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겨울나라의 러블리즈’ / 사진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

‘러블리너스 도깨비’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지난 13일 서울 하늘은 마치 러블리즈의 첫 번째 단독 콘서트를 축하라도 하듯 아침 일찍부터 눈이 내렸다.

러블리즈는 지난 13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첫 단독 콘서트 ‘겨울나라의 러블리즈’를 개최했다. 이날 스탠딩 좌석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객석이 ‘겨울나라의 러블리즈’를 기대하는 팬들로 가득찼다.이날 수정은 “‘겨울나라의 러블리즈’는 러블리즈가 팬들과 처음 만났던 2014년 11월, 겨울을 기억하면서 마법에 걸린 듯한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보자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데뷔 2년 만에 처음으로 펼쳐지는 콘서트인 만큼 러블리즈는 앙코르까지 총 24곡을 부르며, 8인 8색의 매력과 지금껏 보여준 적 없었던 러블리즈의 새로운 모습들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러블리즈는 데뷔곡 ‘캔디 젤리 러브(Candy Jelly Love)’로 겨울나라의 문을 열었다. 이번 공연은 올 라이브 밴드의 연주와 함께 했다. 첫 무대부터 러블리즈의 흔들림 없는 라이브와 퍼포먼스가 어우러졌다. 이어 러블리즈는 ‘비밀여행’ ‘놀이공원’ ‘허그 미(Hug Me)’ ‘퐁당’을 불렀고, 풍성한 오프닝에 관객들은 큰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이날 러블리즈는 “리허설을 할 때만 해도 심장이 터질 것 같은데, 지금 팬들 앞에 있으니 덜 떨린다”며 첫 번째 콘서트에 대한 설렘과 긴장감을 드러냈고 이어 “여러분들의 응원을 받으니 신난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작별하나’와 ‘어제처럼 GOOD NIGHT’로 발라드 무대를 선보인 러블리즈는 두 명씩 짝을 지어 유닛 무대를 선보였다. 오직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는 무대였다. 미주와 수정은 정규 1집 수록곡 ‘그녀는 바람둥이야’를 선곡했다. 두 사람은 의자를 이용한 섹시한 춤을 선보이며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러블리즈 미주(왼쪽부터)·수정·지수·예인 / 사진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

지수와 예인은 ‘남보다 못한 사이’로 눈을 떼기 힘든 섹시한 무대를 완성했다. 무대가 끝난 뒤 두 사람은 “우리 유닛의 콘셉트는 퇴폐미였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우리 무대를 좋게 봐준 것 같아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가창력과 감성이 돋보인 베이비소울과 지애의 ‘너만 없다’, 케이와 진의 파격적인 댄스를 볼 수 있는 ‘라푼젤’이 이어졌다. 케이는 “처음 유닛으로 무대를 꾸미니 재미있었다”고 전했다.러블리즈는 팬서비스 또한 확실했다. 유닛 무대를 마친 러블리즈는 러블리너스(팬덤)를 위한 시간을 가졌다. ‘마음’을 부를 땐 자신들의 사인이 담긴 폴라로이드 사진을 한 장씩 하트모양 방석에 붙여 스탠딩석에 있는 관객들에게 던졌다. 1~2개를 선물한 것이 아니라 카트 2대를 가득 담은 양을 ㅓㄴ달다.

‘1cm’ 무대는 더 파격적이었다. 무대 위의 멤버들이 셀카봉에 달린 캠코더를 직접 들고 나와 무대 위 자신들의 모습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1cm’라는 노래 제목처럼 러블리즈는 무대 위를 누비는 카메라와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며 자신들의 흥과 끼와 매력을 캠코더에 담았다. 그리고 러블리즈는 이 영상과 캠코더 전부를 관객 한 명에게 통째로 선물했다.

‘겨울나라의 러블리즈’ / 사진제공=울림엔터
이날 러블리즈의 신곡 ‘첫눈’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9개월여 만에 신곡을 러블리너스 앞에서 최초로 공개한 것. ‘첫눈이 내리는 그날 밤 날 기억할까요 / 그대 곁에 행복했던 나를 하얗게 물들던 밤 날 기억해줘요 / 날 잊어버리지마요’란 서정적인 가사와 아름다운 멜로디가 관객들의 마음에 스며들어갔다. 러블리즈는 “역시 러블리즈는 발라드”라면서 “요즘 날씨와 딱 어울리는 곡이다. 가사가 너무 슬퍼서 부르면서 울컥했었다”라고 신곡을 소개했다.

이날 무대 중간 준비된 영상 ‘뷰티럽사이드’와 ‘2년 만에 대신 써주는 러블리즈 소개서’에서는 ‘러블리즈 다이어리’, 웹드라마 ‘매칭! 소년양궁부’, 예능 ‘진짜사나이’ 등 러블리즈와 관련된 콘텐츠에서 파생된 이야기들이 버무려져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러블리즈 베이비소울(왼쪽부터)·지애·케이·진 / 사진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
콘서트를 마치며 러블리즈 진은 “처음 연습했을 때 많은 걱정이 있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쓸 데 없는 고민이 많았다”며 울먹였다. 그는 “무대에 서서 러블리너스를 보니 그런 걱정이 사라졌다. 내가 가수가 된 게 정말 후회 없는 선택이구나. 팬이 있기에 가수가 된다는 말을 느낀 날이다”고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날 ‘겨울나라의 러블리즈’는 지난 2년간 러블리즈와 팬들이 함께 걸어 온 추억들을 되짚고, 앞으로도 함께 서로 사랑할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러블리즈는 공연에 함께 해준 팬들을 위해 “살아있음을 느꼈다”고 고백했고, 팬들은 러블리즈의 매력에 더 깊이 빠지는 시간이었다. 시간이 흘러 아침부터 눈발이 흩날리는 어느 날, 첫 눈이 내리는 어느 날이면 이날 함께 했던 모든 사람들이 “러블리즈의 첫 번째 콘서트가 있었다”고 추억에 젖기에 충분했던 150분이었다.

러블리즈는 오는 15일까지 총 3일간 공연을 열고 계속해서 팬들과 만난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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