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배우 강예원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폭탄 머리에 후줄근한 옷차림 그리고 온몸을 내던진 코믹연기까지.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감독 김덕수)에서 장영실 역을 맡은 강예원은 그야말로 거침없이 망가졌다. 여배우로서 예쁘게 보이기보다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망가짐을 택한 그녀. ‘예쁜 여배우’라는 수식어보다는 ‘멋진 배우’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리는 강예원을 마주했다.

10. 영화를 통해 본격적인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촬영하면서 웃음도 많이 터졌을 것 같은데?
강예원: 연기를 할 때는 코미디를 하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그 상황에 몰입해서 항상 진지하게 연기하려고 했기 때문에 그렇게 웃음이 터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코믹하게 연기하려고 신경 쓰면 엇나갈 것 같았다.10. 강아지 흉내를 내며 다른 강아지들과 교감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연기할 때는 꽤 고생했을 것 같은데?
강예원: 그 장면을 찍을 때 너무 외롭고 힘들었다. 잘못하면 진짜 손발이 오그라들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스토리를 만들기도 했다. 감독님은 아무 지시도 안 하고 뭐든 하라고 하시는데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옆에서 지켜보던 채아의 말로는 ‘눈물 날 정도였다’더라. 그 장면을 찍고 나서는 ‘잘 못 나오면 편집해달라’고 부탁까지 했었다.

10. 영화에서 폭탄 머리를 하고 망가진 모습으로 나오는데 여배우로서 예뻐 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 같다.
강예원: 화면에 예쁘게 나오면 기분은 좋다. 그런데 그걸 신경 쓰면 다른 걸 많이 잃게 된다. 나는 연기를 할 때 최대한 그 상황에 몰입하려고 하는데 ‘예쁘게 보여야 한다’는 생각까지 하면 연기 자체가 안 될 것 같다. 그리고 그런 강박을 어느 정도 내려놓는 게 여배우로 살기에도 훨씬 편한 것 같다.

배우 강예원/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그래서 그런지 연기할 때 캐릭터와 상황에 몰입을 잘하는 것 같다.
강예원: 단순해서 그렇다. (웃음) 똑똑하면 그렇게 몰입하지 못할 것 같다. 나는 눈 앞에 있는 게 전부인 사람이다. 그래서 그 바로 앞도 바라보지 않고 현실에만 집중해서 몰입한다.

10. 함께 연기한 한채아와의 호흡은 어땠나?
강예원: 채아와는 촬영하는 내내 단짝처럼 지냈다. 촬영장에서 계속 함께해서 외롭지 않았고, 의지가 많이 됐다. 그리고 촬영이 끝난 지금도 같이 꽃꽂이도 배우러 다니고, 앞으로는 요리학원도 다닐 예정이다.

10. 보통 작업하며 만난 사람들과 인연을 계속해서 이어가려고 하나?
강예원: 사실 일 하다 만난 사람들과 계속해서 인연을 이어가기는 힘들다. 바쁘면 바쁘다고 연락하기 힘들고, 또 안 바쁠 때는 연락하기도 미안할 때가 있다. 자존심을 건드릴 수도 있기 때문에 서로 조심하는 부분이 있는데, 채아랑은 그런 게 없었다. 채아랑은 힘들면 힘들다고 털어놓고, 있는 그대로 공유하면서 앞으로도 계속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10. 꽃꽂이와 요리를 배운다고 했는데, 원래 배우는 걸 좋아하는 편인가?
강예원: 좋아한다. 항상 새로운 거에 도전하고 싶어 한다. 남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으려고 열심히 살았는데, 그렇게 살다 보니까 이제는 내 생활이 된 것 같다. 가구 디자인도 하고, 그림도 그리는데 우울할 때 손을 많이 움직이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그리고 손이 바빠야 잡생각이 없어져서 계속해서 뭔가를 배우고 시도하는 것 같다.

배우 강예원/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여배우 주연 영화가 드문데, ‘비정규직 특수요원’은 여성 투톱 영화다. 느낌이 남다를 듯한데?
강예원: 이 영화를 성공 시켜야 더 많은 여배우 주연 영화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여배우 중심 영화를 만들어달라고 자꾸 원하기만 하는 것도 모순이고, 내가 더 열심히 해서 이것저것 해보고 하나씩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그런 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10. 요즘은 예능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예능을 통해 보여지는 이미지에 대한 부담은 없나?
강예원: 사람들은 금방 까먹는다. 몇 달 얼굴을 안 보이면 또 까먹는다. (웃음) 그리고 사람들은 연예인에 그렇게 관심이 없다. 요즘 여배우들 일도 별로 없는데, 예능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사람도 많다. 개인적으로는 예능을 통해 나의 좋은 점이 잘 표현될 때도 있기 때문에 예능 출연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다.

10. 앞으로는 어떤 배우로 대중들에게 기억되고 싶나?
강예원: 그냥 나라는 사람을 떠올렸을 때 미소가 절로 지어지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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