역시 특색 있는 찌질함으로 무장했다. 극에 긴장감을 주기도, 풀기도 하는 활약이 돋보인다. 캐릭터에 동화된 자연스러운 연기의 김선영 역시 신스틸러로서 활약을 톡톡히 해낸다.
극의 전반을 이끄는 주역들 외에도 임시완과 의외의 브로맨스를 싹틔운 박종환이나 임시완의 오른팔·왼팔이 돼주는 왕지원·박유환까지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열연이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소수의 강자와 다수의 약자, 이들 사이에서 돈놀이를 펼치는 사기꾼들. 하지만 해답은 없다. 때문에 더욱 먹먹하다. ‘원라인’은 해답 대신 질문을 던진다.
오는 29일 개봉. 15세 관람가.
영화 ‘원라인’ 스틸컷 / 사진제공=NEW
통쾌한데 찝찝하고, 웃긴데 먹먹하다. 평범했던 대학생 민재(임시완)가 사기꾼 장 과장(진구)을 만나 은행 돈을 빼내는 신종 범죄 사기단에 합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원라인’ 얘기다. 임팩트가 다소 약한 제목과 뻔한 듯한 줄거리에 속지 말길. 사이즈를 보니 이 영화, 예사 범죄오락영화가 아니다.보통 ‘범죄오락’ 장르로 분류되는 영화는 범죄를 소재로 하면서도 오락을 전체적 분위기로 삼는다. 이를 위해선 통쾌한 전개가 기본이고 배우들의 케미가 더해진다. 맛깔나는 대사는 덤이다. 영화 ‘원라인’ 역시 범죄오락영화다. 통쾌하기도 하고 배우들의 케미도 예술이다. “사이즈를 보니~” “이게 내 좝(job)이야” “이게 중요한 표현이야” 등 벌써부터 입에 착착 감기는 대사들이 2017년을 강타할 유행어가 될 준비도 마쳤다. 하지만 ‘원라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극은 ‘작업 대출’을 소재로 한다. 구권에서 신권으로 바뀌던 지난 2005~6년에 대한민국을 흔들었던 범죄 방식이다. 사기꾼들은 은행 대출이 불가한 사람들의 직업과 신용등급, 신분 등을 조작해 대출을 받게 만들고 수수료를 챙긴다. 극 중 장 과장은 이를 두고 “시민들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사기꾼들 덕분에 대출을 받게 돼 새 시작을 앞둔 사람들의 미소는 돈과 대출 시스템이 가진 아이러니함을 보여준다.
장 과장의 눈에 들어 사기 팀에 합류한 민재는 모범적인 외모와 사람의 마음을 두드리는 인간적 매력으로 작업 대출 업계의 샛별로 떠오른다. 그가 대학교 재학생이라는 점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사회에 나오기도 전 대출 문제에 허덕이는 청춘의 모습은 현실과도 다르지 않다.
이후 각자의 이익을 챙기고자 ‘팀’은 와해되고, 업계에서 민 대리로 활동하게 된 민재는 새로운 작업 대출 사무실을 차린다. 장 과장이 절대 손대지 말라고 했던 3D대출(전세대출·보험대출-차량담보대출)에도 가담한다. “처음엔 딱 1억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외제차 한 대 사고 나면 끝이더라. 그 다음엔 10억, 그 다음엔 100억.” 끝없는 인간의 욕망을 대변하는 이 대사는 공감 가기에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장 과장이 은행을 상대로 사기를 친다면, 박 실장(박병은)은 은행을 등에 업고 시민들을 사지로 몰아넣는다. 덕분에 대한민국 GDP(국내총생산) 순위가 상승했다며 나라는 떠들썩하지만, 가진 돈을 모두 잃고 빈털터리가 된 이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 과정에서 민재는 멈춘다. 멈추고 생각한다. 100억보다 더 큰 1000억을 위해 달릴 것인지, 무한대의 욕심을 깨닫고 뒤를 돌아볼 것인지. 결국 행해지는 장 과장과 민 대리를 필두로 한 원라인 팀의 마지막 작업은 통쾌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을 지그시 누른다.
영화 ‘원라인’ 스틸컷 / 사진제공=NEW
극은 인물들의 전사나 갈등 등을 스피드하고 촘촘하게 그려낸다. 이는 때에 따라 유쾌하게도, 감성적이게도 작용한다. 이러한 극의 매력을 더욱 배가하는 건 어느 하나 소외되지 않고 존재감을 발휘하는 캐릭터들의 향연이다.그간 소비됐던 이미지와는 다른 변신을 시도한 진구·임시완의 매력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안경 뒤에 야망의 눈빛을 숨기고 관객과 밀당을 시도하는 박병은의 진면모도 확인할 수 있다. 팀의 트러블 메이커 송 차장 역의 이동휘 역시 특색 있는 찌질함으로 무장했다. 극에 긴장감을 주기도, 풀기도 하는 활약이 돋보인다. 캐릭터에 동화된 자연스러운 연기의 김선영 역시 신스틸러로서 활약을 톡톡히 해낸다.
극의 전반을 이끄는 주역들 외에도 임시완과 의외의 브로맨스를 싹틔운 박종환이나 임시완의 오른팔·왼팔이 돼주는 왕지원·박유환까지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열연이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소수의 강자와 다수의 약자, 이들 사이에서 돈놀이를 펼치는 사기꾼들. 하지만 해답은 없다. 때문에 더욱 먹먹하다. ‘원라인’은 해답 대신 질문을 던진다.
오는 29일 개봉. 15세 관람가.
영화 ‘원라인’ 포스터 / 사진제공=NEW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