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세븐틴 ‘Check-In’,(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힙합의 민족2’포스터, ‘리바운드’ 포스터, ‘서울힙합영화제’ 포스터 / 사진제공=플레디스, JTBC, XTM, 서울힙합영화제

‘그날이 오면 길거리 그 어디를 거닐든 공기를 타고 퍼지는 리듬 소리를 듣게 돼. 국내외 모두에게 크게 랩이 유행해’ ‘각종 방송사에서 나오는 광고음악, 또 옆집 땅꼬마가 부르는 동요 까지도 힙합 신드롬’…-화나 ‘그날이 오면’ 中

지난 2006년 래퍼 화나가 발표한 곡 ‘그날이 오면’은 10년 후 현실이 됐다. 어느새 주류 문화로 올라선 힙합이 대중문화 전반에 영향을 끼치며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있다.힙합의 인기를 가장 크게 체감할 수 있는 곳은 단연 가요계다. 2013년 데뷔해 힙합을 메인으로 활동 중인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은 가요계 전반에 퍼진 힙합 인기와 함께 최근 가장 핫한 팀으로 떠올랐다. 신곡 ‘피 땀 눈물’은 음악방송 5관왕에 올랐고 미국 빌보드 ‘소셜 50’ 및 ‘월드 앨범차트’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외에서 저력을 발휘했다. 보이그룹 몬스타엑스 역시 강렬한 힙합 사운드를 베이스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고 있다. 최근 발표한 신곡 ‘파이터(Fighter)’는 미국·일본 아이튠즈 K-POP 앨범 차트 1위에 오르며 해외 팬들의 관심을 입증했다.

세븐틴은 1일 에스쿱스·원우·민규·버논으로 구성된 힙합 유닛의 믹스테이프 ‘Check-In’을 공개했다. 세븐틴의 소속사 플레디스 관계자는 “세븐틴 힙합 유닛을 만들 때만 해도 힙합이 이렇게까지 인기있지 않았다. 최근 힙합 장르가 대세가 되면서 힙합 유닛에 대한 관심도 더 많아지고 있다. 멤버들이 힙합 세대라 그런지 열정이 남다르다. 앞으로 활동도 관심있게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음원차트 속 힙합 노래들도 이제 당연하게 여겨진다. 래퍼와 가수의 컬래버레이션 음원이나 이제 막 알려지기 시작한 언더그라운드 출신 래퍼들의 음원이 상위권에 올라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덕분에 길거리 어딜가나 힙합 노래가 들린다. 어느새 일상에 녹아든 힙합이다.특히 영화계에선 지난해부터 힙합을 위한 영화제가 시작됐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서울힙합영화제(SHFF)’는 지난달 28일 개최돼 오는 4일까지 CGV 홍대, CGV 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린다. ‘서울힙합영화제’를 주관한 ㈜모모콘 관계자는 “힙합이 다양한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대중들이 힙합을 단순히 노래 뿐만 아니라 하나의 문화 혹은 삶의 방식으로 인식하고 영화 등 여러 방면에서 폭넓게 접할 수 있도록 영화제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드랩'(2016)·’8마일'(2002)·’아트 오브 랩'(2012)을 비롯해 여러 힙합 영화 및 다큐멘터리 13편이 상영되며 GV(관객과의 대화)에는 MC메타·이하늘·지누션·도끼·더콰이엇·빈지노·비와이·JJK·서출구·던말릭 등 국내 힙합신을 대표하는 래퍼들이 참여한다.

이 뜨거운 힙합 열기는 방송계에서도 계속된다. Mnet은 2012년 국내 최초의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를 선보였다. 얼마 전 시즌5를 마무리한 ‘쇼미더머니’는 매회 화제를 모으며 최고 3%대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사랑받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됐다. 바비·송민호·주헌 등 여러 아이돌 래퍼들에게 도전의 장을 열어줬고, 슈퍼비·매드클라운·그레이·비와이 등 핫한 언더그라운드 래퍼들이 조명받는 등용문이 됐다.‘쇼미더머니’ 스핀 오프 형식의 여자 버전 힙합 서바이벌 ‘언프리티랩스타’ 또한 시즌을 거듭하며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제시·치타·예지·키썸·나다 등 핫한 여성 래퍼를 키워낸 것은 물론 공식 코스메틱 라인을 출시하는 등 걸크러쉬 트렌드를 선도하고 여러 분야에서 존재감을 발휘 중이다.

힙합에 푹 빠진 이들을 위한 대형 페스티벌도 출격 준비 중이다. KBS비즈니스는 ㈜스카이에셋과 공동으로 국내 최대 규모 힙합 페스티벌 ‘제1회 코리아 힙합 페스티벌’을 주최한다. 오는 12월 22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며 11월 중 포스터 공개와 라인업 공개를 앞두고 있다. 3일간 관람객 1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개최되며 최고의 라인업을 자랑하는 힙합 레이블 아티스트 여러명이 출연을 확정한 상태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러한 힙합 열풍에 대해 “90년대 댄스 음악이 유행했듯, 요즘 10대들은 힙합을 듣고 자라 음악적 감성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며 “이들이 주소비층이 되면 힙합 분야에 소비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으로, 힙합의 인기가 꽤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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