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정우 기자]
지난 2007년 ‘개그콘서트’에서 알아 듣기 힘든 우수꽝스러운 대사로 브라운관에 데뷰한 넌버블(무언) 개그팀 ‘옹알스’의 얘기다.소극장 공연으로 시작해 어렵사리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 데뷰한 ‘옹알스’는 같은 해 방송계를 떠나 극장으로 돌아갔다. 신선한 소제로 주목은 받았지만 더 확실한 ‘한 칼’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단 설명이다.
유재석, 김구라, 신동엽, 이휘재 등 최근 몇 년 새 희극인 출신 MC들이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 등 브라운관을 장악하며 한류스타 못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이들의 뒤를 받쳐줄 신인 발굴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희극인 출신 방송인이 예능과 교양을 넘나들며 메인 MC와 게스트, 패널 등으로 각광받는 비결은 소극장 공개 공연으로 다져진 탄탄한 ‘기본기’와 기회가 왔을 때 자기만의 ‘한 칼’을 분명히 보여줄 수 있는 ‘준비성’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옹알스’의 경우처럼 개그맨 출신은 대부분 전통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이름을 알린다. 하지만 데뷔 전 소극장 공연을 중심으로 재치와 입담 등 내공을 쌓았기에 가능한 일. 공연장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신인이 TV를 통해 발탁되는 피라미드형 시스템에서 스타로 발굴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좀 다르다. 소극장 코미디 공연물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신인 발굴의 가장 큰 악재다. 공연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극장 공연이 활발한 대학로와 홍대에서조차 코미디 공연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신인 발굴의 등용문이던 공중파 3사 코미디 프로그램 실정을 보면 우려는 더욱 커진다. 2000년대 중반까지 시청률 20%를 넘으며 인기를 구가한 KBS ‘개그콘서트’는 최근 한 자릿수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도 5%대 시청률에 머물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전통 코미디 프로그램을 폐지한 MBC는 지난달 희극인실 자체를 없앴다.꽃 배달과 대리운전 등 ‘투잡’을 뛰며 생계를 유지하는 예비 희극인도 많다. 희극인 지망생 A씨는 “경험을 쌓을 공연도 줄고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조차 시청자와 방송사에서 외면당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방송 출연만 목 빼고 기다려야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방송계를 떠나 다시 공연장으로 돌아간 ‘옹알스’가 해외 길거리 공연 시장에 도전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영국 에딘버러 길거리 공연으로 시작한 ‘옹알스’는 해외 공연 3년여만에 영국과 호주, 캐나다 등에서 열린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에서 각종 상을 휩쓸며 해당 국가 공연과 방송계는 물론이고 현지 관광객을 대상으로한 길거리 공연계의 ‘블루칩’으로 평가 받고 있다.
최근 개그맨 박성호 김원효 등으로 구성된 공연팀 ‘쇼그맨’이 미국 뉴욕에서 펼친 코미디 공연이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개그계 대부’ 이경규도 20여년 만에 공개 코미디 무대에 오를 예정이며 이 공연을 필두로 올해 안에 마음 맞는 후배들과 함께 ’K 코미디‘를 알리기 위해 ‘월드 투어’ 운영을 검토중이란 소식도 들린다.윤형빈 이수근 등도 50여명의 선,후배 개그맨 및 희극인 등과 함께 상상마당과 스텀프, 디딤홀, 김대범소극장, 임혁필소극장 등 홍대 주변 6개 소극장을 중심으로 코미디 공연과 스탠팅 코미디, 넌버블 길거리 쇼, EDM 공연 등 내방객과 외국인 관광객 등을 위한 다채로운 ‘코미디 퍼퍼먼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뿌리가 튼튼해야 꽃이 피는 법. 신인 개그맨과 희극인의 근간이 되어온 소극장 공연이 활성화되야 전통 코미디 프로그램도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다. 그래야 더 많은 스타도 배출되지 않을까. 다시 공연장과 거리로 모여드는 개그맨과 희극인들이 반가운 이유다.
‘옹알스’와 ‘쇼그맨’ 등을 통해 확인된 코미디 공연의 영향력이 ‘샛 별’ 발굴과 공연 문화 활성화는 물론 ‘K코미디’가 ‘K팝’과 함께 외국인과 소통하는 우리만의 킬러 콘텐츠로 거듭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텐아시아 국장 seeyou@tenasia.co.kr
개그맨 윤형빈, 박휘순 등이 3일 홍대 윤형빈소극장에서 열린 ‘관객과의 전쟁’ 무대를 펼치고 있다.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탄탄한 소재와 남녀노소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웃음코드를 연구하기에 브라운관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지난 2007년 ‘개그콘서트’에서 알아 듣기 힘든 우수꽝스러운 대사로 브라운관에 데뷰한 넌버블(무언) 개그팀 ‘옹알스’의 얘기다.소극장 공연으로 시작해 어렵사리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 데뷰한 ‘옹알스’는 같은 해 방송계를 떠나 극장으로 돌아갔다. 신선한 소제로 주목은 받았지만 더 확실한 ‘한 칼’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단 설명이다.
유재석, 김구라, 신동엽, 이휘재 등 최근 몇 년 새 희극인 출신 MC들이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 등 브라운관을 장악하며 한류스타 못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이들의 뒤를 받쳐줄 신인 발굴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희극인 출신 방송인이 예능과 교양을 넘나들며 메인 MC와 게스트, 패널 등으로 각광받는 비결은 소극장 공개 공연으로 다져진 탄탄한 ‘기본기’와 기회가 왔을 때 자기만의 ‘한 칼’을 분명히 보여줄 수 있는 ‘준비성’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옹알스’의 경우처럼 개그맨 출신은 대부분 전통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이름을 알린다. 하지만 데뷔 전 소극장 공연을 중심으로 재치와 입담 등 내공을 쌓았기에 가능한 일. 공연장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신인이 TV를 통해 발탁되는 피라미드형 시스템에서 스타로 발굴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좀 다르다. 소극장 코미디 공연물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신인 발굴의 가장 큰 악재다. 공연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극장 공연이 활발한 대학로와 홍대에서조차 코미디 공연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신인 발굴의 등용문이던 공중파 3사 코미디 프로그램 실정을 보면 우려는 더욱 커진다. 2000년대 중반까지 시청률 20%를 넘으며 인기를 구가한 KBS ‘개그콘서트’는 최근 한 자릿수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도 5%대 시청률에 머물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전통 코미디 프로그램을 폐지한 MBC는 지난달 희극인실 자체를 없앴다.꽃 배달과 대리운전 등 ‘투잡’을 뛰며 생계를 유지하는 예비 희극인도 많다. 희극인 지망생 A씨는 “경험을 쌓을 공연도 줄고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조차 시청자와 방송사에서 외면당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방송 출연만 목 빼고 기다려야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방송계를 떠나 다시 공연장으로 돌아간 ‘옹알스’가 해외 길거리 공연 시장에 도전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영국 에딘버러 길거리 공연으로 시작한 ‘옹알스’는 해외 공연 3년여만에 영국과 호주, 캐나다 등에서 열린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에서 각종 상을 휩쓸며 해당 국가 공연과 방송계는 물론이고 현지 관광객을 대상으로한 길거리 공연계의 ‘블루칩’으로 평가 받고 있다.
최근 개그맨 박성호 김원효 등으로 구성된 공연팀 ‘쇼그맨’이 미국 뉴욕에서 펼친 코미디 공연이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개그계 대부’ 이경규도 20여년 만에 공개 코미디 무대에 오를 예정이며 이 공연을 필두로 올해 안에 마음 맞는 후배들과 함께 ’K 코미디‘를 알리기 위해 ‘월드 투어’ 운영을 검토중이란 소식도 들린다.윤형빈 이수근 등도 50여명의 선,후배 개그맨 및 희극인 등과 함께 상상마당과 스텀프, 디딤홀, 김대범소극장, 임혁필소극장 등 홍대 주변 6개 소극장을 중심으로 코미디 공연과 스탠팅 코미디, 넌버블 길거리 쇼, EDM 공연 등 내방객과 외국인 관광객 등을 위한 다채로운 ‘코미디 퍼퍼먼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뿌리가 튼튼해야 꽃이 피는 법. 신인 개그맨과 희극인의 근간이 되어온 소극장 공연이 활성화되야 전통 코미디 프로그램도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다. 그래야 더 많은 스타도 배출되지 않을까. 다시 공연장과 거리로 모여드는 개그맨과 희극인들이 반가운 이유다.
‘옹알스’와 ‘쇼그맨’ 등을 통해 확인된 코미디 공연의 영향력이 ‘샛 별’ 발굴과 공연 문화 활성화는 물론 ‘K코미디’가 ‘K팝’과 함께 외국인과 소통하는 우리만의 킬러 콘텐츠로 거듭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텐아시아 국장 see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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