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현지민 기자]
고수와 이병헌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한 지붕 식구가 경쟁자가 됐다. 한솥밥을 먹고 있고 현재 영화 ‘남한산성’을 함께 촬영 중인 고수와 이병헌이 제대로 맞붙는다. 영화의 장르는 달라도 부성애 연기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고수가 주연의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과 이병헌이 주연을 맡은 ‘싱글라이더’(감독 이주영)가 22일 나란히 개봉했다.

◆ 처절한 고수, 믿음을 이야기하다‘고비드’는 없다. 고수가 처절한 부성애를 선보인다. 아이를 잃은 아버지로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낯선 비주얼부터 고통 속에서도 한 줄기 희망으로 달려 나가는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믿음’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루시드 드림’은 한국 최초로 루시드 드림, 즉 자각몽(꿈속에서 꿈을 꾸고 있다는 걸 자각하는 현상)을 소재로 한다. 대기업 비리 고발 전문 기자 대호(고수)는 3년 전 계획적으로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루시드 드림’을 이용, 감춰진 기억 속에서 단서를 찾아 범인을 쫓는다.

‘루시드 드림’ 스틸컷 / 사진=NEW 제공

영화는 신선한 소재에 부성애라는 보편적이고도 익숙한 코드를 가미했다. 고수는 극의 90%를 이끄는 주역이다. 대호 역을 맡은 고수는 루시드 드림을 이용해 아이를 잃어버렸던 그 날의 기억을 돌이키며 자신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용의자들을 쫓는다. 고수는 양극단이 오가는 감정 연기를 펼쳤다. 아이를 끔찍이 사랑하는 아빠부터 사랑하는 아이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처절하다. 영화 속에는 아이를 잃고 난 뒤 3년의 비약이 있다. 고수는 대호의 힘든 감정을 깨지지 않고 충실하게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극 초반 고수의 출렁이는 뱃살에 여성 팬들은 조금 놀랄 수도 있겠다. 현실적인 가정의 모습을 위해 살을 찌운 고수는 아이를 잃어버리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표현하기 위해 일주일 동안 10kg 이상 체중을 감량했다. 밥을 먹지 않고 해바라기씨로만 연명했다. 3살, 5살 두 아이의 아빠인 만큼 그의 현실적이면서도 뭉클한 부성애가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 힘 뺀 이병헌, 감성연기로 돌아왔다

이병헌이 힘을 뺐다. 최근 영화 ‘마스터’·‘매그니피센터7’·‘내부자들’ 등 강렬한 작품 속에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였던 이병헌이 오랜만에 감성연기로 돌아왔다. 그의 새로운 매력이 돋보이는 ‘싱글라이더’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 안정된 삶을 살아오던 한 과장이 부실채권 사건 이후 모든 것을 잃고 가족이 있는 호주로 사라지면서 밝혀지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다.
‘싱글라이더’ 스틸컷 /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이병헌은 앞만 보고 달리느라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고 사는 강재훈을 연기한다. 그는 호주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아내를 멀리서 지켜보며 궁금해 하고 질투하고 초연해지는 과정을 눈빛 안에 담아낸다. 특히 별다른 액션과 대사 없이 극대화되는 감정을 그려내야 했던 이병헌은 무엇보다 스스로 느끼는 감정이 중요하다고 판단, 어떤 작품보다 모니터에 신경 썼다고 고백했다.

극 중 어린 아들을 향해 차마 폭발시키지 못하는 부성애로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는 이병헌은 최근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을 언급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3살 된 아들과 최대한 함께 하려고 노력한다. 요즘 만화는 내가 잘 몰라서 로봇태권브이 얘길 해주니 좋아한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특히 이병헌은 육아에 관해 고수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고 고백했다. 그런 고수와 같은 날 경쟁작으로 붙게 된 것에 대해서는 “왜 하필 이렇게 됐을까”라며 웃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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