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형만 한 아우 없다’는 옛말은 예능에선 적용되지 않는다. 각 방송사 대표 예능에 출연 중인 막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때로는 엉뚱함으로, 때로는 독한 모습으로 형님들을 위협하고 있다. 가수나 연기자 출신이라는 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노련한 예능인들 사이에서 거침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예능 막내들’이 매주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지고 있다.

# KBS2 ‘1박 2일’ 정준영 – 예능을 장악한 행운의 4차원

‘슈퍼스타K’ 출신 가수로 인식되던 정준영은 ‘1박 2일’을 통해 전 세대가 사랑하는 예능인으로 거듭났다. 정준영은 2013년 12월, ‘1박 2일’ 시즌3의 멤버로 합류해 그동안 볼 수 없던 막내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억지로 캐릭터를 만들려고 애쓰지 않았고, 본인의 4차원적인 성격을 그대로 예능에 녹여냈다.

매번 제작진의 예측을 뛰어넘는 돌발 행동과 잔머리는 시청자들을 즐겁게 한다. 정준영은 첫 번째 여행에서부터 유호진 PD 성대모사를 하며 당시 ‘1박 2일’ 6년 차 김종민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모습을 보여줘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행운의 4차원’이라고 불릴 정도로 복불복 운도 좋아 ‘1박 2일’ 멤버 중 가장 야외취침을 적게 한 멤버이기도 하다.‘1박 2일’에서 예능인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한 정준영은 이후 다른 예능에서도 얼굴을 비쳤다. 최근 MBC ‘능력자들’에서는 포켓몬 능력자로 출연해 자신의 ‘덕력’을 인증했으며, JTBC ‘헌 집 줄게 새집 다오’에서는 인테리어 전문가 제이쓴의 인턴 디자이너로 고정 출연해 의뢰인들의 집을 새롭게 바꿔주는 인턴 디자이너로 활약하고 있다. 또한, tvN ‘집밥 백선생 시즌2’에서는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하며 매주 백종원으로부터 새로운 요리를 배우고 있다.



# SBS ‘런닝맨’ 이광수 – 배신 기린부터 꽝손의 아이콘까지예능신이 있다면 그가 제일 사랑하는 캐릭터는 이광수가 아닐까. 이광수는 예능신의 가호 아래 ‘런닝맨’에서 7년째 활약 중이다. ‘런닝맨’ 이전까지 단 한 번도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을 한 적이 없었던 이광수는 타고난 예능감으로 방송 분량을 장악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런닝맨’에서 대체 불가능한 캐릭터로 성장했다.

이광수는 수시로 다른 멤버들에게 당하는 샌드백 역할을 하며, 게임을 할 때는 적극적이지만 2% 부족한 허당 매력을 발산한다. 이름표 떼기가 진행되면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배신을 하는 ‘배신 기린’으로 변신하고, 최근에는 무엇을 하든 꽝을 뽑는 ‘꽝손의 아이콘’에 등극했다. 한 회 방송 안에서도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예능인’ 이광수만이 가진 장점이다.

또 이광수는 누구와 팀을 이뤄도 웃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힘이 있다. 이광수는 ‘런닝맨’ 초창기 지석진과 ‘이지 브라더스’를 결성해 ‘호랑이’ 김종국에 대항했으며, 이후 하하까지 ‘이지브라더스’에 영입해 일명 ‘배신자 크로스’를 완성했다. 송지효와 만나면 누나와 남동생 케미를 만들어내며, 유재석과는 끊임없이 괴롭힘을 주고받는 케미를 보여주고 있다.

# MBC ‘라디오스타’ 규현 – 김구라 못지않은 독설 아이돌

규현은 2011년 10월, 김희철의 뒤를 이어 ‘라디오스타’에 합류했다. 지금까지 약 4년 6개월 동안 막내 자리를 지키며, 여전히 많은 사람이 그리워하는 신정환보다 오랫동안 ‘라디오스타’를 진행하고 있다.‘라디오스타’ 합류 당시 규현은 인기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였으나 이특, 은혁 등에 비해 예능에서의 활약이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 규현 역시 합류 직후에는 인기 토크쇼 MC라는 부담감과 경험 부족 등의 이유로 ‘병풍’을 벗어나지 못했다. 규현은 ‘라디오스타’ 1회부터 모두 모니터하는 노력을 하며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제는 김구라 못지않게 독한 질문을 능수능란하게 던지는, 일명 ‘독한 아이돌’로 활약 중이다.

규현은 예능의 미덕 중 하나인 ‘당하는 것’에도 능하다. 그는 MC들과 게스트들이 자신의 약점인 ‘일반인 킬러’, 군대로 공격해오면 같이 맞장구를 치거나 역공을 날리는 등 능구렁이처럼 예능으로 소화한다. ‘라디오스타’에서 단련된 규현의 예능감은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양세형 사건’ 이후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에 쇼맨으로 출연한 규현은 수시로 영화 ‘내부자들’의 이병헌을 따라 하면서 한편으로는 계속 자숙 중인 것을 강조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윤준필 기자 yoon@
사진. 텐아시아 DB, KBS, SBS,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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