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화면 캡처 / 사진=MBC 제공
MBC ‘무한도전’ 496회 2016년 9월 3일 토요일 오후 6시 20분다섯줄 요약
국가대표 배구선수 김연경의 발표로 6주간 진행되었던 ‘릴레이툰’의 결과를 공개되었다. 조회수 최하위는 박명수, 평점 최하위는 하하로, 두 사람은 벌칙으로 ‘극한알바’를 하게 되었다. 이어서 ‘무한상사-위기의 회사원’의 프라이빗 시사회와 ‘무한상사’ 본편 1부가 공개되었다. 늦은 밤, 퇴근하던 유부장(유재석)은 의문의 인물들에게 쫓기다 교통사고를 당한다. 유부장이 의문의 죽음을 맞은 전석호 대리, 손종학 부장, 김희원 과장에 관한 비밀을 파헤치고 있었고 네 사람이 모두 같은 오르골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한 정과장(정준하)은 하사원(하동훈)과 함께 그들의 사고와 죽음에 대한 비밀을 조사하기 시작한다.리뷰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무한상사-위기의 회사원’편은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특집이었던 만큼 완성되고 공개되기까지 더욱 긴 시간이 필요했다. 지난 5월초, 방송에서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의 합류를 예고하고부터 본편 공개까지 약 4개월의 시간이 걸렸고, 애초에 이 특집이 ‘블록버스터 무한상사’라는 이름으로 2015년 ‘무한도전(이하 무도)’의 5대 기획 중 하나로 발표된 것이었음을 생각하면, 실제로는 무려 1년 반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베일을 벗게 된 것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커지기 마련이다. 이번 ‘무한상사’의 제작을 맡은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가 부담감을 가진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방송에서 공개된 약 40분 분량의 ‘무한상사’ 1부만 놓고 보았을 때는 시청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결과물이 나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1부만 공개된 현재, 내용만 놓고 보면 창의적이고 새로운 형태의 스릴러라고 할 수 없지만, 기존의 ‘무한상사’의 배경과 캐릭터를 적절히 활용하면서도 코믹극으로서의 성격은 지우고 나무랄 데 없는 스릴러를 완성했다는 점은 역시 놀랍다. 또한 시작하자마자 유부장이 교통사고를 당하고 등장인물 셋(전대리, 손부장, 김과장)이 죽음을 맞이할 정도로 쉼 없이 몰아치는 속도감 있는 전개, 영화를 보는 듯한 화면과 곳곳에 등장하여 끊임없이 긴장감을 유발하는 오르골 소리 등은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의 능력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모든 멤버가 등장한 초반부 사무실 장면을 제외하면 이번 ‘무한상사’에서 기존의 ‘콩트’로서의 ‘무한상사’를 떠올릴만한 장면은 없었다. 그만큼 철저하게 정극을 지향했는데 그럼에도 시청자가 재미를 느낄만한 요소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이번 ‘무한상사’는 특별출연진의 영향으로, 기존의 ‘무한상사’에 tvN 드라마 ‘시그널’과 ‘미생’을 합쳐놓은 듯한 느낌을 주었는데, 특히 김은희 작가의 전작인 ‘시그널’의 팬이라면 흥미롭게 볼만한 패러디가 많았다. 이제훈이 ‘시그널’에서와 같이 박해영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고, 무전기를 발견하는 장면이 나오며 ‘시그널’의 배경음악이 사용되기도 하였다. 정준하가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찾아가는 곳 또한 ‘시그널’에서 중요한 공간이었던 진양시다. 그러나 김은희 작가는 기존의 것을 그대로 가져오지는 않았는데, ‘시그널’에서의 이미지에 걸맞게 박해영이 ‘무도’ 멤버들의 조력자로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악역에 가까운 인물로 밝혀진 것은 이번 방송 최고의 반전이었다.
가장 우려를 모았던 멤버들의 연기력은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물론 일부 멤버들은 어색하고 과장된 연기를 보여주었으나, 1부의 큰 축이 되었던 유재석과 정준하는 멤버들 가운데서도 단연 돋보이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또한 특별출연한 전문 배우들의 연기가 멤버들의 미숙한 연기를 어느 정도 보완해주었다. 반고정이라 할 수 있는 양세형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게스트 중 오프닝 크레디트(opening credit)에 이름을 올린 지드래곤은 1부에서는 한 컷에 등장했을 뿐이지만 여러 가지 정황상 큰 비밀을 가진 인물로 추정되므로 2부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도’가 메이킹 영상이나 프라이빗 시사회 등으로 너무 많은 장면을 미리 노출시킨 것이다. 본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것은 좋지만 반전이 중요한 스릴러의 특성상 최대한 사전 정보를 주지 않는 것이 본편을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물론 메이킹 영상의 사전 공개는 ‘무도’가 그만큼 자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1부가 끝난 뒤 메이킹 영상과 연결시켜 앞으로의 내용을 예측하는 이들이 많지만 그 예측을 또 한 번 뒤집는 반전이 나올 수도 있다. ‘무한상사’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유부장이 오프닝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불명의 상태가 되는 파격적인 전개를 예상했던 이는 없었을 것이다. 이처럼 시청자들의 예상을 완전히 깨트리는 놀라운 전개가 2부에서 계속될 수 있을까? 다음 주, ‘무도’가 보여줄 반전의 스릴러 마지막 회를 기대해본다.
수다포인트
– ‘무도’ 제작진 여러분, 다음에는 김연경 선수와 하이파이브 특집을 합시다.
– 조만간 진짜 ‘무도’ 멤버들이 지드래곤의 집에 방문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 유부장의 사고, 이게 다 야근 때문이야.
김하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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